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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원

AI, 생산성과 튜링의 함정

  • 작성자고상원  본부장
  • 소속국제협력연구본부
  • 등록일 2022.10.04

“생산성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이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Productivity isn’t everything, but in the long run it’s almost everything)”라는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만(Paul Krugman) 교수의 주장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고, AI도 이러한 관점에서 평가를 받게 된다. 노동생산성은 생산량을 노동투입으로 나눈 숫자로 정의된다. 분자인 생산량이 커질수록, 분모인 노동투입이 작아질수록 노동생산성은 올라간다. AI로 인한 분자의 변화와 관련해서, 2030년까지 AI로 인한 생산증대효과를 PwC는 15.7조달러, Mckinsey는 13조달러로 추정하고 있다.1) 분모인 노동투입이 AI에 의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일부 학자들의 우려이다. 만약 극단적으로 AI가 노동투입을 0에 가깝게 줄일 수 있다면 노동생산성은 생산량과 관계없이 무한대로 가게 된다. 이러한 생산성 증가는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고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을 가져오게 된다.

최근 스탠포드 대학의 에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lfsson) 교수는 AI 기술은 노동을 대체(substitute)하기보다는 증강(augment)시키는 방향으로 발전되어야 하는데 현재의 유인체계는 AI가 노동을 대체하는 것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였다.2) AI의 수준을 판단하는 데 있어 인간과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하는 Turing Test를 추종하는 AI 개발자들은 인간과 유사한 AI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게 되고, 이는 AI가 인간의 능력을 증강시키는 수단으로 발달되는 것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AI가 인간과 유사한 방향으로 발전하여 노동을 대체하게 되면 근로자들은 경제적, 정치적 교섭력을 잃게 되고 점점 AI 기술을 통제하는 기업 혹은 집단에 의존하게 된다. 인간과 유사한 AI(HLAI:human-like AI)와 대척점에 있는 것이 인간중심의 AI(HCAI: human-centered AI)이다. HCAI는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기보다는 증폭(amplify) 및 증강(augment)하는 AI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며, 인공지능이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는 동시에 투명하게 운영되고 공평한 결과를 제공하며 개인정보를 존중하도록 인간의 통제를 유지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브린욜프슨 교수는 개발자, 기업가, 정책입안자들이 HLAI보다 HCAI를 추구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AI 기술을 개발함에 있어 인간과 똑같은 Strong AI보다는 인간을 보조하는 Weak AI의 혜택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기업가는 노동을 대체하는 AI의 도입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는 것 보다 AI의 도움을 받아 기존의 근로자들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며, 정책입안자들도 AI가 노동을 대체하지 않고 보완하도록 조세 및 보조금 제도 등을 고칠 필요가 있다.

201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로머(Paul Romer) 교수는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의 감정과 같은 안일한 낙관주의(complacent optimism)와 나무 위에 트리 하우스를 지을 생각을 하는 아이의 감정과 같은 조건부 낙관주의(conditional optimism)를 비교한 바 있다. 전자는 수동적으로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는 낙관주의인 반면 후자는 능동적으로 미래를 개척해 갈 수 있다는 낙관주의이다. AI가 생산성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HLAI가 아닌 HCAI가 구현될 수 있도록 유인체계의 변화를 도입하는 AI에 대한 조건부 낙관주의가 필요하다.



1) PwC(2017). Sizing the Prize: What’s the real value of AI for your business and how can you capitalize? 
   Mckinsey Global Institute(2018). Notes from the AI frontier: Modeling the Impact of AI on the World Economy
2) Erik Brynjolfsson(2022). The Turing Trap: The Promise & Peril of Human-Like Artificial Intelligence. Daedalus 2022; 151 (2): 272–287. doi: https://doi.org/10.1162/daed_a_0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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