전 세계적으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열풍이 불고 있다. 근래 가장 대표적인 SNS의 하나로 급부상한 페이스북(Facebook)은 현재 회원 수가 자그마치 5억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트위터(Twitter), 포스퀘어(Foresquare) 등과 같은 새로운 소셜 미디어들이 스마트폰의 확산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SNS의 증대하는 영향력 만큼이나 개인정보 침해 및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국, EU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페이스북 등 SNS의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적극 제기하면서 보다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위치정보서비스(LBS)를 기반으로 하는 일부 SNS가 사생활 침해 뿐만 아니라 범죄에도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에서는 이 문제를 상원 청문회에서 다루는 등 다양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몇몇 SNS는 프라이버시 침해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예컨대 구글의 경우 G메일 사용자들이 자주 쓰는 이메일 주소를 본인의 동의 없이도 자동으로 ‘구글 버즈’ 서비스의 ’친구‘로 등록하는 기능을 지원하도록 만든 바 있다. 또 최근 트위터도 포스퀘어 등 위치정보 서비스와 결합하여 트윗 메시지를 남길 때마다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자동으로 표시해주는 기능을 옵션에 새로 추가하여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사용자들이 그러한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데 있다. 사실상 본인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과거에는 고의적인 사생활 침해가 문제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사생활 침해가 빈번해지고 있다. 특히 모바일 기반의 개인화된 미디어 이용이 개인정보나 사생활의 일부를 자발적으로 노출하는 미디어 이용행태도 더욱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발적 자기정보 노출 문제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개인정보를 스스로 통제하거나 조절할 수 있는 여지를 지속적으로 축소시켜왔던 일부 인터넷 기업들의 정책에 기인한다. 사실상 그러한 정책은 프라이버시의 영역에 속했던 개인정보를 새로운 비즈니스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상업화 전략에 다름 아니다.
아마도 초기의 개인정보보호 원칙에서 벗어나 점차 정보공개의 범위 확대를 요구하면서 사용자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옵션을 점진적으로 위축시켜왔던 페이스북의 프라이버시 정책 후퇴 과정은 개인정보의 상업화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플랫폼 개방이 사용자 개인정보의 개방까지 요구하는 수준으로 변질된 셈이다.
최근의 SNS 신드롬은 ‘프라이버시의 역설’ 위에서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이제 대부분의 SNS 기업들은 ‘프라이버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SNS의 핵심적 기능은 ‘친구찾기’ 또는 ‘친구프로필 보기’인데, 이러한 기능은 개인정보의 공유를 전제로 하므로 끊임없이 개인정보 침해의 가능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인화된 미디어의 폭발적 증가가 개인이 향유하는 정보의 자유로운 공유와 선택의 자유를 증대시키지만 개인의 자율성을 일정하게 구속하는 경향도 함께 지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프라이버시의 딜레마는 사회적 관계망의 연결성을 매개로 정보의 개방성과 개인의 자율성이 모두 존중될 때에 극복될 수 있다. 그리고 프라이버시는 개인정보를 스스로 통제하고 결정하는 능력의 영역이지만 정보의 개방성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하는 권리개념이어야 한다. 즉 이제 프라이버시는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의 상호침투를 통해 개인성과 공동체성을 조화시키는 규범적 원리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균형적인 규범환경 하에서만이 소셜 미디어 시대의 프라이버시는 개인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 공간의 의미를 넘어서 개방성의 가치와 대립하는 것이 아닌, 그러한 개방성의 수준을 스스로 통제하고 결정하는 능력으로서의 새로운 의미까지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