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DI「방송통신정책」(제23권 9호)
초점 : 국내외 네트워크 장비 시장 현황 및 시사점
국산 네트워크 장비 세계시장서 외면당해
낮은 인지도에 ‘신뢰·안정성 부족’에 대한 불안감 탓
.................................................................
‘다국적기업 독식’ 대형 고부가가치 시장진입 시급
기술개발 노력·사후서비스 지원 등 통해 극복해야
..................................................................
국내업체 원천적 차별도 문제...정부 가이드라인 권고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무선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와 스마트TV 등으로 인한 융합환경의 본격화는 통신 사업자 및 국가가 차세대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성장도 기대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방석호) 미래융합연구실 오정숙 부연구위원은 KISDI「방송통신정책」(제23권 9호) ‘초점: 국내외 네트워크 장비 시장 현황 및 시사점’에서 통신시장의 환경변화가 국내 네트워크 장비 산업의 재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내외 네트워크 장비 시장 및 업체 현황을 분석하여 그 시사점을 제시했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무선 데이터의 폭발적인 성장, 스마트TV 등 방송과 통신 산업의 융합뿐만 아니라, 향후 전 산업에 걸친 지속적인 IT 컨버전스에 따른 네트워크 고도화로 네트워크 장비 산업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규모가 협소하고 네트워크 장비업체의 경쟁력이 낮아, 네트워크 고도화에 따른 동반성장을 즉각적으로 실현하기 어렵다.
2010년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은 세계 시장의 1.2%로 국내 시장규모가 협소하다. 또한,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전세계 네트워크장비시장에서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가 전체 통신 장비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2.5%에 불과할 정도로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는 전 세계 장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네트워크 업체는 해외 시장은 차치하고서라도 국내시장에서도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업체가 주력하는 저가형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는 이미 상품 표준화가 상당히 진행되어 가격 중심의 시장경쟁이 발생한 데다 중국, 대만 등 외산업체의 저가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국내 통신 사업자는 물론, 공공기관의 네트워크 장비의 국산화 비율이 매우 낮을 정도로 외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점 또한 업체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식경제부(2010)에 따르면 각 분야별 유선 네트워크 장비 국산화 비율의 경우, 공공 부분은 6.5%(’07년), 통신 사업자는 40~60%(’10년), 일반 기업․대학 등 기타 민간 부문은 15%(’10년)로 전체의 약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장비가 외면당하는 데에는 국산 장비에 대한 낮은 인지도 및 신뢰성과 안정성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국산 장비 업계가 지속적인 기술개발 노력과 사후 서비스 지원 등을 통해 스스로 극복해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국내 업체에 대한 원천적 차별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2010)에 따르면 ’06~’08년 공공기관의 장비 구매 RFP 211건을 분석한 결과, 특정 회사 명(29건), 제품 명(47건), 부품 명(33건), 조건(51건) 등의 25%가 외국산 제품에 유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국산 제품에 대한 차별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지식경제부(2010)는 지난 10월 공공기관의 구매 전 과정에서 존재하는 불합리한 제도 및 관행을 파악하고 혁신하는 방안을 수립하는 한편, 민간에도 입찰제도, 유지․보수비용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권고했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 업체는 이러한 경쟁 심화, 국산 제품에 대한 차별 등의 문제를 극복하고, 영세성을 개선하기 위해서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시장에 진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기술개발을 통해 그동안 다국적 기업이 독식하고 있던 코어라우터, DWDM(Dense 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 광전송 장비)가 있는 백본 분야 등 대형 고부가가치 장비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또한 국내 소형 장비 시장에서는 이미 동질상품화가 상당히 진척되어 가격경쟁이 심한 데다, 네트워크 장비 시장이 부가 서비스 지원 기능이 강조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으므로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을 위한 노력은 필수적이다.
한편, 이러한 기술개발의 성과가 수익실현을 통한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장비 시장의 확대 및 해외진출을 통한 판로의 확보가 필수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규모가 협소하여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위한 매출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한 국산 장비 업체의 해외진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기술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시장 진출은 국산 장비 업체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긴 하지만, 천문학적인 투자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이고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은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일 것이다. 해외진출 시 자사의 제품 경쟁력 및 진출국의 특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며, 진출 방식에 있어 자력 진출을 할지, 국내외 통신 사업자 및 대기업과의 동반진출을 할지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문의 : 미래융합연구실 오정숙 부연구위원(02-570-4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