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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선별, 보존을 바탕으로 진화하는 차이완의 반도체 생태계

  • 작성자김민식  부연구위원
  • 소속미래융합연구실
  • 등록일 2012.11.12

현재 차이완(대만과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다양성을 바탕으로 선별되어 보존되는 진화론적인 생태계를 구성하여 가치사슬구조가 탄탄하고 건강하게 유지 및 발전되고 있다.

 이러한 진화론적인 산업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넬슨과 윈터의 연구는 「사이몬의 제한된 합리성을 슘페터의 기술 혁신 명제와 접합시킨 진화론적 사고의 이론」을 제공하고 있다. 즉 기업들이 자신들의 행동양식을 탐색하고 선택함으로써 끊임없이 수정해 가는 과정을 형식적인 모델로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진화론적인 경제학자들은 경제 유기체의 일상 반복(routine)을 생물 유기체의 유전자(gene)에 비유하고, 진화 생물학의 돌연변이(mutation)를 기업의 탐색활동(exploration)에 비유하며, 생물학에서의 생존경쟁을 경제학에서의 시장경쟁에 비유하고 있다.

 특히 진화론적 경제학자들은 「기업의 발전은 개체가 아닌 집단(산업)에서의 진화에 의해 이루어지며, 공동 진화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첫째, 참신성을 위해 기존 구조의 변형을 창출하는 장치(variation mechanism)가 존재해야한다. 둘째, 선별에 대한 압력(selection pressure)이 지속되어야한다. 마지막으로 보존 기제(retention mechanism)가 상존하여 현 경제 구조의 골격을 미래의 것으로 구조에 반영시키는 전환 장치가 있어야한다.
 최근 이러한 다양성, 선별, 보존 등의 기제를 바탕으로 진화하는 실제적인 사례로 차이완(중국과 대만) 반도체 산업을 들 수 있다. 현재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파운드리(Foundry, 위탁생산) 업체인 TSMC, UMC를 중심으로, 팹리스(Fabless, IC설계) 업체인 MediaTek, MStar, Novatek 등 전(前)공정 업체로부터 ASE, Spil 등 후(後)공정(제조·포장·테스트단계) 업체까지 건강한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대만의 반도체 생태계의 구성에는, 우선 반도체 제조만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 업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위험을 담보하면서 순수 파운드리 기업을 설립하고자 하는 변화의 기제가 존재하였다. 실제적으로 대만 정부와 필립스의 반도체 위탁생산 합작기업인 TSMC가 출현하였다.
 둘째, 가격 변동이 심한 반도체 사업에서 고정비 지출로 인한 부담 없이 IC설계 기술 개발에만 전념하는 팹리스 업체들의 지속적인 증가는 순수 파운드리 업체의 성장을 가능하게 해주는 선별의 압력으로 작용하였다. 더욱이 팹리스 업체들뿐만 아니라 종합반도체업체(IDM)들도 부족한 공급능력을 보충하기 위하여 순수 파운드리 업체에 반도체 제조를 위탁하기 시작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순수 파운드리 업체의 성장과 성공은 순수 파운드리 업체간의 본격적인 경쟁을 가져오는 보존의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TSMC와 같이 경쟁하고 있는 UMC도 대만의 경쟁력 있는 파운드리 전문업체로 자리잡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도 중국 최대 및 최고 기술수준을 갖춘 파운드리 업체인 SMIC 등장하여, 반도체 설계 및 생산능력이 한 단계 성장하고 있다.
 
 Gartner에 의하면 2011년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 시장점유율에서 TSMC, UMC, SMIC가 각각 시장점유율 순위에서 1위, 2위, 4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TSMC는 시장점유율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파운드리 업체에게 생산을 위탁하고 있는 대만의 팹리스 기업들은, 세계 1·2․4위를 유지하고 있는 파운드리 업체의 뒷받침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IC insight에 따르면 2011년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25대 팹리스 업체 중 대만기업 4개와 중국기업 2개가 순위권에 진입해 차이완은 미국 다음 가는 팹리스 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MediaTek, MStar Semiconductor, Novatek Microelectronics, Realtek Semiconductor, Himax Technologies 을 비롯해 총 250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팹리스 업체가 대만 반도체 업계를 포진하고 있다. 중국에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HiSilicon 및 Spreadtrium을 비롯해 약 400~ 500개의 팹리스 업체가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차이완의 반도체 생태계는 다양성, 선별, 보존을 바탕으로 진화하는 모범적인 ICT 생태계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에도 대만과 중국의 파운드리 기업들은 시스템 반도체 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도맡고 있으며, 대만과 중국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게 한 결정적 요소로 분석할 수 있다. 특히 대만의 파운드리 및 팹리스 기업의 기술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중국의 파운드리 및 팹리스 업체들과 협력이 강화되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차이완의 경쟁력이 급성장을 할 가능성이 높다.

 

  • 부서대외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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