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intendo는 게이머들에게 게임기를 팔아서 이윤을 획득한다. 그러나 게이머들은 게임기만으로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그 게임기에 맞는 게임팩(소프트웨어)을 구입해야만 한다. 만약 이들이 가진 게임기에 맞는 소프트웨어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지 않아서 원하는 게임을 할 수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물론 Nintendo는 게임기를 더 이상 팔 수 없어서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Nitendo로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많은 게임개발자들이 자신의 플랫폼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동시에 많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게임기를 구입하도록 해야 게임개발자들에게 유인을 줄 수 있다.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의 얘기가 여기서도 나온다.
이렇게 Nitendo라고 하는 플랫폼(platform)은 게임의 판매자(개발자)와 구매자(게이머) 사이에서 거래가 일어나도록 교량 역할을 해주면서 동시에 자신의 이윤을 확보한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와 같은 OS들도 여기에 해당한다. 윈도우즈에 맞는 응용소프트웨어가 많이 개발되어야 윈도우즈의 구매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윈도우즈가 많이 팔려야 많은 응용소프트웨어들이 윈도우즈용으로 개발된다. 동시에 윈도우즈는 응용소프트웨어 판매자(개발자)와 구매자들을 연결시켜준다. 포털사이트/TV 방송사/신문사는 광고주와 방문자/시청자/독자를 연결해주고, 신용카드회사는 가맹점과 카드사용자들을 이어준다.
Jean-Charles Rochet와 Jean Tirole에 따르면 이러한 two-sided market을 대략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고 한다. “단일 또는 복수의 플랫폼들이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상호작용(거래)을 가능하게 해주는 동시에, 그 양측에 적절히 비용을 부과하여 그 시장에 참여할 유인을 제공해주는 시장.”
플랫폼으로서는 판매자와 구매자 양측을 모두 묶어놓아야만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가격차원 또는 비가격차원의 수단들을 동원하여 이 목적을 달성하려한다. 앞서 예기했던 신용카드의 경우를 살펴보자. 신용카드회사는 가맹점으로부터 거래액에 비례하는 수수료를 받는다. 대신 카드사용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을 지운다. 정액의 연회비를 받거나 때로는 그마저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카드사용자들이 산업조직론에서 이야기하는 loss-leader가 된다. 저렴한 연회비로 충분한 카드가입자(구매자)들을 확보한 다음 이를 이용하여 가맹점(판매자)들의 가입을 유도하고 그들로부터 이윤을 확보하는 전략인 것이다. 포털사이트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무료회원(구매자)을 충분히 확보한 다음 이를 기반으로 광고주(판매자)들을 유인한다.
한편, 구매자와 판매자 양측으로부터 이윤을 획득하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OS의 경우처럼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판매자)들을 지원해주고 구매자들로부터 수입을 벌어들이는 경우도 있다.
가격외의 다른 수단을 동원하여 플랫폼을 유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수퍼마켓은 물건을 아주 싸게 공급하는 제조업자가 있다고 해서 그 제품만을 진열해 놓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다가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상품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학술회의에서 논문의 수준을 보고 발표자들을 선택하고, 많은 유료 참가자들을 확보하는 것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 방송사들은 시청자를 불쾌하게 만드는 광고와 광고주는 선택하지 않는다.
다음은, 왜 이러한 two-sided market이라는 개념이 중요한지 몇 가지 예를 들면서 이야기를 마무리 하도록 하겠다.
전통적으로 이러한 플랫폼들을 two-sided market의 관점이아니라 수직관계(vertical view)로 보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수직관계로 본 플랫폼은 상품의 판매자에게 필요한 투입재를 제공해주고 그들로 하여금 구매자들과 거래할 수 있게 해준다. 플랫폼은 단지 시장의 한쪽과만 거래하고 다른 쪽과는 직접적인 거래를 하지 않는다. 이러한 시각차이는 다음과 같은 규제상의 오류를 가져온다.
첫째, 판매자들이 구매자들에 대해 market power를 가지고 있어서, 구매자들이 해당 플랫폼에 가입하여 얻는 이득이 너무 적은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때, 플랫폼은 판매자가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책정하지 못하도록 가격상한을 설정하거나 구매자의 가격을 보조해줌으로써 구매자가 플랫폼에 참여할 의욕을 높여준다. 이것은 마치 규제기관의 역할과 비슷하다. 그러나 수직관계의 관점에서 보면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부과하는 가격을 플랫폼이 통제할 이유가 없다. 플랫폼이 직접 구매자들과 거래하지 않으므로 그들의 편익을 지켜줄 필요가 없고, 단지 직접거래를 하는 판매자의 이윤만 극대화시켜주면 된다.
둘째, 종종 최종사용자들은 가격 외에도 거래의 질적인 측면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어떤 산업의 플랫폼들은 시장참여자들의 자격을 제한한다. 앞서 언급한 학술회의와 수퍼마켓의 예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측면에서도 역시 플랫폼의 역할은 규제기관이 시장참여자들에게 최소자격을 요구하는 것과 유사하다. 그러나, 역시 수직관계의 관점에서 보면, 특히 장기적인 시각이 아니라면, 플랫폼이 구매자들의 후생을 내생화하는 것도 아닌데 판매자들을 가려서 선택할 이유가 없다.
셋째, 플랫폼은 한쪽 시장의 경쟁을 강화하여 가격을 한계비용수준으로 낮추고 거래량을 효율적인 수준으로 유도함으로써, 다른 쪽 시장에서 이윤을 부분적으로 챙길 수 있다. 예를 들어, 특허소유자가 그 특허를 이용해서 만든 물건의 최종소비자들과 직접 거래하고 거기서 이윤을 챙길 수 있다면, 특허를 특정 또는 소수의 제조업체에 허가해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많은 제조업자들에게 허가해주고 경쟁을 시킨 다음 소비자들로부터 이윤을 획득하려 할 것이다. 경쟁당국처럼 플랫폼이 경쟁과 관련된 편익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역시 이경우도 수직관계의 관점에서 보면 단지 한쪽 시장과 거래하는 플랫폼이 이러한 방식으로 편익을 내생화시킬 이유가 없다. 특허소유자는 특허를 높은 가격에 팔기만 할 뿐, 소비자들을 상관하지 않는다. 여기서 two-sided market에서는 수직관계에서보다 시장봉쇄의 가능성이 적음을 예상할 수 있다.
이상에서와 같이 플랫폼은 자신의 플랫폼을 유지하기 위하여 때로 규제기관과 비슷한 역할을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의 균형을 지켜주어야만 한다. 그러므로 two-sided market을 수직관계의 관점에서 판단하여 적용한 제도 특히 규제들은 심각한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외에도 two-sided market에 one-sided logic을 적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이 있다(Julian Wright, 2004, Review of Network Economics). 시장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규제는 점점 더 많은 조심성을 필요로 한다.
----- 약력 -------------------------------------------
고려대학교 경제학 학사 및 석사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경제학 박사 전공 : (산업조직론)
2004.08 ~ 현 재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1991.01 ~ 1998.07 :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원 및 주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