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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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for the music.

  • 작성자정필주  연구원
  • 소속미래전략연구실
  • 등록일 2006.10.20


가을맞이 대청소를 하던 중, 난 2000년에 관람했던 연극 ‘이’의 팜플렛을 발견했다. 위의 글은 ‘이’의 원작자이자 당시 연출을 맡았던 김태웅씨가 공연 팜플렛에 적었던 글귀이다. 영화 ‘왕의 남자’의 흥행이 아니더라도 예술과 삶에 대한 그의 열정이 물씬 느껴진다. 생을 긍정하게 해주는 상상력의 힘은 분명 그의 삶을 이끌었던 원동력이었으리라.

희곡에 대한 애정이 그의 삶 전체를 휘감고 있다면 난 음악에 대한 사랑에 둘러싸여 있지 않나 한다. 어려서부터 유난히 음악을 좋아했던 난 지금도 음악 생각만 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국악, 클래식, 가요, 팝송, 힙합, 락……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음악을 좋아하려고 노력했고,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내게는 음악장르간의 구분만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음악과 음악이 아닌 것 사이의 경계도 희미해져 버렸다.

그래서일까? 스스스스 돌아가는 연구실의 선풍기 바람소리, 붕붕붕붕 소리를 내는 컴퓨터 본체의 모터소리, 딱딱딱딱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 다다다다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콸콸콸콸 냉온수기에서 물이 쏟아지는 소리, 쿵쿵쿵쿵 연구실 복도를 걸어가는 발걸음소리, 척척척척 복사기가 힘차게 복사물을 뽑아내는 소리, 쉭쉭쉭쉭 프린터에서 인쇄물이 출력되는 소리, 솨솨솨솩 연구실 자동 출입문 열리는 소리는 나에게 ‘특수한 음악’이다.

더 ‘각별한 음악’도 있다. 창가로 밀려오는 오후의 따스하고 환한 햇살, 비오는 날의 어두운 하늘과 촉촉한 공기의 내음, 비온 후의 청명한 하늘과 싱그러운 풀향기, 잘 가꿔진 잔디, 무궁화, 소나무, 장미, 나팔꽃, 코스모스, 수선화의 원초적인 색깔들, 양재천 중간중간에 놓인 돌징검다리 풍경은 시각, 청각, 후각, 통각을 넘나들어 ‘나만의’ 음악이 된다.

아바(ABBA)의 주옥같은 히트곡들 중에서 ‘Thank you for the music’의 가사는 “음악이 있어줘서 고마워요”라는 말로 가득하다. 나 역시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속으로 외쳐본다. “음악아, 네가 있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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