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에 필요한 것은 뱅킹이지 은행이 아니다”, “교육과 학습은 영원하지만 학교는 사라질 수 있다”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의 예측이다. 이 논리를 미래 정부 모습에 적용해보자.
요즘 인터넷의 화두는 웹 2.0이다.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쓰이는 개념이기에 설명이 쉽지 않으나 전자정부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IT 발전에 따라 정보공유와 시스템 연계가 자유로워지면서, 다양한 조직의 연관업무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필요에 따라 통합됨으로써 조직간 경계가 무의미해지는 상태”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까.
지금까지의 익숙한 정부의 모습과 기능은 사라지고, 완전히 다른 정부를 보게 될 것이다. 드러커의 표현을 빌리면 “국정 관리(governance)가 필요한 것이지, 현재의 정부(government)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미래연구에서는 가상정부라고 부른다.
90년대 논의되었던 가상기업 개념과 비슷하다. 독자적인 사무실이나 직급체계 없이 온라인에서 수시로 그 모습을 변경시킬 수 있는게 가상기업이다. 고객 욕구에 즉시 대응하며 외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 형태이다.
가상정부는 기관간 완전한 정보공유와 자유로운 양방향 의사소통을 전제로 한다. 각종 서비스를 원하는 장소에서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제공하는 정부이다.
현재의 정부는 국민이 신청하는 서비스를 생산하여 제공한다. 이 과정을 조금 쉽고 편리하게 바꾼 전자정부는 집에서 서비스를 신청하면 예전보다 낮은 비용으로 생산하여 집까지 전달해준다. 가상정부는 여기에서 나아가 국민이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항상 대응 체제를 갖춘 정부이다. 국민이 정부에 접근하여 서비스를 받는 대신, 국민의 활동이나 이벤트에 따라 정부가 알아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 입장에서는 개인화된 웹사이트(MyGov) 또는 ‘내 손안의 정부’를 통해 구체화된다. 각자의 필요에 의해 개인이 창조한 자기만의 정부이다.
가령 부동산 매입의 경우, 관련 기관 사이트에서 관련 정보가 매입자의 MyGov에 제공된다. 동시에 매매계약 및 거래신고(건교부), 취득세 납부(시군구), 소유권 이전등기와 등록세 납부(법원) 등 매입자가 할 일이 일목요연하게 한 화면에 보여진다. 행정 처리도 MyGov와 연결된 후선 부서에서 자동적으로 단계별로 이루어진다.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지만 가상정부는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 정부 모습이다. 웹 2.0과 같은 기술 이용환경을 수용하고, 변하는 고객 욕구를 신속하게 만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정부 모습이다. 가상정부는 우리가 만들어 가는 미래 모습이기 때문에 가장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 본 칼럼은 전자신문 4월 23일자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