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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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이기주의’와 집단의 ‘이기주의’에 대한 개인적 생각

  • 작성자변정욱  책임연구원
  • 소속공정경쟁연구실
  • 등록일 2005.04.22

요즘 뉴스에서 ‘집단이기주의‘니 ’제밥그릇 챙기기’라는 말을 심심치않게 들을 수 있다. 나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의 관계가 각양각색의 집단들로 구성되어 있고 나 역시 사적 이익에 초연할 수 없는 사람이다 보니 이러한 단어가 사실은 나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단어라고 새삼 실감하고 있다. 사정이 그러하니 이것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글쓰기에 앞서, 이하는 사적 유인(incentive)에 의해 행동의 대부분을 결정하는 속인(俗人)의 의견임을 밝혀둔다. 다시 말해 집단간의 갈등을 대승적 차원의 도덕심, 이해와 양보 등을 통해 해결하자는 식의 접근법과는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보겠다. 또한 이하에 나오는 개념들은 철학이나 경영학 서적에 존재하는 용어가 아니라 개인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필자가 임의로 정의한 개념들임을 밝혀둔다.

‘집단이기주의’라는 말은 매우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다. 아마도 그 이유는 특정 집단이 도덕적으로 부당하거나 혹은 법을 교묘히 이용하여 대응능력이 없거나 약한 다른 집단에게 부당한 피해를 끼침으로써 자기들이 이익을 보거나, 어떤 행위가 사회 전체적으로는 바람직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사적이익에 대한 피해보상 혹은 밥그릇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리한 집단행동을 행하는 것을 ‘집단이기주의‘라고 암묵적으로 정의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아마도 이러한 의미의 ’집단이기주의‘에 대해 부정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위의 말에 공감을 했다면 ‘집단이기주의’라는 말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비판의 대상이 되는 집단의 행위가 도덕적으로 부당하며 관련 집단들을 포괄하는 상위 조직의 목적에 위배됨을 입증하거나 그러한 사실에 대해 다수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타당한 근거가 없는 감정적 주장이나 상대방이 받아들이기 어렵거나 논란의 소지가 많은 주장만으로 특정 집단을 비난하는 것은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상대집단을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집단이 이익을 얻으려는 ‘이기주의‘의 한 형태일 뿐이다. 이와같이 자신의 집단이 이익을 얻으려는 ‘이기주의‘와 통상 도덕적 비판의 대상이 되는 ’집단이기주의’와는 구분이 되어야 하겠다. 집단의 이익을 위한 ‘이기주의’ 중에서도 도덕적으로 부당하거나 상위집단의 목적에 배치되는 경우와 그렇게 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전자를 ‘집단이기주의‘의 한 형태로 본다면, 후자는 ’집단이기주의‘와 구분되는 개념의 이기주의가 될 것이다. 딱히 적당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으니 이러한 개념의 이기주의를 그냥 ‘전략적 집단이기주의’라 부르기로 하자. 속인의 시각으로 볼때 ‘전략적 집단이기주의’는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보인다. 여러 집단간의 ‘전략적 집단이기주의’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문제들을 전체 집단을 포괄하는 조절자가 어떻게 통제하며 조절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전체를 포괄하는 상위 집단의 목적과 조절자 개인의 유인이 전적으로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상위의 조절자 역시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개인적 유인에 크게 영향받는 속인이 아니란 보장 역시 없지 않은가. 이러한 집단간의 유기적 상호작용에 의해 더 큰 상위개념의 집단 혹은 조직이 흥망성쇠의 과정을 거치며 진화하거나 퇴화해 가는 것이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아닌가한다.

속인인 나로서는 위에서 거창하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라 표현한, 나를 둘러싼 집단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철학 또는 경영의 원칙에 대해서는 할 말도, 자격도 부족하다. 딱 나의 수준에서 하고 싶은 말은, 적어도 자신이 나와 같은 속인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집단간의 갈등과 무리가 되지않는 범위 내에서 집단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집단이기주의’를 감정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식하자는 것이다. 또한, 도덕적 가치판단인 ‘집단 이기주의’라는 말로 상대를 비판하기 전에 상대의 행동이 객관적으로 부도덕한 것인가를 한번쯤 생각해보자. 남의 행동을 감정이 개입된 자신의 잣대로 보면 매우 불합리한 것으로 보일지라도 제3자가 볼때는 불합리성의 판단이 모호할수도 있다. 한번쯤 易地思之의 과정을 거치자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집단에 속해있건, 어떠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건 간에,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오해나 감정의 개입에 의한 불필요한 사회적 혹은 조직적 손실을 상당히 줄이며 조직이나 사회가 운영되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러한 자세가 대화와 타협, 이해와 양보라는 피상적 설득보다 속인들을 현실적으로 설득시키는데 더욱 합리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마친다.

 

----- 약력 -------------------------------------------

+ 경기고등학교
+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 전공 : (경제학)
+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석사 / 전공 : (경제학)
+ University of Pennsylvania 경제학과 박사 / 전공 : (산업조직론)
+ 現)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공정경쟁연구실 책임연구원

  • 부서대외협력팀
  • 담당자신보람
  • 연락처043-531-4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