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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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의 미래

  • 작성자남충현  부연구위원
  • 소속ICT전략연구실
  • 등록일 2016.03.30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이후 인간의 일자리를 기계가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불안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산업혁명 당시의 러다이트 운동 까지 200여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 후 200여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일자리가 계속해서 줄어들었다는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 MIT의 David Autor 교수는 20세기 동안 비약적인 기술진보와 노동생산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 전체의 고용률은 오히려 증가해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전망은 지나치게 비관적이라고 비판하였다.

그렇다면, 산업혁명이후 노동절약적 기술진보가 계속되어 수십 배 이상의 비약적인 노동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간의 일자리가 많이 남아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 대하여 David Autor 교수는 기술은 한편으로는 일자리를 대체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내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ATM의 도입 등 급속한 금융 자동화에도 불구하고, 1980년에서 2010년 사이 미국에서 은행 지점들의 창구 직원의 숫자는 오히려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입출금 업무를 맡은 창구 직원의 수는 줄어들었지만, IT 기술의 도입으로 금융 상품의 다양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금융 상품에 대한 상담 업무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비록 기술진보가 전체적인 고용을 줄이지 않는다고 해도, 특정한 직군은 기술진보로 인하여 일자리를 빼앗기는 고통을 당할 수 있다. 그리고, 기계로 대체되기 쉬운 일자리가 반드시 가장 저임금의 일자리가 아니며, 오히려 중간 수준의 일자리가 더욱 대체되기 쉬운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자동차 공장에서 용접이나 페인트 도색 작업을 하던 숙련공은 생산직 노동자 중에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중간 수준 일자리에 해당되었지만, 로봇의 도입으로 인하여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반면, 맥도날드 점원이나 레스토랑 서빙, 또는 베이비시터 등과 같은 전통적인 저숙련 서비스업종은 오히려 업무 표준화가 쉽지 않아 기계로 대체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전자의 숙련 생산직 일자리가 줄어들고 대신에 후자의 비숙련 저임금 서비스 일자리가 늘어나는 일자리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지금까지 산업용 로봇의 도입 등 정보기술의 확산은 이처럼 가장 높은 숙련도의 전문가 및 지식노동자의 고용과 함께 가장 낮은 숙련도의 저임금 서비스 일자리를 동시에 늘리고 대신에 중간 수준 숙련도의 생산직 및 경리 등 저수준 사무직 일자리를 대체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는 중간 수준의 일자리가 가장 루틴하고 표준화된 작업 공정을 따르고 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지금까지는 일자리 상실의 위협은 중간 수준 일자리에 집중되어왔다. 그러나 딥러닝 기술 등 인공지능 관련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이러한 일자리 대체가 앞으론 단지 중간 수준 직종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며, 정보화로 인하여 수혜를 본 고숙련 지식노동자 역시 앞으로는 일자리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과거에는 매우 루틴한 업무만 기계로 대체 가능하였으나, 인공지능 기술 발달에 따라 과거보다 더욱 유연성이 높은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의료나 금융 투자의 전문적인 조언 역할을 인공지능이 수행하게 되는 것(예: 로보바이저 등)도 앞으로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등 앞으로 정보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전체적인 일자리의 총 합계를 줄일 것이라고 비관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진보는 늘 어떤 종류의 일자리는 파괴하지만 반면 또 다른 종류의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로 인한 혜택과 피해가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분배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직군의 사람들에게 피해가 집중될 수 있는 것이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기존에 안전한 것으로 여겨졌던 일자리까지도 새롭게 기계로 대체가능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고용의 불확실성을 더욱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하여 사회적인 차원에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기술진보의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평생 교육 훈련 체계를 갖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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