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컨버전스 기반 미래연구(I)」시리즈(09-07)
‘디지털 컨버전스 환경에서의 정치제도와 시민사회 변화 연구’
소극적 유권자에서 관여적 시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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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권 행사에 머무는 유권자에서
‘집단지성’과 ‘자기조직화’ 방식을 통해
자발적으로 의제를 생성하고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네트워크 시민’으로 변화”
디지털 컨버전스가 정치지형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디지털 컨버전스가 초래하는 정치지형의 변화는 정부, 정당, 시민사회, 국제정치영역 등을 망라해서 매우 포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위계적 권력구조에서 탈피해서 자율적, 협력적 거버넌스 형태로 전환하고 있고, 정당은 당파적 의제 중심에서 벗어나 일상의 정치이슈로 대의기능과 소통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시민사회는 네트워크화·자기조직화된 시민들이 사회여론과 어젠다를 주도하면서 시민권 기반을 확대해가고 있고, 더 나아가 국제정치 질서도 다양한 뉴미디어를 매개로 국가간 경계를 넘어선 의제융합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러한 정치변화의 폭과 깊이를 정확하게 헤아리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정치변화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방석호)에서 발간한 ‘디지털 컨버전스 환경에서의 정치제도와 시민사회 변화 연구’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서강대 정치외교학과의 류석진 교수 등 연구진은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 정치변화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오랫동안 근대정치를 이끌어온 정치주체로서의 시민이 본질적 변화를 겪고 있는데서 찾고 있다.
이들 연구진이 미래 컨버전스 환경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예견하는 정치변화는 대의민주주의를 이끌어왔던 기존의 소극적·수동적 유권자에서 IT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시민으로서의 이른바 ‘관여적 시민(engaging citizen)’으로의 변화인데, 이러한 시민변화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즉 첫째, 이들 관여적 시민은 다양한 참여수단을 활용해서 ‘자기조직화’와 ‘집단지성’이라는 행동양식으로 무장하여 정치적-일상적 의제를 망라하며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네트워크화된 ‘모니터 시민(monitoring citizen)’ 으로 나타난다. 여기에서 ‘모니터 시민’이란 광범위한 이슈를 전체적으로 ‘스캔’(scan)하면서 모든 의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새로운 시민모델을 지칭하는 것으로서 미국의 유명한 언론학자 마이클 셧슨(Michael Schudson)이 The Good Citizen : A History of American Civic Life(1998)라는 저서에서 처음 창안한 개념이다.
둘째, 이들 관여적 시민들은 기존의 중앙집권적이고 대규모 동원 중심의 참여방식보다는 점차 생활이슈 중심의 감성적, 자발적, 개인화, 분산화된 참여방식을 더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 나타난 다양한 ‘온라인 촛불 커뮤니티’, 2008년 중국 쓰촨 대지진과 2009년 이란 대선에서의 ‘트위터(Twitter) 참여효과’ 등은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향후 미래정치의 고민은 과연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정치환경이 이들 관여적 시민에 의해 주도될 경우 정치의 본질적 기능도 변화할 것인가 하는 데 있다. 류석진 교수는 컨버전스 환경에서 정치주체가 관여하는 양식에 많은 변화가 초래되겠지만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적 통합을 모색하려는 정치의 본질적 기능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왜냐하면 디지털 컨버전스의 진전에 따른 수많은 갈등과 쟁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정치의 전통적 대의적 기능이 더 요구될 수도 있는 상황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컨버전스 시대의 정치는 기존의 위계적 관료적 거버넌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관여적 시민’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협력적 거버넌스’(co-governance)를 다양한 정책 레벨에서 구축할 때에만 그 본래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문의 : 미래융합연구실 이원태 책임연구원(02-570-4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