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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은 연구원이 창립한지 20년이 되는 해로 사람으로 치면 20살 성인이 되는 해이다. 연구원으로 20년을 보낸 사람으로서
지난 세월 가장 인상적이었던 몇 몇 사건들을 통해 과연 우리가 가진 핵심역량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아무래도
그 동안 글쓴이에게 가장 인상에 남는 사건은 반도체산업투자, CDMA 상용화, 월드컵 등이 아닌가 생각한다.
1980년대 중반 연구소 초창기시절 사회적 이슈중의 하나는 삼성전자의 D RAM 반도체 투자가 과연 성공할 수 있는냐 하는 것이었다.
학계와 연구계는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것은 반도체라는 것이 막대한 투자와 급속한 기술발전을 요하는 산업으로
승자가 이익을 독점적으로 향유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자본이나 기술력에 있어서 미국, 일본에 비해 훨씬 뒤떨어져
계속 쫓아가다 투자의 한계를 느껴 실패하기 쉽다는 주장이었다. 차라리 틈새시장인 S RAM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러나 삼성은 위험을 감수하고 D RAM에 본격적으로 투자하였으며, 20년이 지난 현재 전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기술개발력도
정상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것은 자본과 기술력이 뒤떨어진 국내 기업이 인적, 물적 자원의 집중을 통하여 선진국 기업을
추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1990년대 중반에는 새로운 이동통신방식으로서 GSM을 선택할 것인가 CDMA를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당시 GSM은 이미 유럽에서 상용화되어 전세계의 3/4 정도가 채택 예정으로 있었고, 이에 반해 CDMA는 미국의 퀄컴사가 특허를
가진 방식으로 이론상으로는 GSM 보다 더 우수하나 상용화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아 불투명한 상태였다. 우리나라의 무선통신기술은
안보상의 이유로 제한을 하여 온 결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큰 차이가 나는 후진국 수준이었다. 두 방식의 선택을 두고 학계와
산업계는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GSM을 옹호하는 측은 상용화의 위험이 없고 전자산업의 수출 등에 유리하다는 주장이었고, CDMA를
옹호하는 측은 상용화를 통해 독점적 응용기술을 가질 수 있고, 해외 통신사업진출에도 유리하다는 주장이었다. 정보통신부는 위험을
감수하고 CDMA방식을 표준으로 선택하였으며, 이동통신 3사는 상용화 경쟁을 시작하였다. 세계 최초의 상용화를 과연 국내 사업자가
이루어낼 수 있을까 하는 국민적 우려는 반년도 지나지 않아 대성공으로 나타났다. 사업자들은 상용화에 앞서기 위해 임원들이 차로
전국을 돌며 통화가 되지 않는 음영지역을 찾아 나썼고, 기술팀은 회사에서 야전침대를 깔고 병영처럼 생활하며 몇 개월을 보냈다고
한다. 그 때 축적된 단말기 및 전송 기술은 우리나라 무선통신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이룩한 기폭제가 되었다. 많은 통신전문가들은
우리가 반년만에 이룩한 CDMA 상용화가 유럽이나 미국이었다면 적어도 3년 이상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상용화에 대한 속도경쟁력, 문제해결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역량의 근원은 집중력이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월드컵은 우리 국민들에게 큰 자신감과 저력을 보여주 사건이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붉은악마가 되어 길거리 응원을 하였던
모습은 지금도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 중심에는 히딩크를 리더로 하는 월드컵전사들이 있었다. 우리 월드컵팀은 빨랐으며, 상대를
압박하는 강력한 집중력으로 세계적 강팀들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온 국민은 하나되어 길거리로 나와 신명나는 거리축제를 질서 정연하게
벌려 전세계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월드컵을 전후하여 한국의 이미지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엄청난 응집력을 가진 나라,
길거리에서도 신명나는 놀이를 펼치는 나라, 역동적이고 정열적인 나라’로 변화 하였다고 한다.
월드컵은 우리에게 숨겨진 놀라운 잠재력을 폭발시킨 계기가 되었다. 일본에 비해 재정적으로 훨씬 부족한 우리팀이 좋은 성적을 올렸던
것은 히딩크라는 최적의 리더가 우리의 역량을 최대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 축구의 특징인 스피드, 정신력(투지)에 히딩크의 과학적인 체력 훈련과 상대편을 조직적으로 압박하는 조직력이 결합되어 강력한
집중력을 가진팀으로 거듭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처럼
위의 사례들에서 보듯이 우리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스피드, 문제해결력 등에서 보여주는 강력한
집중력이 우리가 가진 핵심역량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한 우리의 역량이 있었기에 한강의 기적도 가능한 것이 아니었을까? 우리의 잠재역량은
월드컵을 계기로 분출되기 시작하였으며, 최근엔 인터넷, 모바일 등 IT분야를 중심으로 그 역량이 발휘되어 세계 정상의 위치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그것을 위해서는 최적의 리더와 응집될 수 있는 공통의 목표 제시가 필요조건이 된다 하겠다.
미래에는 우리나라도 인적자원이 급속하게 고령화 되고, 기술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의 핵심역량을 IT와 BT,
나노 등 새로운 산업분야에서 발휘함으로써 선진 경제 강국의 건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약력 -------------------------------------------
+ 영남대학교 상경대학 경영학과 학사
+ 부산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석사 전공 : (경영학)
+ 경희대학교 경영학 박사 전공 : (경영학)
+ e-mail : jspark@kis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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