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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시계’를 읽자

  • 작성자공영일  부연구위원
  • 소속국제협력연구실
  • 등록일 2013.02.19

애플이 스마트 시계를 개발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2월 11일자) 이후, 스마트 시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후 다양한 언론을 통해 애플이 언제, 어떤 형태와 기능을 가진 스마트 시계를 출시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기사들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 업체의 입장에서 경쟁사의 제품 개발 동향을 파악하여 신속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스마트 시계가 기존의 단말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category)의 제품이라는 점에서 좀 더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해 보인다. 이는 스마트 시계를 어떻게 규정하고 접근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기술적 관점에서 스마트 시계는 스마트폰과 태블릿과 연계하여 정보 표시기, 정보 수집기, 전자기기 제어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보완재로 파악될 수 있다. 스마트 시계는 문자ㆍSNSㆍ뉴스ㆍ일정ㆍ전화 수신 등의 정보를 표시해준다. 특정 스마트 시계는 거리ㆍ속도ㆍ방향ㆍ운동량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 가공하여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MP3 플레이어 기능을 수행한다든지, 전화를 받거나 거절한다든지 등의 기능은 전자기기 제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 기능은 향후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각종 가전기기, 스마트 카 등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상품 관점에서 스마트 시계는 전자제품, 플랫폼 제품, 패션(명품) 소품으로 파악될 수 있다. 스마트 시계는 전자제품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확대될수록 정보단말 생산업체의 참여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스마트 시계가 플랫폼 성격을 가진다는 점도 기존 시계와 차별되는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소니, 아임와치, 페블의 경우 제3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자체적인 SDK(Software Development Kit) 공개를 통해 이들 시계에 탑재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유인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 시계가 사실상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플랫폼 제품이며, 제3 개발자를 통해 제품의 가치를 부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스마트 시계는 또한 기존 시계가 가지고 있는 패션 소품으로서의 특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한 명의 소비자에게 디자인과 기능이 다른 복수의 스마트 시계를 판매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시계가 가지는 명품 또는 과시재로서의 특성이 스마트 시계와 적절히 결합되면 높은 가격 설정도 가능할 것이다.

정보단말 생산업체 관점에서 스마트 시계는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와 카드사,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에게 스마트 시계는 모바일 지갑을 탑재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모바일 지갑기능을 시계에 탑재하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정보단말 생산업체에게 스마트 시계는 스마트폰, 태블릿의 차별화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 시계가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보완재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시계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판매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 관점에서 스마트 시계는 뭘까? 앞에서 언급한 편의 기기일 수도 있으며, 건강 보조기기, 패션 아이템, 명품(과시재), 통화기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네티즌은 기사 댓글에서 다음과 같이 스마트 시계를 정의하고 있었다. "스마트 시계 = 전화도 되고 문자도 되고, 심지어 인터넷도 되는 스마트한 시계…, 내 스마트폰!" 이처럼 소비자들에게 스마트 시계는 다양한 차원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기기가 가진 잠재력과 다양한 의미를 읽어내고 이를 기반으로 전달하고자하는 가치를 가장 잘 구현하는 기업이 시장의 주도자가 될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명확한 이 사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여러 교훈들 중 하나가 아니었던가.

스마트 시계, 이 뭣고?


 * 본 칼럼은 디지털타임스 2월 19일(화) 22면 [디지털산책]에 게재된 글입니다. (☞ 해당기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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