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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성욱제

공영방송에 대한 협약제도의 도입

  • 작성자성욱제  본부장
  • 소속방송미디어연구본부
  • 등록일 2022.05.09

며칠 전 인수위가 새 정부의 국정 목표(6개)와 약속(20개), 그리고 이를 위한 국정과제(110개)를 발표했다. 이 중 미디어 분야와 관련해서 가장 먼저 나오는 과제는, 첫 번째 국정 목표(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의 첫 번째 약속(상식과 공정의 원칙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아래 있는 ‘미디어의 공정성, 공공성 확립 및 국민 신뢰 회복’이다. 110대 국정과제

과제는 ‘공영방송의 위상 정립’, ‘재원 투명성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 주로 공영방송과 관련한 사안을 다루고 있다. 공영방송의 재원(수신료)이나 지배구조(이사회/사장)는 그동안 참 많이 논의되어왔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새롭지 않지만, ‘공영방송 위상 정립’이라는 꼭지의 ‘공영방송의 위상과 공적 책무를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고, 재허가 제도를 대체하는 협약제도의 도입’(P.28)은 눈에 띈다.

사실 현행 재허가 제도에 대한 한계는 오래전부터 지적되었다. 방송사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공영 vs 민영, 종합편성 vs 전문편성, 전국 vs 지역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며(현행 방송법은 방송사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모두 동일한 항목으로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공영방송사에 대해서는 사실상 재허가를 거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낮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5기 방통위도 ‘공영방송에 대한 협약제도의 도입’을 추진해 왔다)

다행히 모두 동의해서 하기로 해도,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차고 넘친다. 공영방송에 기대하는 사회적 역할(책임, 의무, 책무 등 그 용어가 무엇이던)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공영방송의 약속을 구체화하고, 이를 계약의 형태로 체결하고,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었는지를 점검하고, 이를 실효적인 방식으로 다시 환류하는 일련의 방식을 잘 설계해야 하는, 무엇보다 법을 바꿔야 하는 지난한 일들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은 따로 있다. ‘공영방송 협약제도의 도입’이라는 과제가 정치와 행정의 영역을 다루는 ‘국정목표 1’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다. 공영방송에 관한 모든 논의가 정치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 그것이 우려의 근거이다. 수신료나 거버넌스와는 달리 협약제도의 도입은 분명 여야 모두 추진하겠다고 했던 사안(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도 분명 ‘공영방송 협약 도입’을 주장했다)임에도 불구하고, 방송법을 개정하는 시점이 왔을 때, 다시 각자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부디 정치의 영역이 아닌, 행정의 영역으로 다루어졌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그래서 공영방송사에 대한 현행 재허가 시스템의 불합리를 개선하는, 그래서 공영방송은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자각하고 그에 걸맞은 구체적인 약속과 이행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그래서 그 열매는 온전히 우리 국민이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당연히 협약이라고 하는 제도 하나를 도입했다고 해서 바로 그렇게 될 리 만무하다. 다만, 제대로 된 방향으로의 전환, 그 전환의 첫 번째 발걸음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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