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과 관련하여 일자리 양극화 현상 혹은 소득 불균형 등에 경제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반면 ‘긱 이코노미(gig economy)’로 알려진 새로운 고용형태의 부상으로 인한 고용관계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는 전통적인 노동 계약과는 달리 단기 계약 혹은 자유 계약(freelance job)이 우선시되는 보다 유연한 노동 시장을 뜻한다. 이러한 시장에서 독립 계약자들은 그들이 수행하는 '긱(gig)'에 따라 보수를 받으며, 동시에 완전히 다른 종류의 계약을 전 세계의 여러 의뢰인과 맺을 수 있다. 원래 ‘긱(gig)’이란 1920년대 재즈 공연장에서 필요에 따라 연주자들을 단발성으로 계약해 공연(gig)하게 한데서 유래한 용어이나, 현재는 경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자본과 노동의 구조가 새롭게 재편되고 이는 과거부터 이어져온 전형적인 고용관계의 해체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인 노동 시장에서는 자본 즉 기업이 노동자를 고용하여 생산을 하고, 이때 노동자는 기업과 종속적인 계약을 맺게 된다. 하지만 점차 고용이 해체되면서 이러한 전통적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기존 노동 시장에서의 종속적 노동 계약이 아닌 독립적 계약이 발생하고, 기업과 노동자의 관계가 아닌 플랫폼과 플랫폼을 통한 수많은 거래가 이뤄지게 된다.
운수회사를 예로 들어보자. 기존 택시 회사는 수많은 택시를 보유하고, 택시 기사들을 관리한다. 하지만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대표적 예인 우버(Uber)는 택시 기사들을 고용하지 않고, 단지 플랫폼만을 제공한다. 우버(Uber)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서 독립 계약자들이 알아서 고객과 거래하는 것이다. 다른 예로는 숙박업을 들 수 있다. 에어비앤비(Airbnb)는 기존의 숙박 회사와는 달리 보유하고 있는 호텔 없이 단순히 플랫폼을 제공한다. 그럼 에어비앤비(Airbnb)와 독립적인 계약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플랫폼에 자신의 집을 홍보하고 알아서 고객을 구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기존 노동 시장과 비교하여 놀라운 편의와 효율을 제공한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에서의 계약자들은 전통적인 일자리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나 유연한 근로 시간을 활용하여 더 나은 삶을 꾀할 수 있다. 기업의 경우, 특정 수요에 맞춰 초단기 계약 형태로 독립 계약자를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노동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가진 한계점 또한 명확하다. 국내·외에 적용가능한 일반적인 노동법은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 상황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확립되었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널리 알려지지 않은 핵심 요소는 법제도를 전복하지는 않지만 우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비합법성이 그들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피고용인들이 아니라 독립 계약자들에 의존하는 새로운 종류의 네트워크기반 시장을 창출함으로써 노동자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한 기존 법제도를 무시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긱 이코노미(gig economy)는 이용 가능한 인력 선택의 폭을 넓힘으로써 자본 기반 시설, 규칙적 보수지급, 피고용자에게 주는 혜택 등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기업 비용을 낮추고자 하는 사용자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는 아닐까? 이미 사회 일각에서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반사회적인 효과들을 깨닫기 시작했지만, 실행 가능한 대안 개발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의 노동 시장은 기존의 법이 반응하지 못하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유형의 고용형태를 아우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