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현대인들의 일상은 컴퓨터를 켜면서 시작한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클릭하여 열면 각자 취향에 맞는 포털사이트가 나온다. Internet Trend(2012)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 인구의 75%가 검색엔진으로 네이버(Naver)를 사용하고 있고 15%가 다음(Daum), 구글(Google)을 비롯한 나머지 사이트가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포털사이트의 영향력은 사람들의 잠재의식 속에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영향력은 실시간 검색어나 인기검색어 순위와 같은 검색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되어가는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검색통계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 인지할 필요가 있다.
검색(search)은 단순히 알고자 하는 것에 대한 지식습득을 넘어 검색통계라는 새로운 데이터 창출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검색통계는 사회 전반적인 흐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여론조사가 소수의 인원으로 표본조사를 하여 결과를 추출해 내는 데에 반해 검색통계의 인원은 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천, 수만, 수억 명의 사람들의 관심사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 특히 선거를 비롯한 정치영역에서 그 가치는 더욱 커진다.
검색통계는 실제로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라는 점에서 검증된 예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미국대통령 선거였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기 며칠 전, 구글에서는 버락 오바마와 존 매케인으로 검색한 수에 대해 조사하였다. 그 결과, 버락 오바마의 검색량이 존 매케인보다 5배 이상 많았으며 이것으로 출구조사보다 먼저 오바마의 당선을 예측할 수 있었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구글에서 보여준 2011년 10월 우리나라 서울시장 검색통계 자료에서도 검색통계의 신빙성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박원순, 나경원으로 축소된 대결구도 안에서 구글 트렌드 검색결과는 선거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과 동시에 당시 여론을 알 수 있는 수단으로 떠올랐다. 박원순과 안철수 대 나경원과 박근혜 검색량을 비롯해 네거티브 성향끼리의 싸움이었던 나꼼수와 나경원의 검색통계에서 나꼼수가 월등하게 우위를 차지했다. 이것은 박원순의 승리를 확정지을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예측을 가능하게 한 것이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검색통계가 우리나라 포털사이트에서는 분석이 어렵다는 점이다. 구글과 우리나라 포털사이트 사이에는 ‘공개성(openness)’라는 측면에서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구글은 구글트렌드(Google Trends)라는 페이지를 만들어 검색통계를 전면적으로 공개함으로서 투명성을 어필해 왔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 포털사이트 중 가장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네이버는 검색어 조작의 의혹 등이 불거져 나오면서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물론 다음(Daum)과 같이 다음(Daum) 검색트렌드를 만들어 공개하는 사이트도 있지만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검색통계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권력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관여하며 독점하려는 행태는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 포털사이트는 검색통계를 투명화하여 보다 가치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데이터화시켜 공공이익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할 때 비로소 자유로운 형태의 검색사이트로서의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8대 대통령선거를 2개월 남짓 남겨둔 현 시점에서 포털사이트가 검색통계 자료에 대한 공개를 검토하여 국민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공정한 도구로서 자리매김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