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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운전차’ 성큼 오는데…

  • 작성자공영일  부연구위원
  • 소속창조경제연구실
  • 등록일 2013.05.02

"이것은 당신을 그곳에 데려다 주고 데려온다(It gets you there and it brings you back)."

헨리 포드가 20세기 자동차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던 포드 모델 T(Ford Model T)를 홍보할 때 자주 활용했던 슬로건이다. 경마차(輕馬車)가 주요 운송수단이던 시절에 동력을 내연기관으로 바꾼 `말(馬) 없는 차' 자동차의 편의성을 강조한 이 메시지는 모델 T의 급속한 대중화에 일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00년이 지난 지금, 이 슬로건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이제 `운전자 없이' 우리를 목적지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는 자동운전 자동차(driverless, autonomous car)의 등장이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미국에서 구글이 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자동운전 자동차의 기술 개발과 주행 테스트에 박차를 기울이고 있다. 자동운전 자동차에 관한 법령을 제정하는 주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네바다ㆍ플로리다ㆍ캘리포니아 주에서 관련 법령이 제정되었으며, 9개 주에서 법안 심사 중이다. 아우디ㆍGMㆍ도요타ㆍ닛산ㆍ콘티넨탈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관련 기술 개발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2020년경에는 자동운전 자동차를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운전 자동차에는 비디오 카메라, 레이더 센서, 레이저 레인지 파인더, 위치 측정기 등의 센서가 탑재되는데 이들 센서는 주변의 차량, 사물, 사람, 신호, 차선 등의 운행과 관련된 제반 상황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자동운전 자동차에서 센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센서를 통해 수집된 대량의 데이터를 해석하여 방향조작, 가감속, 정지에 관한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내리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이 자동운전 자동차 개발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구글은 2005년과 2007년에 개최된 무인자동차 대회에서 우승한 팀들을 영입하여 자동운전 자동차 사업을 전담하게 하였다. 이들은 기계공학자들이 아닌 인공지능 전문가들이다. 여기에 구글의 알고리즘 개발 역량, 지리 정보시스템(구글 맵스, 구글 스트리트뷰)과 방대한 지리 데이터, 빅데이터 분석 역량 등을 고려해보면 `인터넷 검색 기업 구글'이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자동운전 자동차 사업에서 어떻게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을 제치고 크게 앞서 갈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동운전 자동차가 일상화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로 될 수 있다. 차량의 통제권을 컴퓨터에 넘겨줌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안전성에 관한 문제(시스템 오류, 해킹으로 인한 오작동)와 사용자의 심리적인 부담감(내 목숨을 컴퓨터에 맡긴다?) 등이 해소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차 사고로 매년 120만 명이 사망하고, 충돌사고의 93%가 인간 실수(human error)에 기인한다는 점은 일정 수준의 안전성이 확보되면 자동운전 자동차가 우리 일상생활의 범주에 예상보다 빨리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인 편익이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동운전 자동차는 자동차와 인간 간의 관계, 그리고 이에 기반을 둔 법제도와 자동차 산업, 그리고 자동차 관련 산업 등 그 범위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 이것은 우리 산업을 어디로 데려갈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자동운전 자동차의 핵심요인인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개발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노력 없이는 국내 업체들이 어렵게 확보한 지금의 자리(자동차 생산 세계 5위)로 돌아오기 어렵다는 점이다.

 * 본 칼럼은 디지털타임스 5월 2일(목)자 22면 [디지털산책]에 게재된 글입니다. (☞ 해당기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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