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기술의 발전에 따라 방송통신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다양한 방송통신 결합상품의 등장과 판매의 활성화이다. 방송통신 결합상품은 전통적으로 분리되어 판매되던 방송서비스와 통신서비스를 단일한 패키지로 결합하여 판매되는 상품으로 정의된다. 가장 기본적인 결합형태인 유료방송서비스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결합상품은 이미 종합유선방송사업자에 의해서 상당한 기간 동안 공급되어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 이루어진 IPTV를 통한 통신사업자의 방송부문 진출 이후 방송통신 결합상품의 구성상품의 다양성은 획기적으로 늘어났고 이용자 규모 역시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통신사업자가 기존에 공급하고 있던 다양한 통신서비스와 IPTV라는 새로운 유형의 방송서비스와 결합이 가능해짐에 따라 이와 같은 변화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방송통신 결합판매를 통해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단일한 전송망과 판매망을 이용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동시에 공급 및 판매함으로써 생산과 마케팅 측면에서 범위의 경제를 실현시킬 수 있다. 방송통신 결합판매를 가격차별화 기제로 이용함으로써 결합상품의 판매자는 가격설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결합판매로부터 발생하는 판매자 측면에서의 효율성의 증가가 소비자에게 결합상품의 할인이라는 형태로 이전될 경우 소비자 측면의 편익 역시 높아지게 될 것이다.
반면 방송통신 결합판매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우려 역시 존재한다. 일반적인 공정경쟁 이슈와 관련해서 제기되고 있는 방송통신 결합판매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이를 통한 시장지배력의 전이 가능성이다. 판매자가 결합상품을 구성하는 여러 상품들 중에서 하나의 상품에 대한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는 경우 약탈적 가격설정 등을 통해서 이들의 지배력이 경쟁적인 시장으로 전이될 수도 있는 것이다.
방송산업의 특수성으로부터 비롯된 결합판매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방송통신 결합상품의 과도한 할인이 유료방송가입자 시장에서 지나친 가격경쟁을 불러일으켜 고질적인 저가 수신료 구조의 개선을 방해하고 유료방송서비스 자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방송통신 결합판매로 인한 방송서비스 상품의 과도한 할인으로 인해서 방송서비스 판매자의 수익성이 낮아지게 될 경우 PP 등의 방송콘텐츠 공급자에게 가는 배분수익의 규모 역시 작아져 방송서비스의 품질의 저하가 초래된다면 궁극적으로 유료방송서비스 이용자의 편익이 감소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방송통신 결합상품과 연관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합판매 자체를 금지시키는 것은 결합판매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편익을 고려할 때 올바른 방향이 결코 아니다. 그보다는 방송통신 결합판매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나타날지도 모르는 부작용을 최소화시키는 방안을 찾는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선행되어야 될 몇 가지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방송통신 결합상품에 대한 정책적 개입의 명확한 근거가 마련되어야한다. 현재 통신상품 간 결합상품의 경우 규제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존재하지만 방송통신 상품 간 또는 방송상품 간 결합에 대해서는 규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규제의 근거가 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둘째, 방송통신 결합상품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의 통신상품 간 결합상품에 적용되고 있는 적정성 판단 기준에 추가적으로 방송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기준의 고안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방송통신 결합상품의 판매와 관련된 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다양하고 복잡한 상품구성과 요금형태를 갖고 있는 방송통신 결합상품에 대해서 이용자가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관련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손쉽게 획득함으로써 상품에 대한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