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羞惡之心 非人也(무수오지심 비인야)’란 孟子(맹자) 公孫丑(공손추)편에 나오는 말로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국가도 많은 일이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바쁘게 보냈던 多事多忙의 2018년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면서 퇴장했다. 지난해를 돌아보며 여러 가지 난제를 안고 시작하는 대망의 기해년을 생각하는 이 시점에 꼭 필요한 말이라고 본다.
필자는 지난해 세밑에 이십년간 살았던 제2의 고향인 이천을 떠나 음성으로 옮겨오게 되어, 새로운 터전 마련을 위해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시간에 쫓겨서 이사를 하고 십년 만에 움직이다 보니 여러 가지 챙길 일도 많았다. 이삿짐센터와 인터넷 이전 등 부대서비스를 받는 과정에서 시간만 때우고 대충하는 사람과 일에 자긍심과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을 보면서 과연 나는 전자일까 후자일까를 돌아보게 되었다. 여러분들도 잠시 걸음을 멈춰 직장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황금돼지띠인 기해년 벽두에 다소 무겁게 시작했지만, 2019년을 아름답고 기억에 남는 해로 남기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4먼 운동’ 하기. ‘먼’저 인사하고 ‘먼’저 웃고 ‘먼’저 배려하고 ‘먼’저 사랑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아침에 일어나 아내와 아이들에게 잘 잤는지 먼저 인사하고 웃으면서 오늘 하루도 파이팅을 외치면서 포옹하는 배려와 사랑하는 습관이 몸에 밴다면 우리가 원하는 ‘Sweet Home, Happy School, Great Workplace’가 된다고 확신한다.
둘째, 남의 것은 사람이건 물건이건 貪(탐)하지 말기. 우리네 인생이 空手來 空手去이고 공짜는 없듯이 자기 것이 아니면 욕심내지 말고 노력 없이 얻으려고 하는 생각은 버리자. 필요한 만큼만 갖고 살아도 불편함이 없고, 조금 손해보고 사는 인생이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삶의 지름길이다.
셋째, 물질보다는 정신을 살찌우기. 물질적인 것을 너무 추구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자기 자신을 망치게 된다. 새해에는 적어도 한 달에 책 한권 읽기를 실천하여 책을 통한 간접경험을 쌓아서 마음이 풍족한 삶을 살아보자. 여건이 된다면 분기별 한번정도 가까운 곳에 심신수양의 여행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길 추천해 본다.
넷째, 열심히 일한 자기에게 보상하기. 어떤 회사 광고카피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글귀가 필자의 마음을 한동안 사로잡은 적이 있다. 우리는 타인에게도 인색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너무 인색한 면이 있다. 자기 자신이 행복해야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열심히 일하고 그런 자기 자신에게 상을 줄 수 있는 한 해가 되자.
다섯째, Rolling Stone의 계획 실천하기. 새해 초에 많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기해년에는 너무 상세한 계획을 세우지 말고 목표만 설정하고 시작해 보자. 계획은 구르는 돌과 같아서 굴러가다 보면 웅덩이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기도 하고, 비탈길을 힘겹게 올라 보면 낭떠러지가 기다릴 수도 있다. 펼쳐진 상황에 순응과 대응의 시소게임을 즐기기 바란다.
새해 초에 세우는 목표 중 다이어트, 금연·금주, 영어회화 등을 가장 많이 손에 꼽는다고 한다. 연초에 세운 목표를 달성할 확률은 10%가 넘지 않는다는 연구가 말해주듯 목표의 실천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목표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펼쳐지는 과정에서 얻는 것이 더욱 더 많다고 본다.
아브라함 링컨의 연설문 중에 ‘나는 여러분들의 실패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나는 여러분들이 다시 일어나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라는 글과 우리나라 바둑 고수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실패가 아니라 復棋(복기; 한번 두고 난 바둑의 판국을 비평하기 위해 두었던 대로 다시 처음부터 놓아보는 일)이다. 삶에 있어 묘수는 없다. 오로지 복기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 주는 메시지는 실패에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삶의 중요성이다.
우리 앞에 펼쳐질 2019년도 수많은 어려움과 도전이 있겠지만, 日新又日新하는 마음가짐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부끄럽지 않은 자기 자신을 독려하면서 기다리지 말고 지금 바로 도전하길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