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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DI 기본연구(08-03) ‘디지털저작권관리(DRM)와 경쟁정책’
DRM 반경쟁성 판단기준 ‘전략적 배제 여부’가 적절
투자·혁신 장려...‘효율적 경쟁자만 보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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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배제는 자신의 이윤감소를 감수하고
경쟁상대를 고사시키는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
국내외 디지털콘텐츠시장에서 디지털저작권관리(DRM: Digital Rights Management)라는 지적재산권 보호 기술과 경쟁법상의 경쟁제한적 행위에 대한 논쟁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2007년에 우리나라에서도 주목할 만한 판결이 나왔다.
2005년 7월 국내 디지털 음악서비스 업체인 ‘맥스MP3'는 자사에서 음악을 구입한 사람들도 SKT의 휴대전화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 달라고 SKT에게 DRM 라이선싱을 요구했지만 SKT가 이를 거절하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SKT에게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을 이유로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그리나 2007년 12월 서울고등법원은 SKT가 제기한 공정위의 시정명령에 대한 취소소송과 관련, “SKT의 유무선 음악서비스인 멜론이 폐쇄적 디지털저작권관리(DRM)를 고수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강제나 소비자이익 저해행위에 해당된다하더라도, 그 부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현재 공정위는 이러한 서울고등법원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를 한 상태이다.
이처럼 DRM의 반경쟁성에 대한 법적 공방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방석호) 미래융합전략연구실 손상영 연구위원은 최근에 발간한 KISDI 기본연구(08-03) ‘디지털저작권관리와 경쟁정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DRM의 반경쟁성 여부를 판단하는 경제이론적 틀과 판단기준을 제시했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DRM과 관련된 시장 지배력 남용행위에 대한 규제도 경쟁 활성화와 투자·혁신의 두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즉, 규제가 과연 바람직한 경쟁 환경조성에 도움을 주는 것인지, 혹시 규제가 경쟁이 아닌 경쟁자를 보호하는 것은 아닌지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규제가 사업자들의 투자와 혁신에 얼마나 장애가 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두 관점을 고려해 볼 때, DRM을 이용한 (경쟁사업자를 시장에서 몰아내려는) 배제(foreclosure) 행위를 포괄적으로 반경쟁 행위로 간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배제행위 중 일부는 이윤추구 또는 사업활성화 전략이 본래의 의도였으나 그 결과가 배제행위를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DRM을 이용한 배제행위를 반경쟁 행위로 규정할 때에는 좀 더 설득력 있는 잣대가 필요하며, 그러한 잣대로서 전략적 배제(strategic foreclosure)의 개념이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즉, 자신의 이윤을 희생하면서까지 경쟁 상대의 이윤을 저하시켜 시장에서 배제하고자 하는 의도는 분명 ‘악의적인’ 반경쟁행위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잣대는 일반적으로 투자·혁신을 장려하고, 경쟁자가 아닌 경쟁의 보호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이제부터는 전략적 배제 여부를 반경쟁성의 판단 기준으로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이 기준 하에서 DRM의 반경쟁성을 판단할 때 고려 사항을 제시한다. DRM을 이용한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는 DRM 라이선싱 거절과 같은 거래거절을 통한 수직적 배제행위와 DRM을 이용한 끼워팔기와 같은 수평적 배제행위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DRM 라이선싱 거절을 통한 수직적 배제에 있어 전략적 배제 여부는 시장지배력을 가진 기업의 지배력 전이와는 별로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반경쟁성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하류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의 상대적 효율성이다. 결과적으로 이 기준은 비효율적인 경쟁자는 보호하지 않고, 효율적인 경쟁자만 보호함으로써 효율성 경쟁을 촉진하고 비효율적인 경쟁자를 퇴출시키게 된다.
둘째, DRM을 이용한 끼워팔기를 전략적 배제행위로 단정하기 위해서는 끼워팔기의 대상이 되는 상품을 생산하는 산업이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의 특성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규모의 경제가 디지털 경제의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하지만 여기서 요구되는 것은 규모의 경제가 매우 두드러져 과점적(oligopolistic) 시장구조를 가져야 하며 결코 경쟁적 구조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다룰 때 해당 시장구조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문의 : 미래융합전략연구실 손상영 연구위원(02-570-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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