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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올림픽을 방불케 하는 아시아 최대의 행사인 “ITU TELECOM ASIA 2004"가 지난 11일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유비쿼터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 IT 기업의 의지를 보여준 장인 동시에 한국이 아시아 정보통신을 선도하는 IT 강국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자리였다.
부산에 도착하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부산역에서 택시를 타고 전시장인 BEXCO로 향했다. 날씨도 안좋고 비도 내리고 해서 그다지 사람들이 많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전시장에 도착한 순간 나의 예상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내부 등록센터까지 전시회를 관람하기 위해 등록양식을 작성하는 사람들, 전시장 관람용 티켓을 구입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정보통신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줄 미처 몰랐다.
등록을 마치고 전시장 내부로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한국 기업들의 전시관이었다. 규모도 크고 화려한데다 다양한 서비스를 시연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KT와 SK텔레콤의 유비쿼터스 시스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DMB폰 및 시연은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신비함을 더해주었다. 특히 DMB폰이나 300만 화소 폰은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람객들이 크게 매료되어 현장에서 구입을 원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차세대 신개념 서비스인 KT의 홈엔서비스와 하나로텔레콤의 브로드밴드TV 또한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통신방송융합서비스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사실 그동안 통신방송융합서비스에 대한 이론적 이해만 있었을 뿐 직접적으로 어떻게 구현되고 서비스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를 통해 신기술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서비스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직접 확인함으로써 앞으로의 연구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함께 흥미로웠던 서비스 중 하나는 SK텔레콤의 유아납치예방용 단말기였는데 아이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도 알 수 있는 기능도 탑재하고 있었다. 이 서비스가 세대를 초월하여 상용화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으나 문제해결능력이 없는 4세 이하의 유아만을 대상으로 판매한다고 한다.
정보통신 기술의 응용은 비단 기업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강남구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둘러보니 이제는 가정뿐만 아니라 관공서까지도 디지털 세상을 맞이하는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직까지 전국적인 전자정부 시스템이 구축되지는 않았지만 관공서에 들르지 않고서도 모든 민원업무를 해결할 수 있을 날이 머지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ITU TELECOM ASIA 2004는 한국의 정보통신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는 의미있는 행사였다. 정보통신 강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고히 하는 자리였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참관한 사람으로서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첫째,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과 다양한 서비스를 시연하는 장인만큼 다채로운 이벤트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 없지 않다. 특히 행사진행을 담당하는 도우미의 화려하고 자극적인 의상, 디지털 음악공연, 비주얼 중심의 영상쇼 등은 관심을 끌만한 볼거리가 될 수는 있겠으나 자칫 행사의 본질을 퇴색시킬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BEXCO가 국내에서 최대 규모의 전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장 주변은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앞으로 더욱 많은 행사를 유치하고 개최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전시장 주변은 아무런 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았다. 앞으로 이 지역이 국제대회 개최장소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호텔 등 숙박시설과 백화점, 쇼핑센터 등 편의시설이 신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보통신 분야는 향후 10년간 국가 성장동력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신기술 및 다양한 서비스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국가적 홍보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제대회 및 전시회는 이러한 홍보활동에 중요한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며 국가적으로 역량을 키워 자체적으로 국제대회 및 전시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모색해봐야 할 것이다.
디지털시대, 멀티미디어시대, 통신방송융합시대로 대변되는 정보통신 부문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여 앞으로는 국가차원에서 전문가나 관련 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포함한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동참할 수 있는 정보통신 관련 국제대회 및 전시회가 자주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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