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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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콘텐츠 경쟁력이다

  • 작성자강준석  책임연구원
  • 소속방송·전파정책연구실
  • 등록일 2010.05.26

작년 말 미국의 미디어기업 컴캐스트는 NBC 유니버설(이하 'NBCU')에 대한 인수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NBCU는 4대 지상파 텔레비전 네트워크 중의 하나인 NBC와 메이저 영화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갖고 있는 콘텐츠생산사업자이다. 컴캐스트는 가입자 1위 규모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서 이번 인수를 통해 연간 매출액 420억 달러(약 45조원)의 글로벌 미디어 기업으로 자리 잡게 된다. 2008년 국내 방송사업자의 매출총액이 약 16조원임을 감안하면 이번 거래의 규모가 짐작될 것이다.

컴케스트의 NBC 유니버설의 인수는 특히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첫째,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컴캐스트가 지상파 텔레비전 네트워크를 인수함으로써 지상파 방송사업의 쇠락과 유료방송사업의 급성장을 극적으로 대비해서 보여주고 있다. 지난 1986년 전체 시청시간의 84%를 지상파 프로그램에 할애하던 미국인들은 유료방송채널에 대한 시청시간을 계속 늘려서 2006년에는 불과 41%의 시간만이 지상파 텔레비전 시청에 할애된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된 결과 지상파 방송은 계속 수익성이 악화되어 끝내 NBC가 유료방송사업자인 컴캐스트에 인수되는 지경에 이른다.

둘째, 컴캐스트의 NBCU 인수는 변화된 미디어 환경 아래서의 수직적 결합의 효과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새로운 실험장(test-bed)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인수의 본질은 컴캐스트의 콘텐츠배급(종합유선방송서비스) 부문과 NBCU의 콘텐츠생산(지상파 텔레비전 네트워크, 케이블 채널, 영화) 부문과의 수직적인 결합이다. AOL 타임워너의 합병의 실패 이후 부정적으로만 평가되던 수직적 결합의 시너지 효과는 컴캐스트의 NBCU 인수를 통해서 다시 한 번 그 유효성을 검증받게 될 것이다.

셋째, 이번 인수는 방송산업의 사업자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무한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미 미국에서 제일 규모가 큰 케이블방송사업자인 컴캐스트는 인수가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면 지상파 텔레비전사업 뿐만 아니라 Hulu 등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 월간 약 8200만 명의 순방문자를 가진 10위권 이내의 온라인 콘텐츠 공급자가 될 것이다. 지상파 텔레비전이라는 전통적인 올드미디어에서 시작해서 유료방송서비스와 온라인 콘텐츠 배급사업을 비롯한 뉴미디어 부문까지 모두 단일한 사업자의 의해 영역에 구분 없이 무한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컴캐스트의 NBCU 인수의 의미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일견 진부하고 단순하지만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방송시장에서 성패를 가를 핵심적인 요소는 결국 콘텐츠라는 것이다.

미국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이 쇠퇴한 원인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컴캐스트의 NBCU 인수 동기도 콘텐츠 생산과 배급의 수직적 결합을 통해서 자신이 배급할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방송시장에서 사업영역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무한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결국 시청자들이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를 중심으로 자신의 매체 소비여부를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출범과 방송통신융합시대에 우리나라도 글로벌 미디어 기업 육성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의 변화 속에 글로벌 미디어기업 육성을 위한 논의의 초점은 역시 어떻게 하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고품질의 콘텐츠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생산하거나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인가로 모아져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디지털타임스 5월 26일(수, 22면)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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