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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화 확산에 따른 유선전화 시장획정의 변화

  • 작성자남윤미  부연구위원
  • 소속통신전파연구실
  • 등록일 2012.08.07

미국에서 유학중이던 시절,  어학연수 차 미국에 온 친한 동생에게서 인터넷전화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던 기억이 난다. 동생의 말로는 한국에서 인터넷전화라는 서비스에 가입한 후 단말기를 엄마께 하나 드리고 나머지 하나는 자신이 미국에 들고 왔는데, 그 단말기는 초고속인터넷이 설치된 집에서만 쓸 수 있지만 대신 한국에 계신 엄마와의 통화가 무료라는 것이었다. 국제전화 요금이 워낙 높은 탓에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통화하기 위해 마트에서 산 선불카드에 적힌 긴 번호를 매번 누르곤 했던 나에게는 참  놀라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그로부터 오년이 넘게 지난 지금, 인터넷전화는 이제 국내에서 1,100만명이 넘는 가입자수를 보유한 서비스가 되었으며, 기존 집전화 방식인 PSTN 전화 대신 인터넷전화를 집전화로 이용하는 가구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활성화되었다.  

이렇듯 인터넷전화가 PSTN 방식의 전화를 본격적으로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유선전화 시장에 대한 기존 연구와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 중 가장 주요한 부분으로서 시내전화, 시외전화, 인터넷전화로 구분되어 있었던 국내 유선전화 시장획정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대두되었는데, 지금까지 시내전화, 시외전화, 인터넷전화에 대한 사전규제가 각각 별도의 시장으로 획정한 분석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이러한 시장획정 방안은 정책적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시내전화(PSTN시내), 시외전화(PSTN 시외), 인터넷전화로 구분되어 왔던 시장획정을 재검토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첫째로 인터넷전화와 PSTN전화 간 대체 양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PSTN과 인터넷전화 간 대체의 방향에 따라 PSTN 전화와 인터넷전화를 동일시장으로 획정할지 여부가 정해지며, 또한 PSTN 전화와 인터넷전화의 관련시장을 대칭적으로 획정할 필요가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집전화 이용자들이 PSTN 전화를 인터넷전화로 대체하는 반면 인터넷전화에서 PSTN 전화로 이동하거나 PSTN 전화에 신규로 가입하는 이용자들이 거의 없다면, 인터넷전화는 PSTN전화의 대체재로서 관련시장에 포함되지만, PSTN전화는 인터넷전화 관련시장에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
 
두 번째로 인터넷전화의 등장 및 확산에 따른 시내전화와 시외전화 간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기존 PSTN 전화를 이용하던 가입자들이 인터넷전화로 옮겨가면서, 시내전화와 시외전화에 대한 구분의 필요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인터넷전화가 시내‧ 외 통화권 구분이 없는 서비스라는 점에 주로 기인한다. 즉, 인터넷전화는 시내 및 시외 통화권이 구분되어 있지 않아 시내와 시외 통화의 요금이 동일하며, 인터넷전화와 경쟁하기 위해 기존 PSTN 전화 사업자들도 가입자들이 몇 년 약정만 하면 시외 통화요금을 시내전화 수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시내‧외 전화 요금 격차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시내전화와 시외전화를 각각 별도로 가입하게 되어 있는 PSTN 전화와는 다르게 인터넷전화의 경우 시내‧외 통화 구분 없는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PSTN 전화에서 인터넷전화로 가입 전환할 경우 PSTN 시내전화와 PSTN 시외전화를 모두 해지하게 된다. 즉, PSTN에서 인터넷전화로의 전환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용자들의 이동이 시내전화와 시내전화에서 별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내‧외 전화의 구분이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시내와 시외전화 시장의 분리획정의 필요성이 점차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유선전화 시장획정을 위해서는 PSTN 전화와 인터넷전화 간 대체와 그에 따른 시내‧외 전화 간 변화뿐만 아니라 공급대체성이나 시장규모의 변동 등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올바르고 시의적절한 규제를 위해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 부서대외협력팀
  • 담당자한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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