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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고동환

암호자산 투자 광풍 위험과 대응

  • 작성자고동환  부연구위원
  • 소속ICT데이터사이언스연구본부
  • 등록일 2021.04.28

코로나19 직후 약 7,180달러(2020년 1월 1일 기준)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2021년 4월 16일 63,346달러에 이르렀다가 4월 25일 현재 50,733달러로 1년 4개월 만에 606% 상승했다. 대표적인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이미 2014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급격한 가격조정을 겪었으나, 최근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일론머스크의 트윗을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인해 또다시 빠르게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많은 사람의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사회적·직업적 활동이 제한되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하였다가 이른바 대박을 맞은 국내 사례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가격변동성은 이제 모두가 알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의 한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당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가 많고, 그중에 많은 부분이 투기적 목적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자본이 투기적 자산에 몰리게 되면 거품이 생기고 거품은 반드시 꺼지게 되어 있다. 이것은 역사 속의 많은 사례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경험적으로 거품이 꺼질 때,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소득이나 자산이 부족한 청년과 저소득층이고, 이런 피해는 그들에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나라의 경제, 혹은 세계로 확대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매우 심각하게 상황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편, 암호화폐의 가격변동성을 극복하고자 도입되었던 Tether, USD Coin, Dai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 역시 코로나19 이후 두 배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투자자의 움직임에 따라 그 규모가 크게 변동하고 있으며, 여전히 e-money와 같은 다른 디지털 지급수단보다 훨씬 큰 가격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리브라1)와 같이 Bigtech 기업이 발행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글로벌스테이블코인(GSC)은 기존의 금융시스템에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어 통화주권, 금융안정성2), 공정경쟁 등에 대해 다양한 잠재적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G20, 금융안정위원회(FSB),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등의 국제기구와 각국의 규제기관은 몇 년 전부터 선제적으로 GSC가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식별하고 국제적 공조를 통해 그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술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규제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내장형 감독(embedded supervision)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분산원장에 금융감독기관이 필요한 정보를 포함함으로써 감독기관으로서는 신뢰도가 높은 데이터의 획득을 쉽게 하고, 피감독기관의 입장에서는 감독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증명하고 보고하는 비용을 감소할 수 있다.

그러나, 내장형 감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분산원장의 기록(코인의 가치, 거래내역 등)이 사실임을 확인하고 증명하는 제3의 (법적)기관이 필요하고, GSC가 안정된 생태계를 이루고 확산하기 위해서는 도입비용이 낮거나 블록체인 간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 높아야 하는 등 선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있다.

즉,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의 잠재적 효용가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가적인 위험을 초래하지 않고 기존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다. 그런 관점에서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으로 대변되는 암호자산에 대한 투자 광풍은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보인다. 만약, 이 상황이 일각에서처럼 불평등 심화와 더불어 사회적 이동성이 매우 제한되어 착실하게 미래를 설계하며 살아가기 어렵다는 개인의 현실 인식에 따른 행동의 집합이라고 한다면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금융규제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각 경제주체는 주어진 정보와 제약조건 아래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한다는 교과서적인 가정을 하면서, 위험이 현실화하기 전에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논의가 더욱 치열하게 이루어져 잠재적 효용과 위험에 대한 각 개인의 정보제약이 크게 완화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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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브라협회(현재는 디엠협회)는 지난해 4월에 Libra 2.0에 대한 백서를 통해 이슈가 되었던 ‘비허가형 블록체인으로의 확장’은 포기하고, 자금세탁방지(Anti-Money Laundering; AML)과 테러자금조달금지(Combating the Financing of Terrorism; CFT) 이슈에 대한 논의도 훨씬 구체적으로 다루는 등 많은 부분에서 2019년의 백서를 개선하였으나, 디엠협회의 거버넌스 문제(공정성과 투명성), 소비자와 투자자 보호에 관한 이슈 등 여전히 많은 이슈를 안고 있다.

2) 규제를 받지 않는 GSC 발행 기업은 코인보유자로부터 아주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투자할 요인이 매우 높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며, 실제로 100% 안전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던 tether도 최근 포트폴리오의 신용자산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Bigtech기업은 그 규모나 사업범위가 커 금융시장에 진입하였을 때 빠르게 시장을 잠식할 수 있으며 이는 ‘too connected to fail’의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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