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사이 유무선통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유무선통합은 통신방송융합과 함께 21세기 정보통신산업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개념의 정의 단계에 있으며 그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유무선통합의 한 형태는 인터넷백본과 무선가입자망을 결합하여 제공하는 서비스로 유선서비스의 품질과 안정성, 무선서비스의 이동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받기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므로 각 사업자들은 기존 통신시장의 포화에 대처하고 미래 통신시장의 주도권 장악을 위해 유무선통합서비스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정책적으로도 유무선통합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매우 복잡한 도전을 야기하고 있는바 유무선통합을 지원하기 위해 어떠한 형태의 정책과 전략이 요구되는 지를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통신서비스정책의 목표는 통신인프라의 고도화와 경쟁활성화로 대표된다.기존 통신서비스에 대한 정책성과를 간단히 평가한다면 인프라고도화 정책은 성공적이지만 경쟁활성화는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여러 가지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무선시장에서 선후발 사업자간의 격차가 좀체로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최근의 구조조정 추세로 사업자 수도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물론 통신서비스는 규모의 경제가 큰 장치산업적 특성이 강하므로 두가지 목표가 양립하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경쟁활성화 없이는 망고도화가 지속되기 어렵고, 망고도화가 전제되지 않는 경쟁활성화는 소비자의 편익증진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따라서 유무선통합서비스에 있어서는 기존 서비스시장의 문제점을 잘 고찰하여 두가지 목표를 균형 있게 이루어 가는 것이 정책의 묘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선 인프라고도화의 경우 우리나라는 최첨단의 유무선통합망 구축에 매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계 최고수준의 이동통신 및 초고속 Broadband 인프라를 가지고 있으며, 국내업체의 기술경쟁력도 날로 향상되고 있다. 따라서 기술적으로 우수한 유무선통합망의 구축가능성은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망고도화가 통신산업의 善순환(내수서비스시장 확대를 통한 장비산업의 세계시장 진출)이라는 계획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망구축의 경제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급속한 성장의 결과 이미 기존의 유선과 무선통신 서비스는 가입자포화 상태에 접어들고 있으며, 가계의 통신비 부담도 급증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의 통신서비스는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20%를 넘는 초고속 성장을 지속하여 왔다. 연평균 소득증가가 평균 5%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괄목할만한 성과이지만 이러한 형태의 비정상적인 성장이 무한정 지속되기는 어려우며, 부분적으로 이미 급속한 피로현상을 노정하고 있다. 유무선통합 추세에 맞추어 새로운 형태의 통신서비스가 속속 등장할 것이지만 각 서비스가 모두 가입자당 월 3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더구나 경기회복이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이 신규 서비스의 효용은 인식하되 예산부족으로 구입을 포기하는 상황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화된 네트워크를 최대한 경제적으로 구축하여 소비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경제적 네트워크의 구축을 위해서는 사업자들은 기존 네트워크의 재활용과 로밍/망연동 등을 통하여 추가적인 cost 절감에 노력해야 할 것이고 장비업체도 부작용이 많은 단말기보조금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설계단계부터 단말기나 시스템의 경제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정부정책도 경제적 네트워크 구축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 경쟁활성화 정책을 살펴보자. 통신서비스 발전에 있어 경쟁에너지의 중요성은 이미 우리나라 이동통신서비스의 급속한 성장으로 실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지나친 경쟁이 남긴 후유증이 아주 없지 않지만 전체적으로는 사회후생의 관점에서 경쟁의 성과를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유무선통합시장의 경쟁에 관해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휴대인터넷과 같이 최근 논의되는 유무선통합의 한 모습이 결국 인터넷백본과 무선가입자망을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것이므로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나 범위의 경제(economy of scope) 차원에서 모두 기존 인프라를 재활용할 수 있는 유선 또는 무선사업자가 매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망고도화가 유무선통합서비스의 경쟁활성화에 지나치게 부담을 줄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시장지배력(dominance)의 불공정한 전이(spill-over)를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선결 과제일 것이다.시장지배력 전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후적으로 불공정 행위가 있을 경우 각 사안별 규제(behavioral regulation)를 할 수도 있고, 이것이 원활히 작동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보다 강한 형태의 구조적인 규제(structural regulation)도 가능하다. 원론적이지만 규제의 결과로 기술발전의 경로가 심하게 저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고, 시장지배력 전이의 경로와 유형을 치밀하게 파악하여 효과적인 사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유무선통합시장의 경쟁활성화를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주파수이용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다른 조건이 동일할 경우 경쟁은 사업자 수와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전파통신서비스의 사업자 수를 결정하는 가장 큰 제약은 주파수자원의 제한성이다. 즉, 주파수는 무선통신서비스의 필수적인 생산요소이지만 자원의 제약과 기술적 요구사항으로 인해 사업을 원하는 모든 업체에게 주파수를 부여할 수는 없고 경쟁적 형태의 사업자선정 과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통신서비스의 패러다임이 'Last One Mile'의 무선화로 가고 있는 현실에서 결과적으로 몇몇 업체만 유무선통합서비스를 하게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이로울 것인지는 면밀히 검토해야한다. 주파수를 획득하지 못하는 사업자도 네트워크 투자의 인센티브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의 적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유휴 주파수를 이용할 기회를 주는 것이 경쟁활성화와 공정경쟁의 취지, 그리고 한정된 전파자원의 효율적 이용목적에도 부합할 것이다. 단 어떠한 경우에도 앞서의 지배적 사업자 문제는 별도로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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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제학 학사
서울대 경제학 석사
(美)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경제학 박사
통신방송연구실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