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폐막된 ‘2012 런던 올림픽’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올림픽의 합성어인 ‘소셜림픽(Socialympic = Social + Olympic)’으로 불린다. 시청자들은 TV를 비롯한 PC, 휴대폰, 태블릿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로 올림픽 방송을 시청하면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등 적극적인 참여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SNS의 이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SNS와 TV가 융합된 서비스 형태로서 소셜TV(Social TV)의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올림픽과 같은 빅 스포츠 이벤트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방송 프로그램 시청 중에도 소셜한 TV시청 행태가 늘어나고 있다.
애초 TV는 소셜한 성격으로 출발하였다. 그러나 근래 들어 TV를 시청할 수 있는 단말기의 증가 등으로 인해 가족단위의 TV 시청행태가 개인단위의 시청행태로 많이 변화해왔는데, 이런 중에 소셜TV는 과거의 소셜한 TV시청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대표적인 소셜TV 서비스 유형으로는, 삼성전자나 소니(Sony)와 같은 제조사가 스마트TV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연동 기능을 제공하는 형태의 서비스, 겟글루(GetGlue)나 미소(Miso) 등과 같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기반으로 한 앱 형태의 서비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자체적으로 제공하거나 기존 방송사와 제휴해서 제공하는 서비스, 기존 방송사들이 플랫폼을 직접 구축하여 제공하는 서비스 등이 있다.
이와 같은 소셜TV 서비스는 시청행태, 시청률, 프로그램 및 광고의 제작 등 여러 측면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시청자 측면에서, 수동적 TV시청을 상징하는 ‘couch potato(소파에 앉아 TV만 보며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견된다. TV 시청자들은 스마트폰 등을 활용하여 서로 정보와 의견을 표현하고 공유하는데 적극 나서게 되고, 결국 이러한 활동이 TV 프로그램 제작 및 홍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시청률 측면에서는, SNS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 관련 정보나 시청소감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본방송 시청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조사(TVGuide.com)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약 20%에 해당하는 시청자는 소셜TV 때문에 방송사의 방영시간에 맞춰 TV를 시청한다고 한다. 각종 SNS를 통해 프로그램 내용이 노출되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이를 피하고자 본방송을 시청하게 되고, 유명 프로그램의 경우 그 정도는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러한 시청률의 증가는 광고수익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아울러 소셜TV를 통해 특정 프로그램을 추천받거나 우연히 알게 되어 이를 시청하는 현상이 늘어나면서 VOD 등 관련 수익의 증가도 기대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방송사들은 새로운 TV 프로그램 및 채널 홍보에 소셜TV를 적극 이용하려 할 것이다.
또한 프로그램 및 광고 제작의 측면에서 소셜TV를 통한 시청 관련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청행태를 파악하여 표적 광고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시청자의 행태, 태도, 선호여부 등에 대한 의미있는 통찰과 그와 관련된 빅데이터의 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같은 소셜TV를 통한 시청행태 및 방송산업에서의 근본적 변화는 미래 방송산업 발전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소셜TV에 수반될 부정적 측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가 안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문제는 소셜TV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기 때문에 소셜TV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어떻게 취급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대다수의 시청자가 한꺼번에 소셜TV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사용량 폭증에 대비해 안정적인 네트워크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 상업방송의 개척자인 데이비드 사르노프(David Sarnoff)는 1939년에 “역사상 최초로 TV는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이 바깥세상의 영상과 소리에 즉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완벽한 수단을 결국에는 제공하게 될 것이다”라고 선지자적 발언을 한 바 있다. 지금 우리는 사르노프가 예견했던 그런 세상을 맞고 있다. 우리가 TV를 경험하는 방법은 소셜TV를 통해 바뀌고 있고, TV산업은 커다란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