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6월 인터넷전화(VoIP)는 가입자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새롭게 등장하는 서비스에서 이제는 하나의 확고한 통신서비스로 자리매김하였다. 인터넷전화 활성화가 기존 통신시장의 경쟁상황, 특히 유선전화시장에 큰 영향을 미침에 따라 통신시장 획정과 경쟁상황평가를 토대로 한 경쟁정책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터넷전화는 2004년 10월 기간역무화 되었는데, 유선전화(시내/시외)와 거의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를 거리 구분 없이 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함으로써 잠재적으로 유선전화서비스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열악한 품질 수준, 신규 가입 및 번호 변경에 따른 불편 등으로 인해 인터넷전화를 기존 유선전화의 대체서비스라기 보다는 저렴한 요금 위주의 신규서비스 중 하나로 인식하였다. 아울러 주요 기존 유선전화사업자도 자기시장잠식(cannibalization)을 우려하여 상당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인터넷전화서비스 제공에 나서지 않았으며 보조적 수단 위주로 활용하였다.
그러나 2~3년 전부터 인터넷전화와 유선전화간 대체관계를 보여주는 징후가 증가하고 있다. 우선, 인터넷전화 가입자수와 통화량은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유선전화통화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둘째, 인터넷전화는 기존의 저렴한 요금수준에 더하여 통화품질이 유선전화 수준으로 개선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0년도 방송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전화는 통화성공률 99%이상, 음질 90이상으로 일반유선전화와 비슷한 품질 수준(일반 유선전화는 통화성공률 99.9%, 음질은 약 92정도임)을 보이고 있다. 셋째 초고속인터넷망의 지속적 투자에 따라 인터넷전화의 가입 가능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넷째, 번호이동성 도입(2008년 10월)으로 기존 유선전화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인터넷전화 가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인터넷전화와 유선전화간 대체성에 대한 이용자 인식이 제고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인터넷전화와 유선전화간 대체성의 증가는 두 서비스간 동일 시장획정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시장획정은 경쟁정책 수립의 기초가 되는 경쟁상황평가를 위한 분석대상 시장을 정하는 것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동일시장으로 획정된다는 것은 경쟁상황평가를 토대로 동일한 경쟁정책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시장에 대한 시장획정 결과별로 나타날 수 있는 경쟁정책적 의미를 간략히 살펴보면 먼저, 인터넷전화와 유선전화가 동일시장으로 획정되지 않는 경우이다. 이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인터넷전화, 시내전화, 시외전화가 각각 별도의 시장으로 획정될 것이다. 단, 인터넷전화 확산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시내 및 시외 전화시장의 규모 축소를 경쟁상황평가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둘째, 인터넷전화와 유선전화가 동일시장으로 획정되는 경우이다. 이때 인터넷전화와 시내전화, 인터넷전화와 시외전화를 분리하여 획정할지 아니면, 모두 하나의 시장으로 획정할 지에 대한 검토도 이루어져야 한다. 시내전화와 시외전화의 경우 요금격차, 통화권 차이 등으로 인해 별개의 서비스로 인식되나, 통일요금제 도입, 각각 인터넷전화와의 대체성 증가에 따른 연쇄 획정 등을 고려할 경우 하나의 시장획정도 가능할 것이다. 또한 동일시장획정에 따라 기존 시내전화시장에 부과되던 사전규제의무(이용약관 인가대상 사업자 지정 등)를 인터넷전화로 확대할 지의 여부가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경쟁상황평가 결과를 기초로 하여 다양한 정책방향을 검토해 볼 수 있으며, 전체 시장규모(매출액, 가입자수)의 변동 추이, 1위 사업자의 점유율 수준 및 변동 추이 등이 주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 동일 시장획정에 따라 추가로 결합상품 규제, 보편적역무 제도 이슈에 대한 검토도 제기될 것이다.
이렇듯 인터넷전화와 유선전화간 대체성의 증가는 두 시장간 동일시장 획정 이슈 뿐 아니라 이에 따른 다양한 경쟁정책 이슈가 제기될 것이다. 바람직한 경쟁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보다 정확한 시장획정과 아울러 보다 면밀한 경쟁상황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