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경쟁상황 평가의 법제화가 이루어져 정보통신부는 매년 통신시장의 경쟁상황평가를 실시하게 되었다. 경쟁상황 평가란 주요 통신서비스들의 관련시장을 획정한 후 해당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사업자는 누구인지를 다양한 지표들의 분석을 통해 판별해 내는 작업이다. 이러한 작업은 경쟁이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독점으로 인한 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큰 시장에 적절한 규제를 부과함으로써 경쟁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여 궁극적으로 이용자들의 후생을 증진시키자는 목적으로 행하여진다.
이러한 작업이 최근에 특히 중요하게 된 사정은 다음과 같다. 과거 유선통신 위주의 서비스가 주요 통신서비스를 구성하고 있던 시절에는 수요 혹은 공급조건 상 서비스간 구별이 명확하였고 경쟁의 양상도 동종 서비스 제공자간에 국한되어 경쟁상황의 판단이 상대적으로 용이했다. 따라서 전기통신사업법의 사업자 허가 단위인 기간통신 역무를 각각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각 시장의 경쟁상황을 시장점유율 등 대표적 지표를 통하여 판단하여도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근래에는 이동통신의 확산, 초고속인터넷의 광대역화 및 all IP화에 기반한 신규 서비스의 등장 등으로 서비스간 융합과 경쟁이 활발하여 더 이상 과거의 허가 단위를 경쟁의
단위인 하나의 시장으로 볼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신규서비스 도입, 대체 기술의 발달 등으로 경쟁의 양상도 한층 복잡하게 되어, 단순히 몇 개의 지표만을 통해 기계적으로 경쟁상황을 판단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시장환경의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경제논리에 기초한 방법으로 시장을 획정하고 획정된 시장을 다양한 지표를 통해 다각도로 분석하여 좀 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평가를 위해 주요국가에서는 경쟁상황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상황 평가의 수행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평가의 결과가 특정 시장 및 사업자의 규제 여부에 직접적 영향을 주므로 평가 결과에 대해 첨예한 이해관계의 대립이 존재한다. 따라서 최종 결정의 과정에 많은 논란과 이슈의 대립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대립은 특히 평가 지표가 판단의 회색지대에 있는 경우 더욱 심하다. 또한 정량분석을 위한 데이터의 수집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평가에 요구되는 데이터의 종류도 많을 뿐 아니라 사업자에 따라 집계방법도 상이한 경우가 많아 데이터의 일관성 확보에도 큰 어려움이 따른다. 정량분석이 어려운 경우 정성적 분석에 의존해야 하나 자칫 주관적 판단이 될 수 있거나 주관적 판단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쉽다.
국내의 경우도 경쟁상황평가가 정착되기까지 어느정도 시행착오가 있으리라 예상되나 이러한 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전문인력의 투입이 필요하다. 또한 주요 판단 시 논의 과정의 공개와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결론 도출이 중요하다.
내년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경쟁상황평가를 실시하게 된다. 어느 정도 도입기의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더라도 향후 통신시장 모든 규제의 출발점이 될 경쟁상황평가의 빠른 정착을 위해 정보통신부, 관련 연구기관, 통신사업자 등 각계의 노력과 협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