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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우편전략과 우편사업 미래

  • 작성자최중범  부연구위원
  • 소속우정경영연구소
  • 등록일 2012.10.15

지난 9월 24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25차 만국우편연합 총회가 10월 15일 폐회되었다. 금번 총회에서는 다양한 의제가 다루어졌지만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만국우편연합(이하 UPU)이 추진할, 그래서 회원국 우편사업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도하우편전략(Doha Postal Strategy, 이하 DPS) 채택이다.

오늘날 우편사업 환경은 급속히 변하고 있다. 정치·경제적 환경은 현재로서는 그 윤곽조차 그리기 쉽지 않은, 그래서 그 영향이 극적이고 심대할 것이라는 짐작만 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급변하고 있으며, 기술적 혁신 또한 쫓아가기에 숨이 가쁠 정도로 소비자와 기업의 행태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편사업이 미래를 도모하자면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한 전략이 필요하며, DPS에 눈길이 머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급속한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주목할 만한 현상적 변화는 통상과 소포로 구분되는 우편물량 구성의 변화이다.
 
금세기 들어 주요국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서장 취급에서 우편사업이 누려왔던 배타적 권리를 축소 내지는 폐지하여 시장을 자유화하였고, e-mail과 스마트 폰의 급속한 확산으로 과거 같으면 우편으로 처리하였을 통신문이 전자적 수단으로 처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국의 통상우편물량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데, International Post Corporation은 대체수단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물량 감소 추세에 근거하여 2020년 전 세계 통상우편물량이 2009년의 6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 놓고 있다. 이러한 통상우편물량 감소는 통신수단으로서 우편의 입지가 급격히 약화됨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반면 소포우편물량은 꾸준히 증가하여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 확산과 그에 따른 경기침체, 변동성 확대라는 위협 요인이 존재하지만 세계경제의 성장과 글로벌화, 전자상거래로 특징되는 경제의 디지털화에 따라 물류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점에서 소포우편물량 증가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소포우편물량 증가는 물류수단으로서 우편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처럼 상반된 증감 추이에 따른 우편물량 구성 변화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통상우편 중심으로 구축해 온 우편관련 제도와 시설, 활용 장비 등의 변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우편의 기본적 역할이 통신수단에서 물류수단으로 바뀌는 상황까지도 배제할 수 없게 하고 있다.

UPU는 DPS를 채택하면서 이와 같은 현상적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DPS가 4개 전략목표 가운데 하나로 들고 있는 ‘혁신적인 상품 및 서비스 촉진(3차원 네트워크 개발)’은 전자상거래 확산으로 기대되는 소포우편물량 증가라는 새로운 기회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 목표에서 언급하고 있는 ‘3차원 네트워크’는 전자상거래 주문에 따른 배송의 이행과 관련한 ‘물리적, 재무적, 전자적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혁신적인 상품 및 서비스 촉진’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과제로  DPS는 ‘우편상품 및 서비스의 현대화 및 다양화, 신기술 사용을 통한 시장성장 촉진, 국제 전자상거래 촉진, 3차원 우편네트워크의 지속적 개발’ 등 4가지를 들고 있다.     
  
DPS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UPU가 구사할 전략이다. 그러나 전략과제 수행과정에 UPU뿐만 아니라 회원국 우편사업자, 규제기관, 정부의 일정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각국 우편사업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DPS는 향후 4∼5년간 우편부문에서 발생할 일들을 가늠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면관계상 DPS를 상세히 살펴볼 수는 없고, DPS가 표명하고 있는 UPU의 사명과 비전을 통해 우편사업의 미래를 살짝 엿보면 다음과 같다.

우편물량 구성 변화라는 사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현상적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UPU는 경제활동에 있어 우편의 역할은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는 DPS가 ‘우편부문, 글로벌 경제의 핵심 구성요소’라고 천명한 UPU의 비전에서 확인된다. 아울러 UPU는 DPS에서 자신의 사명을 ‘세계인의 소통을 촉진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접근 가능한 보편적 우편서비스의 지속적 발전 도모’라 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사명 인식은 종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DPS에 제시된 UPU의 사명과 비전은 급격한 사업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편부문이 경제활동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로 이제까지와 같은 역할을 앞으로도 지속할 것임을 시사한다. UPU가 세계 각국의 우편당국자 모임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입장의 견지가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러한 입장 견지가 크게 잘못되지는 않았다는 판단이다.
 
DPS가 종료되어 감에 따라 UPU가 새로운 우편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4년 후 이맘 때, DPS에서 표명하고 있는 사명에 부합하게 과업을 충실히 이행하여 비전에 근접한 모습을 띤 우편사업과 조우하여 오늘의 판단이 적절했음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부서대외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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