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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제2애플'로 다가온다

  • 작성자공영일  부연구위원
  • 소속북한방송통신연구센터
  • 등록일 2011.08.18

안드로이드 OS를 공급하고 있는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는 안드로이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이동통신 제조업체에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구글 CEO 래리 페이지는 모토로라 인수를 다량의 특허 확보를 통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활성화기 위한 조치라고 밝히고 있지만, 구글이 OS와 하드웨어를 갖춘 경쟁자로 등장할 수 있는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토로라 인수 이후의 방향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구글이 처해 있는 상황을 하나씩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구글이 공개적으로 모토로라 인수배경으로 밝히고 있는 특허관련 상황을 보자. 실제로 구글이 이끌고 있는 안드로이드 진영은 애플ㆍMSㆍ오라클 등 경쟁사들의 잇단 특허 공세를 받고 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만 4000개가 넘는 특허를 보유한 모토로라는 향후 특허관련 문제에 대한 유력한 해결책으로 인식될 수 있다. 다만 모토로라의 특허 매입이 아닌 125억 달러에 달하는 인수합병을 택한 부분에 대해서는 모토로라의 요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구글의 적극적인 의지가 작용한 것인지가 불명확하다. 후자의 경우라면,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다음의 몇 가지 상황과 연관을 가지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의 파편화(fragmentation). 파편화는 단말기마다 상이한 OS 버전과 다수의 제조업체 기능 차별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단말기의 파편화로 인해 앱을 개발하는 비용이 증가하고, 이용자는 보유 단말기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앱이 제약을 받는다.파편화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고유한 문제로,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의 빠른 확산을 위해 이를 방치한 측면도 있다. 모토로라 인수를 통한 단말기 직접 제작은 이러한 파편화 문제에 대한 해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태블릿과 스마트TV 시장에서의 부진도 모토로라의 인수와 관련하여 생각해볼 수 있다. 모토로라 인수를 통한 OS 개발과 하드웨어 제조의 일원화는 태블릿의 완성도를 높여 판매에 탄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TV의 경우는 모토로라가 보유한 셋탑박스와 DVR의 제조 역량이 향후 구글TV 인터페이스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모바일 광고수익을 전제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폰이 1억 5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2분기 기준 50%에 근접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현재까지 구글의 모바일 광고수익은 기대와는 달리 영업보고서에 담을 수 있을 정도의 의미있는 수치를 만들어내고 못하고 있다. 향후 가입자 증가와 다양한 모바일 광고의 개발로 구글의 모바일 광고 수익이 늘어나겠지만 현재 구글의 상황은 모바일 광고 수익 이외의 추가적 수익원, 즉 단말기 제조 판매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처럼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구글이 내세우고 있는 `특허 확보를 통한 안드로이드 진영의 보호'이외에도 여러 차원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특히, 모토로라 인수는 스마트폰 시장만을 고려한 조치라기보다는 스마트폰ㆍ태블릿ㆍ스마트TV로 이어지는 시장의 흐름과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매개로 한 이들 단말기 그룹간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구글이 단말기 제조 및 판매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우선은 애플과의 경쟁보다는 제조업체의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들과의 협력 체제를 지속하기 위한 노력을 개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토로라를 통한 본격적인 제품 출시는 제조업체들이 실질적인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 또는 이들의 이탈을 감내할 수 있는 시점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변화된 상황과 조건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기존의 역할과 전략을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는 판단(또는 희망)은 미래에 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토로라 인수와 관련된 다양한 가능성을 상정한 전략의 수립과 실행이 필요해 보인다.

* 본 칼럼은 디지털타임스 8월 18일(목, 22면) [디지털 산책]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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