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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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규제이론에 대한 간략한 소개

  • 작성자민희철  책임연구원
  • 소속정보산업연구실
  • 등록일 2004.10.04


규제경제학(Economics of Regulation)은 정부의 독점기업 규제에 대한 경제학적인 분석을 말한다. 암스트롱(Mark Armstrong)에 따르면 규제경제학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분야의 문제에 대한 연구를 의미한다. 첫째는 어떤 산업이 공적소유로 있어야 하며, 어떤 산업은 사적인 소유로 전환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연구이고, 두 번째는 독점기업의 가격규제에 대한 연구, 마지막으로는 정부의 규제가 향후 산업의 경쟁상황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이다. 이중 특히 두 번째 문제 독점기업의 가격규제가 경제학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없이는 독점기업은 가격을 바람직스러운 수준보다 높게 책정하여 공급되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적정한 양의 재화와 서비스의 공급을 위해서 가격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

전통적으로 통신산업은 고정투자가 많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자연독점(natural monopoly)이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많은 통신사업자들이 국영기업의 형태를 띠었으며, 민영화된 이후에는 가격책정에 있어서 다양한 규제를 받고 있다. 그래서 연구자들이 규제이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통신산업을 염두에 두고 있던 경우도 많았다. 비록 최적규제이론이 주로 학계에서만 진행되는 논의이나, 최근의 연구동향을 간단히 소개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된 규제경제학의 새로운 흐름이다. 라폰(Jean-Jacques Laffont)과 티롤(Jean Tirole)은 1993년 출판된 그들의 책 “A Theory of Incentives in Procurement and Regulation"에서 이러한 새로운 연구방향을 종래의 규제연구와는 차별적인 새로운 규제경제학(New Regulatory Economics)이라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이들은 규제자로서의 정부와 규제대상으로서 독점기업간의 관계는 본질적으로 본인-대리인의 문제(principal-agent problem)로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규제대상인 독점기업은 정부와 상이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나름대로의 사적인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특히 정부가 독점기업과 관련된 모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단순한 규제정책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서, 규제자의 입장에서 독점기업이 기술개발을 위해서 얼마나 성실한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다. 규제대상기업은 규제기관에 비해 자신들의 기술수준, 비용구조, 그리고 영업활동에 대해 월등하게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또한 규제기관에 단지 유리한 정보만을 제공한다던지, 불리한 정보는 지연시키거나 아니면 불필요한 정보에 섞어서 제공하는 따위의 방법으로 규제자가 정확한 정보를 획득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가능하다. 규제자와 규제대상기업 사이에 이렇게 나타나는 정보의 격차를 경제학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al Asymmetry)이라고 부른다. 이런 경우 독점기업이 투자한 자본에 대해 일정하게 고정된 수익률을 보장하는 가격규제(rate-of-return regulation)는 기업의 기술개발의 유인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 종전의 규제이론의 경우 이러한 본인-대리인 문제를 무시함으로서 규제환경에서 중요한 측면인 유인구조(incentive)의 문제를 간과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적규제이론은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규제자에게 주어진 외부적 제약으로 상정하고, 이런 제한적 조건하에서 최적의 가격규제 정책을 도출해내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 이론의 중요한 메시지 중의 하나는 규제자가 복수의 규제방식을 제공하는 것이 유용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규제대상기업이 주어진 몇 개의 방식중 하나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숨겨져 있던 사적인 정보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는 데에 있다. 예를 들어 정부의 조달계약(procurement contract)의 경우, 정액계약(fixed-fee contract)과 실비정산식 계약(cost-plus contract) 중 어느 하나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둘 다 제시하여 기업이 그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위에서 간단히 살펴보았듯이 최적규제이론은 규제대상기업의 도덕적 해이의 문제에 대한 본격적 연구가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 외에도 보다 확장된 모형의 경우는 규제정책에서의 약속이행(commitment)에 관한 문제, 공공목표를 추구하지 않는 규제자의 문제 등 다양한 이슈들을 다루어 규제환경에 대한 연구자들의 이해를 확장시키는데 기여하였다.

한편 이러한 공로에도 불구하고, 최적규제이론은 몇 가지 부족한 점을 가지고 있는데, 먼저 규제이론이 전형적인 이론적 규제환경을 상정한 후에 논의를 진전시키다보니, 실제 규제환경과 관련된 제도적, 기술적 측면을 너무 도외시한다는 비판이 있다. 둘째는 이론의 구성상 요구되는 가정과 전제들이 때때로 매우 비현실적이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이론연구는 많이 진척된 반면 최적규제이론의 실증연구 및 적용사례가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 분야의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 * 약 력 * -----------------------------------------------

  민희철
+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 Columbia University 경제학 박사
  전공 : (산업조직론)
+ 現)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보산업연구실 책임연구원
+ E-mail: minheechul@kis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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