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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들

  • 작성자김도환  원장
  • 소속원장실
  • 등록일 2016.03.26

5000년 역사를 가진 바둑판에서 갓 태어난 인공지능(AI)이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직관의 세계로 넘어오는 것이 확인됐다.설마 했는데 할 말을 잃었다. 당혹스럽고 허탈한 감정으로 이제 걱정이 꼬리를 물고 있다. 앞은 보이지 않고, 무엇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니 두렵기까지 하다. `결국 공상과학영화처럼 인간이 컴퓨터의 지배를 받게 되는 것인가?` `많은 일자리가 사라진다는데 내 일자리는 괜찮은 것인가?`

스마트카 인기는 올해 초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에 이어 지난달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이어졌다. `바퀴 달린 인공지능 로봇`이라고 불릴 정도로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은 스마트카의 핵심 기술이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스스로 운전하는 자율주행자동차를 보게 될 것이고, 언젠가는 자율주행자동차로 목적지에 가게 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상상한다. 그러나 어느 날 아침 자동차가 스스로 `오늘은 기분 전환이 필요해, 바다가 보고 싶다`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아무리 인공지능으로 무장해도 현 수준에서 자동차가 자아의식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자아의식이 없다면 스스로 욕망을 가질 수 없고, 욕망이 없으면 인간을 지배하려는 꿈조차 꿀 수 없다. 그래서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은 지금은 기우다. 뇌과학이 발달해 인간의 뇌를 완벽하게 해석하고, 우리의 의식, 정신세계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낱낱이 밝혀지면 알고리즘을 개발해 컴퓨터도 자아의식을 가질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기엔 너무 요원하고 걱정은 그때 가서 해도 된다.

그러나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문제는 얘기가 다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라는 주제로 올 초 개최된 다보스포럼에서는 앞으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분야를 제외한 평범한 일자리는 점점 사라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기계와의 경쟁에 대한 우려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면서 러다이트운동이라는 폭력적 혼란까지 있었으나,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면서 인류는 과거에 비해 평균적으로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일자리는 더 많이 생겼다. 즉 정확히 300년 전 지금 상황과 동일한 맥락의 우려와 혼란은 우리 인간에 의해 극복됐다.

과거 그랬기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낙관을 말하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인공지능 역시 인간이 만든 것이고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도 결국 우리 몫이기에 미래가 암울할 것이라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은 인간의 의사 결정을 도우면서 발전할 것이다. 일자리가 감소하더라도 그것은 완전 대체이기보다는 보완적 의미이며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 공존으로 더욱 가치를 발할 것이다. 오히려 새롭게 펼쳐지는 미증유의 미래를 수용하기 위해서 `근로자는 보호하되 일자리는 보호하지 말라`라는 어느 경제학자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미 판도라 상자는 열렸고, 4차 산업혁명은 시작됐다. 구글뿐 아니라 IBM, MS, 애플,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컴퓨터가 암을 진단하고, 투자 조언을 하고, 신문기사를 작성하고, 일기예보도 진행한다. 컴퓨터가 자아의식을 가질 수 있는 먼 미래를 걱정하면서 인공지능의 윤리적 통제와 같은 거대 담론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 컴퓨터와 공존하는 세상을 살아가게 될 다음 세대를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우리 세대에서 인공지능 컴퓨터로 대체되는 근로자의 보호와 사회안전망도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남들은 이미 한 발 앞서 가고 있다. 우리가 당장 걱정해야 하는 것은 제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더 이상 소외될 수 없다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생산적이지 못하고, 남겨진 숙제는 함께 풀어야 한다. 세기의 대결로 집중된 우리의 충격과 관심이 이제는 긍정의 에너지로 바뀌어야 한다. 인공지능 알파고의 승리는 `너희는 얼마나 잘 준비하고 있느냐`라고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 것이다.

* 본 칼럼은 매일경제 3월 26일(토, 34면) [오피니언]에 게재된 글입니다. (☞ 해당기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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