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旅行)은 언제나 그렇듯이 가슴 설레고 들 뜨는 일이다. 특히 처음 가는 곳과 혼자간다는 것은 기대감과 함께 낯설음이라는 약간의 즐거운 걱정(?)을 남겨준다. 일본 전문가는 아니지만 여행에서 느낀 일본의 특징과 여행의 특별함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사용자 편의
일본항공사 모두가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ANA의 기내시설은 사용자 편의적(user-friendly)인 면을 세심히 고려한 듯 했다. 돈이 조금 더 들더라도... 좌석마다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고 영화, 게임, 방송, 드라마 등을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며 인체중심의 설계 좌석, 테이블 발창의 각도 조절의 편리함 등 곳곳에 신경을 쓴 면이 많았다.
맛
하네다(羽田) 공항으로 가는 기내에서의 식사시간. 스튜어디스의 밝은 미소와 함께 도시락 배식. 김밥, 샐러드가 포함된 간단한 식사. 맛있었다. 간단하지만 아기자기 하면서도 정성이 들어간 느낌이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내식도 마찬가지였다. 새우와 샌드위치, 샐러드가 포함된 도시락. 작은 것에 감동을 주려는 일본 정신이 들어간 듯.
시부야(澁谷)에 유명한 100엔 스시집 츠키찌 혼덴(築地本店)이 있다. 30분 내에 회전초밥 7접시 이상을 먹으면 한 접시당 105엔으로 계산해준다. 실패하면 1접시당 210엔. 물론 한국 사람은 실패할 리가 없다. 한글로 된 메뉴판도 있어 혼자 갔지만 어색하지 않았다. 특히, 옆자리에 영국에서 온 두 친구(와사비 좋아하는 친구, 왼손잡이 친구)가 있어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먹을 수 있었다. 두툼한 회가 얹혀진 8접시에 840엔. 일본 물가에서는 저렴한 것이다. 무엇보다 맛있다는 점.
숙소에서 만난 법원 공무원 아저씨가 소개해준 아쿠아시티의 lobster 레스토랑이 있다.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어 해물 덮밥을 1200엔 정도에 팔았다. 홍합, 낙지, 돼지고기 등을 넣고 카레와 함께 볶은 밥이었다. 레인보우 브릿지와 자유여신상이 창 너머로 가까이 보이는 경치가 좋은 식당이었다.
하코네(箱根)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의 도시락(벤토)은 기차역 가판대에서 산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성과 맛이 담겨 있었다. 가격은 900엔 정도 밖에 안했지만 포장 하나하나가 사람 수작업이 들어갔고, 음식도 마치 작은 양만큼만 따로 한 것 같이 알찼다. 달리는 차창 밖을 바라보며 먹는 기분 좋은 느낌.
일본=라면. 일본은 라면의 천국이고 다양한 라면들이 식도락의 입맛에 맞게 펼쳐져 있다. 시부야에서 100엔 스시집을 한 번 더 가려다 쉬는 날이라 들렀던 근처 라면집. 국물이 밍밍하다는 친구의 말을 고려하여 약간 매워보이는 (메울 辛자가 써있는) 라면을 택했다. 종업원 말로는 매우 맵다고 하여 걱정했으나, 먹어보니 한국 사람 입맛에는 딱 맞는 걸. 내용도 푸짐하여 돼지고기, 계란 두개가 들어가 있는 등 하나 먹으면 배가 불렀다.
지하철
일본은 지하철, 전철 노선이 2,30여개가 되고 복잡한지라 처음부터 철저히 확인 후 이동해야 한다. 보통 전철은 우리나라 2호선과 같은 순환선인 야마노테센(山野)을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뻗쳐있고, 정부가 운영하는 공영 노선 말고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노선도 있어, 우리와 같은 환승할인이 많이 없다. 지하철은 전철과는 따로 운영되어 환승하기 위해선 지상으로 나갔다가 지하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가격은 마치 거리에 제곱을 붙여놓은 것과 같다. 한 두 정거장은 130엔, 150엔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가격이지만(1000원), 거리가 멀어질수록 같은 색의 노선이 아닐수록 급격히 비싸진다. 전철 종점역 까지 1000엔이 넘는 것도 있다. 특히 도쿄 내 지상에는 모노레일도 있는데 이걸 탈 경우 가격이 더욱 비싸다.
친절
일본은 친절함이 대명사다. 여행중에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사례가 있었다. 아키하바라(秋葉原)에서 긴자(銀座)로 가기 위해 선 역앞. 그런데 전철 노선도에는 긴자역이 없었다. 학생으로 보이는
두 명에게 길을 물으니, 영어를 거의 못하는 듯 자기네들 끼리 속닥속닥. 노선표를 보더니 다시 쑥덕쑥덕. 잠시 기다리라더니 한 명이 역 안으로 들어갔다. 역 관계자에게 물어보려는 듯... 다시 돌아오더니 나를 데리고 어디를 향해갔다. 처음엔 약간 걱정 되었으나 눈치를 보니 긴자로 갈 수 있는 교통편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는 듯 보였다. 알고보니 전철 노선에는 없는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한다며 지하철 역까지 데려다 준 것이다. 친절함에 고마워 마침 갖고 있던 귀여운 열쇠고리를 감사의 표시 선물로 주었다.
길을 물어볼 때, 물건을 살 때, 사진을 찍을 때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거의 모두가 친절히 대해줬다.
피부위생사
일본 전통식 온천을 자랑하는 오오에도 온천(大江戶溫泉)에 갔었다. 전통의상인 유타카를 입고 족욕도 하고 닌자표창 쏘기, 토산품 쇼핑 등을 할 수 있는 곳이며, 탈의 후 본격적으로 온천욕을 했다... 노천탕도 있고 실내 분위기는 우리나라 온천과 그다지 다르지는 않았다. 그런데 한 가지 놀라운 것은 남자 욕탕 내의 한 방에서 피부위생(때밀이)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 그것도 여자 피부위생사가 말이다. 일본 전통인 혼욕 때문인지, 탕내 사람들도 개의치 않고 자기 할 일 들을 했다. 무엇보다 때밀이는 우리나라 문화이기에 방옆의 게시판을 보았다. 가장 싼 부위별 때밀이 서비스가 2-3만원선. 1시간 정도하는 전신 때밀이+마사지 서비스는 십만원이 훌쩍 넘었다. 우리나라 문화상품이 일본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것을 목격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다. 아! 물론 방 내에 있는 남자들은 스모선수들이 입는 속옷같은 하의를 입고 있으니 이상한 생각은 마시라.
다음편을 기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