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근 국내에서는 유럽연합과 OECD에서 제안하고 있는 전송과 콘텐츠 분리규제 적용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고,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마다 유럽연합이나 OECD에서 제안하고 있는 수평적 규제모델에 대한 해석이 다르고, 이로 인한 수평적 규제체계의 본질에 대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과거부터 연구자들마다, 그리고 규제기관들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외의 정책사례를 인용함으로써 정부정책의 혼선을 가져왔고, 이로 인하여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과거 디지털 지상파 방송의 표준화 논쟁이 그러했고, 현재 IPTV 서비스와 수평적 규제체계에 대한 해외사례 인용 등이 그러하다. 사실은 하나인데, 이를 인용하는 사람들마다 제각기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통신방송연구실 이상우 연구위원은 KISDI 이슈리포트 06-04 ‘통신방송 융합시대의 수평적 규제체계’ 보고서에서 위와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유럽연합과 OECD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전송과 콘텐츠 분리규제의 의미를 올바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융합정책의 방향을 제시했다.
유럽연합과 OECD에서 제안하고 있는 수평규제의 본질은 모든 서비스를 전송계층과 콘텐츠 계층으로 구분하고, 전송 계층에 해당하는 서비스에 대해 동일한 규제체계를 적용하자는 것이다. 전송계층이란 전자커뮤니케이션 서비스와 전자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전자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지상파 네트워크, 케이블 네트워크, 위성 네트워크, 통신 네트워크 등 모든 종류의 네트워크를 포괄하는 개념)를 통한 기본적인 전송서비스(예, 전화전송, IP 전송, TV 전송 등)와 부가된 설비를 바탕으로 제공되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예, DNS를 통한 IP 전송, HLR을 통한 이동전화, EPG를 이용한 디지털 방송의 게이트웨이 서비스, 콘텐츠를 양방향적으로 이용하거나 조작,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 등)가 모두 전송계층에 해당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플랫폼 계층에서도 (채널편성을 담당한다고 간주하여)사회문화적 영향력이 발휘되고, 따라서 플랫폼 계층을 단순한 전송계층과는 다른 독립된 계층으로 구분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유럽연합이나 OECD에서 제안하는 수평적 규제방향과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표> 유럽연합 수평적 규제체계의 개념도
|
계층
|
서비스
|
규제
|
|
콘텐츠
|
시청각미디어 서비스
|
linear 서비스
|
새로운 국경없는 TV 지침
|
|
non-linear 서비스
|
|
정보사회서비스
|
전자상거래 지침
|
|
전송계층
|
전자커뮤니케이션서비스 전자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
규제프레임워크 지침
|
한편, 최근 유럽연합에서 발표된 새로운 국경없는 텔레비전 지침(New Television Without Frontier) 제안을 살펴보는 것은 유럽연합이 추구하고 있는 수평적 규제체계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새로운 국경 없는 텔레비전 지침이 필요하였던 이유는 기존의 국경 없는 텔레비전 지침이 전통적인 텔레비전 방송서비스만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새로운 기술방식에 의해 제공되는 콘텐츠 서비스의 경우, 기존의 국경없는 텔레비전 지침에는 그 근거조항이 없기 때문에 ‘country of origin’ 원칙의 적용을 받을 수 없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을 통해 제공되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서비스에 대해서도 국경 간 원활한 서비스 공급이 가능하게 해 줌으로써 유럽연합 내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경쟁을 활성화시키고 문화다양성의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규제체계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던 것이다. 즉, 급격한 기술적 진보로 인하여 나타나는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에 대해서도 유럽연합 차원에서 국경 간 자유로운 공급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텔레비전 방송에 국한되었던 국경없는 텔레비전 지침에 대한 근본적인 수정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새로운 국경없는 텔레비전 지침은 시청각서비스를 전송하는 계층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시청각서비스 자체에 대한 규제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가 어떠한 매체를 통해 제공되는가에 상관없이, 콘텐츠의 주 목적이 동영상 제공여부에 따라 시청각미디어 서비스와 정보사회서비스로 나뉘고, 시청각미디어 서비스는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식에 따라 linear 서비스와 non-linear 서비스로 구분되는 것이다.
즉, 콘텐츠 계층은 콘텐츠가 전송되는 매체와는 전혀 상관없는 개념이다. 새로운 국경없는 텔레비전 지침을 잘못 이해하여, 새로운 국경없는 텔레비전 지침이 모든 종류의 서비스에 대해 방송규제를 확대적용하기 위해 개정되었다는 주장도 국내에서 일부 학자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 내용들을 이해한다면, 새로운 국경없는 텔레비전 지침이 전송계층이 아니라 콘텐츠 계층에만 국한해서 적용되는 규제라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전송기술이 등장하고 있고, 이러한 기술들이 서로 자유롭게 경쟁하는 가운데 다양하고 질 높은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결국, 정부의 규제는 수용자들이 보다 다양하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수평적 규제체계는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고안된 개념이다. 수평적 규제체계를 도입함으로써 기존의 수직적 규제환경에서 제약되어 왔던 다양한 기술들 간의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이상우 연구위원은 “수평적 규제체계의 본질을 잘못 해석하여, 경쟁이 극대화되어야 하는 전송플랫폼 계층에 경쟁 제약적 규제를 적용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이번 보고서가 수평적 규제체계를 이해하고, 특히 전송플랫폼 계층의 개념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의 : 통신방송연구실 이상우 연구위원(02-570-4080, leesw726@kisdi.re.kr)
☞ 해당보고서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