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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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다하지 못한 강원도 여행기

  • 작성자맹승찬  연구원
  • 소속공정경쟁정책연구실
  • 등록일 2007.07.23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다. 강원도는 연중 이맘때 쯤(7월 중순에서 8월 중순 사이)에 꼭 찾게 되는데, 그 이유인 즉슨 대학시절 활동하던 성가대에서 여름에 강원도 거진에 위치한 카톨릭 연수원으로 Music Camp(이하 MC; 이름은 거창하지만 사실 가을에 있을 콘서트를 대비한 집중 연습을 위한 자리다. 물론 피서의 목적도 빠질 순 없다)를 다녀오기 때문이다. 본인이야 이제는 OB의 자격으로 연습에서 제외된지는 오래이다. 그저 내킬때 후배들 밥이나 좀 해주고, 공짜로 숙식을 해결하면서(전문용어로 ‘묻어간다’라는 표현을 쓴다) 맘편히 여름의 동해바다를 즐기다 오면 그만이므로 필자에게는 매년 여름 이보다 더 좋은 동해안 피서 기회는 없다.

첫째날  

  15일 오후 3시경 후배 2명을 잠실에서 태우고 거진을 향해 출발하였다. 화창하지도 그렇다고 흐리지도 않은 무난한 하늘을 위로 두고 팔당대교를 향해 달리면서 ‘올해는 어떤 코스를 선택하여 갈까’ 잠시 망설여본다. 사실 후배들을 태워가지 않았다면 아침 일찍 출발하여 영월, 정선, 태백을 거치며 쉬엄쉬엄 여기저기 구경도 하며 삼척을 거쳐 거진으로 올라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늦은 출발로 일몰 전까지 남아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에 코스 선택의 여지가 꽤 한정되어 있음을 이내 느낀다. ‘무조건 북동쪽으로 올라가는 수 밖에 없겠군.’ 서울 강남권에서 거진에 도착하는 가장 무난한 코스는 양평→가평→홍천→인제→진부령→간성을 거치는 코스이다. 올해는 왠지 경강국도는 별로 내키지 않는다.

‘오랜만에 경춘국도를 좀 달려볼까?’하는 생각에 일단 양수리에서 춘천으로 향하는 45번 국도로 핸들을 꺽어본다. 서울 인근에서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는 두물머리에서 청평을 연결하는 363번 지방도를 타지 않은 것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뭐 45번 국도도 못지 않으니까. 아쉬운 마음을 달래본다. 45번 국도에서 46번 국도로 갈아타고 가평을 지나 춘천까지는 한달음에 달렸다. 서울을 벗어날수록 공기가 점점 맑아지고 청명해짐을 느낄 수 있다.

춘천에 접어들면서 다음 중간지점인 인제에 이르는 경로에 대해 잠시 고민에 빠진다. ‘소양강을 거쳐 갈까 아님 파로호를 끼고 돌까’ 후자의 코스가 북쪽으로 화천을 지나 양구를 거치는 전자보단 조금 더 돌아가는 코스이다. ‘화천 위쪽으로 가본적이 있었던가?’ 결국 후자의 코스로 결정하고 화천으로 향하는 5번 국도로 차머리을 돌린다. 강원도 쪽에서 군생활한 남자들이라면 그다지 지나가고 싶지 않을 102보충대를 지나, 이내 춘천댐에 이른다.

근래 비가 좀 와서 그런지 언뜻 보기에 넉넉하다 싶을 만큼 수위가 올라와 있다. 잠시 차를 세워두고 사진도 찍으며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양구로 향한다. 예전에 화천 위쪽으로는 비포장도로가 많다고 들어 사실 지나가기가 다소나마 망설여졌었는데, 지금은 도로가 다 정비되었는지 막상 올라가보니 그저 기우에 지나지 않음을 느낀다. 굽이굽이 돌아나가는 도로 아래 늦은 오후의 햇살을 받은 고즈넉한 파로호의 자태가 모습을 드러낸다. 도로가 높은 곳에 있는 건지 아니면 파로호가 낮은 곳에 위치한 건지 궁금해질 만큼 파로호는 달리는 도로에서 저만큼이나 아래에 내려다 보인다. 저수지를 이렇게 아래에 놓고 도로를 달린 적이 처음인지라 내내 신기하기만 하다. 맘 같아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는 해산터널을 지나 평화의 댐을 찍고 내려오고 싶었지만, 시간이 벌써 6시를 향해가고 있다.

‘다음에 한번 제대로 와봐야 겠다’라는 다짐속에 중간중간 차를 세워 사진찍는 걸로 아쉬운 맘을 달래며 양구로 향한다. 1시간 쯤 달렸을까 인제와 원통을 지나 진부령에 진입한다. 진부령은 일반사람들에게는 더 널리 알려진 한계령이나 미시령보다도 나에게는 훨씬 익숙한 고개다. 거의 매년 여름 거진을 찾아오면서 이 고개를 넘은 것이 이번으로 몇 번째이던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엔 진부령이 왠지 낯설게 느껴진다. 도로주변에 이전에 안보이던 건축물들이 많이 보인다. 주변이 조금 현대화되었달까? 큼직한 안내문이나 이정표도 눈에 띄고 강원도내 유명 관광지 주변만큼은 아니지만 꾀나 깔끔해진 느낌이다.

그러나 그만큼 특유의 자연미는 조금 퇴색된 듯 하고, 내가 아는 진부령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다. 이런 느낌이 간성을 지나 거진에 도착할 때 까지 계속된다. 1년 사이 알듯 모를 듯한 변화들이 적지 않게 눈에 뜨인다. 하긴 고성군의 북쪽 지역은 강원도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이 더뎠던 것이 사실이다. 2000년었던가 금강산 여행이 시작되고 난 후 그나마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동해안의 최북단이라는 지리상의 맹점과 주변 도로 및 개발 미흡으로 인해 아직도 한적한 곳으로 남아있다. ‘하긴 이곳 주민들도 이제는 혜택을 누리면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10년 전 쯤과 비교해 매우 양호해진 도로 환경과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을 떠올리며 다음 10년 뒤에는 이 곳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불현듯 몹시 궁금해져 온다.

이틀째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리고 있다. 하늘을 보아하니 쉽사리 그칠 것 같지 않다. 좀 우울해져 온다. ‘오늘 애들(성가대 후배들)이 물놀이도 제대로 못하겠구나’ 지난 금요일 이 곳 거진에 도착하여 내일 아침에 출발하는 녀석들에겐 오늘이 물놀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건만, MC기간 거의 대부분을 잔뜩 찌푸린 하늘아래 거진의 청량한 바다를 만끽하지 못한 그들이 측은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후에 비가 심하게만 오지 않는다면 그들은 바다에 나갈 것이다.

돌아가기 전날 오후 스케줄은 항상 물놀이였다. 날씨가 화창했을 때는 말할 나위도 없고, 비가 오더라도 그네들은 매년 언제나 즐거워했다. 여기는 거진이니까. 바다니까. 더욱 중요한 건 모두가 함께이니까. 아침을 간단히 먹고 열심히 노래 연습하는 후배들을 뒤로한 채 차를 몰고 연수원을 나선다. 통일전망대 직전까지 올라갈 수 있는 만큼 한 번 올라가볼 요량이었다. 거진을 자주 왔지만, 항상 차를 가지고 왔던 것도 아니고 막상 거진 위로 올라가 본 기억은 그리 많지 않다. 화진포까지 가봤던 것이 다였다. 거진을 출발해 멋드러진 해안도로를 타고 대진항을 거쳐 물안개가 피어오른 화진포호에서 잠시 차를 멈춘다. 그래도 화진포 해수욕장은 고성군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고 주변 구경거리들이 많아서 사람들이 좀 있긴 하지만 오늘은 날이 날인지라 해변가에는 역시 사람이 많지 않다.

일러스트 이미지금강산 콘도를 뒤로 하고 아담하게 펼쳐진 마차진 해수욕장을 지나며 보니 백사장에 아무도 없다. 날씨만 좋았으면 그냥 비치파라솔 하나 빌려서 돗자리 깔고 책이나 읽으면서 선탠이나 할 텐데. 아~ 자꾸만 비를 뿌리는 하늘이 야속해진다. 그렇게 한숨을 내쉬고 있을 사이 출입신고소 앞에 도착한다. 통일전망대로 들어가려는 차량은 반드시 이곳에서 출입신고를 해야 하지만, 나는 민통선 앞에까지만 갈 것이므로 그냥 패스. 동해안의 최북단에 위치한 명파해수욕장에 들러본다.

빗줄기는 아까보다 더 굵어졌다. 정말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관광버스와 승용차들이 꽤 주차해 있고 해변가에 천막들도 많이 보인다. 언뜻 며칠전에 봤던 명파해수욕장에서 장애인을 위한 해변캠프를 연다는 인터넷 뉴스가 떠오르며 필시 그건가 보다 싶다. ‘비가 오는데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시겠구나’하는 약간은 안스러운 맘이 앞선다. 간성에서 고성에 이르는 동해안의 해수욕장들은 군사 지역에 속하는 곳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늦게 개발되거나 여름철에만 한시적으로 개방되기에 어디를 가나 눈에 띠는 철조망들이 혹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는 있지만, 그만큼 자연 그대로의 풋풋함과 조금은 투박한 멋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한적하고 고요하기는 언급할 필요도 없을 터이고. 다시 거진의 연수원으로 돌아오는 길에 올라오는 길에 눈여겨 봤던 샛길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꺾어들어가 본다. 잠깐을 내려가니 마을이 하나 나오는데 적당한 폭과 깊이의 유려한 계곡이 펼쳐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계곡이 운치를 더해가며 도저히 차를 중간에 멈춰서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비가 옴에도 당장에라도 내려가서 물장난을 쳐보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상수원보호 구역이란 팻말에 그냥 사진만 몇장 찍으며 감탄만 하고 만다. 역시 강원도는 어느 길이든 무심코 들어가 볼 가치가 있다.

다시 거진으로 돌아오는 길에 거진항에 잠시 들러본다. 거진항은 고성군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항구이다. 그렇다고 보는 순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는 절대 아니고, 그냥 정겹게 느껴질 정도다. 그렇지만 종종 해군 고속정이나 초계함 수준의 군함들이 정박한 걸 본적도 있다. 한산한 항구를 바라보며 ‘비가 와서 오늘 밤 오징어잡이 풍어는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날이 좋을 때면 새벽녘에 만선을 알리는 뱃고동이 거진항을 가득 메우고, 어시장은 활기를 띈다. 흥정하기 나름이지만, 만원 정도 건네면 오징어 수십 마리를 두 손 봉지 가득히 살 수 있다. 손질도 물론 원하는대로 해준다. 회를 떠 돌라면 떠주고, 그냥 속만 발라내 달라고 하면 그렇게 해주는데, 오징어를 손질하시는 아주머니들의 칼질을 내내 보고 있자면 머리가 잠시 어지러워질 정도로 능숙하고 재빠르게 속을 발라낸다. ‘올해는 여기와서 오징어도 못 먹고 가네’라는 생각에 또 한번 아쉬움이 밀려온다. 

사흘째

 오전 9시, 전날 오후에 거진항 옆 간이 해수욕장을 전세(?)내서 비를 맞으며 잠시나마 물놀이를 즐긴 성가대 사람들은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에 아직 대부분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와선 나는 짧은 탄식을 내뱉는다. 아...밝다. 태양이 내리쬐고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는 아니지만, 해가 점점 오를수록 쉬이 더위를 느낄만큼 아침의 햇볕이 따사롭다. ‘올해는 지지리 복도 없네 그려’ 녀석들이 일어나면 얼마나 하늘을 탓할지 눈에 선하다. 하지만 내년을 기약하는 수밖에. 다행이 날씨가 좋아 해안을 따라 내려가면서 맘에 내키는 해수욕장 한 곳을 들러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내려는 내 계획이 이루어질 것 같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바다 저편에는 구름이 많이 걷혔지만, 아직 내륙쪽은 다소 어둡다. 뒷정리에 한창인 아이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네고 11시쯤 연수원을 나선다. 속초쪽으로 남하하려고 핸들을 돌리던 찰나 화진포 쪽의 해안도로 감상을 어제 제대로 못한 진한 아쉬움이 북쪽으로 다시금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어제의 바다와는 다르다. 같으면서도 너무나도 다른 바다이다. 어제에는 세차고 칙칙하게만 보였던 바다가 햇볕을 제대로 한껏 머금고 파도를 뿜으니 바위에 부딪혀 허공으로 일그러지는 포말은 눈이 부실 정도이다. 또한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의 색색의 푸름깊은 바닷빛은 역시 서해나 남해에서는 쉽사리 찾아보기 힘들다. 순간 어제까지의 궂은 날씨와 그로인한 아쉬움들은 깊고 푸른 바다를 보며 맞는 시원한 바람속에 저절로 날아가 버린다.

일러스트 이미지한껏 들뜬 마음을 안고 다시 속초를 향해 출발한다. 반암, 가진, 공현진 해수욕장을 차례로 둘러본다. 휴가시즌이기는 하나 초기라 그런지, 아님 날씨 탓인지 어느 해수욕장이든 북적대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적당수의 사람들이 서로에게 방해받지 않고 여유롭게 파도와 어우러져 놀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 보일 뿐이다.

공현진 바로 아래에 위치한 송지호도 조용하기는 매 한가지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20만평에 이르는 송지호 구석구석을 홀로 카메라에 가득 담는다. 울창한 송림과 어울어진 송지호의 잔잔하면서도 반짝이는 물빛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 싶다. 송지호 건너편에 위치한 송지호해수욕장과 그 아래로 예전에 한번 와 본적이 있는 백도 해수욕장도 여전한 모습이다. 백도 해수욕장 입구의 짧지만 근사한 가로수길은 변함이 없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바로 인접한 문암 해수욕장은 스킨스쿠들이 즐겨찾는 곳인 지라 역시나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보다 버스를 전세내온 스쿠버들이 더 눈에 많이 띈다. 이렇게 되는대로 들어가서 멋대로 즐기다 보니 이내 시간은 2시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어이쿠, 너무 여유부렸나?’ 조금 일정을 바삐 가져가기로 한다.

아야진을 한바퀴 휙 돌아나와 바로 속초를 지나 양양으로 진입한다. 평소 양양에 이르게되면 내륙으로 진입할 때 내가 선택하는 코스는 거의 예외없이 하나이다. 바로 양양에서 구룡령을 넘어 창촌에 이르는 56번 국도이다. 개인적으로 이제껏 다녀본 많은 강원도 길 중에서 가장 강원도다운, 강원도스런 길이라 생각한다. 이길을 다녀보신 분들은 이 말에 어느정도 공감하시리라. 강원도스럽다는 것이 어떤건지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쯤 가보시길.

56번 국도를 진입하면서 날씨가 점점 흐려져온다. 오르막길을 오를수록 산안개가 자욱해지고 스산해져 창문을 열고 다니기가 부담스러워진다. 지나가는 차 몇 대 양보하면서 천천히 올라가다 보니 우회전하면 현리로 갈라지는 418번 지방도의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어 여기 개통했는가? 전에 공사중이었지 싶은데.’ 역시 새로운 길에 대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핸들을 꺾는다. 전방에 보이는 오르막길이 만만찮아 보인다. 50km의 속도제한 표지판을 보고 ‘풉’하고 헛웃음을 한 번 내쉰다. 경사가 꽤 가파르고 커브가 길지 않게 졌기 때문에 50km이상으로 가라고 해도 힘들 듯하다.

조금을 더 올라가자 조침령터널의 진입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산안개는 더욱 자욱해져 마치 구름속을 달리는 기분이다. 라이트를 켜고 안개먹은 터널안을 뚫고 지나가니 색다름이 느껴진다. 앞뒤로 오는 차도 없이 혼자 이런 곳을 달리는 고독하면서도 동시에 특별해지는 이런 묘한 기분은 강원도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가져보기 힘든 느낌이다. 그리 짧진 않은 조침령터널을 빠져나오니 신기하게도 안개가 싹 걷혀있다. 햇볕이 다시 난건 아니다. 마치 자연이 요술을 부린 듯 안개가 걷혀진 산뜻해진 길을 보며 감탄해 마지 않을 수 없다.

다시 꼬불꼬불해 진 길을 내려와 현리를 거쳐 상남에 이른다. 상남에는 미산계곡이 유명하다. 레프팅으로 잘 알려진 내린천이 인접해있고 미산계곡의 일부도 레프팅 코스로 이용되기도 해서 최근엔 사람들이 꽤 찾곤 하지만 여름 피서철에도 붐비는 곳은 아니다. 최근 몇 년사이 미산리에도 펜션이 여기저기 들어서긴 했지만, 이름처럼 언제나 아름답고 정갈하다는 느낌을 주는 동네이다. 상남에서 다시금 446번 지방도를 타고 원당으로 되돌아와서 창촌을 지난다. 작년과 달라진게 없는 듯 하여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어느덧 하늘은 비가 내릴 듯어두워지고 시간은 5시를 넘기고 있다. 날씨도 꿉꿉하고 조금 피곤하기도 하여 더 이상 드라이브하는게 흥이 나지 않는다. 잠시 여기서 근처에 숙소를 잡고 쉴지 아니면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지 고민을 한다. ‘내일 날씨가 좋으리라는 보장이 있다면 좋으련만.’ 결국 강원도 남쪽지역을 둘러보려는 계획을 접고 운두령을 넘어 속사IC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해 버린다. 약간은 아쉬움이 남지만, 예상할 수 없는 날씨를 감안해볼 때 잘한 선택이라 느껴지도 한다. ‘내일 만약 날씨가 좋다면 오랜만에 한강 야외수영장이나 가지 뭐’라고 생각하니 맘이 훨씬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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