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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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프로그램을 내 마음대로 본다는 것

  • 작성자황준호  연구위원
  • 소속방송미디어연구실
  • 등록일 2014.10.07

새로운 유형의 텔레비전 서비스가 우리 생활 속으로 더욱 더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이른바 VOD(Video-on-Demand)가 바로 그것이다. 2006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제공되기 시작한 TV를 통한 VOD는 2010년을 지나면서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핵심적인 방송서비스의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시장규모와 사회적 영향력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과는 다르게 VOD에 대한 규제체계는 아직 정립되어 있지 못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어렴풋이 VOD는 기존 실시간 방송보다는 낮은 수준의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어떠한 근거를 바탕으로 낮은 수준의 규제를 적용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VOD가 실시간 방송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다각적으로 비교 검증한 최근 필자의 연구는 VOD 규제와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그 연구결과의 일부를 소개하고 그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다.

먼저, 이용실태의 측면에서 VOD는 실시간 방송에 비해 重시청패턴을 보이고 있다. VOD를 통해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지만, VOD 이용자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시청시간은 1주일 평균 약 800분으로 실시간 방송의 1,028분과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한, 무료 VOD는 일반TV 수상기를 통해서, 유료 VOD는 PC나 각종 스마트 기기를 통해서 이용하는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으며, 실시간 방송과 비교하여 VOD에서 선호되는 특징적인 장르는 영화 콘텐츠였다.

다음으로 이 연구는 방송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단계에 따라 실시간 방송과 VOD 간에 능동성 수준이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청 前 선택단계에서 이용자들은 실시간 방송에 비해 VOD를 이용할 때 더욱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선택하고, 사전에 미리 계획하여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청 中 관여단계에서도 VOD를 이용할 때 더욱 집중하고 몰입하여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끝으로, 시청 後 활용단계에서도 VOD를 이용한 후 자신이 시청했던 방송프로그램을 대인관계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능동적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에서 설명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필자는 VOD에 대한 규제방안 마련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적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무엇보다도 기존의 실시간 방송과는 차별화된 VOD 규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사업자의 측면에서나 콘텐츠의 측면에서 실시간 방송과 VOD는 점점 별도의 영역을 점유하고 있다. 기존의 방송사업자가 아닌 통신서비스 사업자, 콘텐츠 제공사업자(CP), 기기 제조사,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외에도 미디어 상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다양한 사업자들이 VOD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의 측면에서도 더 이상 VOD는 실시간 방송프로그램을 시청하지 못한 경우에 뒤늦게 이용하는 부수적이고 보완적인 서비스가 아니다. 필자의 연구에서도 VOD는 주시청 방송프로그램 장르, 주시청 기기, 이용 동기, 능동성 등 다양한 차원에서 실시간 방송과는 다른 특성들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VOD에 대한 별도의 규제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결코 신규 서비스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특정 산업이 예측 가능한 규제틀 하에서 법적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공정하고 평등한 사업상의 권리와 의무를 부여받는 것은 그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매우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둘째, VOD에 대한 별도의 규제방안을 마련함에 있어 실시간 방송보다는 낮은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여야 한다. 필자의 연구에서도 살펴보았듯이 방송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모든 단계에서 이용자들은 실시간 서비스에 비해 보다 높은 수준의 능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용자 능동성이 높다는 의미는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통제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전통적으로 미디어 산업의 규제에서 방송의 일방향성과 이용자의 수동성을 전제로 하여 높은 수준의 시장 진입절차를 마련하고 소유와 겸영을 제한하였던 점을 생각한다면, 능동성이 높은 VOD에 대해서는 실시간 방송보다는 낮은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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