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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산업의 도약과 혁신

  • 작성자김성옥  부연구위원
  • 소속국제협력연구실
  • 등록일 2013.10.15

9월 말에 한국을 찾았던 중국의 정보화 자문위원은 이런 질문을 했다. “한국에도 산짜이(山寨)핸드폰이 있느냐?” 라고. 그 질문을 들은 사람들은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중국은 역시 복제와 해적판이 판치는 소굴이구나. 그런 질문 뒤에 이어지는 것은 다음과 같다. “중국과 한국의 공동 플랫폼 구축에 관심이 있느냐.” 소위 짝퉁 핸드폰이 판치는 국가의 공업정보화부라는 중앙부처의 자문위원이 던지기에는 상당히 모순된 질문 두 개가 연달아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모방, 소화, 혁신 모든 발전 단계가 이 시기에 응축되어 일어나고 있다. 화웨이나 ZTE 등 제조업체는 물론이거니와, 플랫폼이나 콘텐츠 영역에서도 이런 응축된 발전은 쉽게 목도된다. 대부분의 이머징마켓 다국적 기업(EM MNEs)이 스프링보드(Spring board)형 발전을 이루는 것처럼, 중국 기업들은 해외상장을 통해 자산을 확충하고, 해외 브랜드이미지를 제고하였으며, 해외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지분투자와 인수합병을 감행함으로써 도약과 혁신을 이루어나가고 있다.

중국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들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듯한 위챗(Wechat)은 이 도약과 혁신의 훌륭한 예이다. 위챗은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기업인 텐센트(Tencent)가 만들어 낸 작품이다. 초창기에는 카카오톡처럼 모바일 메신저로 출생신고를 마친 위챗은 현재 4억명 이상의 이용자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해외 이용자수는 1억 명을 돌파하였다.

텐센트는 MSN메신저에 상당하는 인스턴트 메신저(IM)인 QQ를 기반으로 성장하였다. 텐센트가 위챗을 처음 출시했을 때 QQ의 이용자수는 7억명에 달했고, 이들은 스마트폰과 모바일인터넷의 보급에 따라 고스란히 텐센트로 옮겨갔다. 그리고 텐센트는 이 광대한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위챗을 독점적인 모바일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면서 SNS 기능 뿐 아니라 모바일 지불결제, 모바일 쇼핑, 모바일 게임 등 광범위한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중화권과 동남아 등지로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감행 중이다. 한국에도 2006년 연락사무소를 설립하였고, 2011년에는 텐센트코리아라는 한국 지사도 만들어 사업은 전개하고 있다.

텐센트의 성공 요인은 모바일로의 전환이 누구보다 빨랐다는 것이며, 해외 자본유치에도 적극적이었고, 관련 기술 보유 기업들의 인수합병에 공격적이었고, 이를 통해 도약적인 혁신을 이루어냈다는 점이다. 텐센트의 서비스가 다각화되면서, 온라인 지불결제와 온라인 쇼핑의 제왕이었던 알리바바도 모바일 전환을 서두르고 있으며, 바이두(Baidu)나 시나(Sina) 등 검색 포털사이트들도 소규모 모바일 서비스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중국 내에서는 플랫폼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각축전은 단순히 그들만의 전쟁이 아니다. 중국의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중국 인터넷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하면서, 한국의 콘텐츠 개발자들은 포화상태인 한국 시장에서의 격렬한 경쟁을 벗어나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중국의 플랫폼을 지켜보고 있으며, 중국 플랫폼을 통한 해외진출의 기회까지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인식이 아직까지도 중국을 “짝퉁대국”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쉽다. 기업 자체의 혁신능력은 중국 정부의 보호주의적 규제와 많은 인구수라는 중국의 특수성으로 인해 다소 평가절하되고 있다. 때문에, 모 자문위원의 질문은 상당히 의미있게 다가온다. 공동 플랫폼이라. 현재 중국의 플랫폼 수준이라면, 기술이 있고 아이디어가 있어도 팔 수 있는 시장이 제한적이고 유통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우리 개발자들과 자체 플랫폼의 개발과 상용화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좋은 시험의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부서대외협력팀
  • 담당자한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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