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아이폰이 처음 소개된 이후,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약 2년의 시간이 지난 2009년 말이었다. 필자도 아이폰 소개 영상을 보고 한국에 정식 발매가 되자마자 구입을 했던 경험이 있다. 아이폰은 스마트폰 대중화를 이끌었고, 이에 따라 각종 스마트 기기들이 보급되면서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스마트 혁명을 촉발시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스마트폰 도입으로 인한 이동통신의 발전과 주파수를 수요로 하는 각종 무선통신방송 분야의 발전에 따라 모바일 트래픽이 과거 몇 년 사이에 수십, 수백 배가 증가했다는 소식을 하루가 멀다 하고 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의 규제기관과 사업자들은 무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주파수 확보 및 주파수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 도입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은 주파수 관리정책 및 기술도입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이루어져 왔다.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정부 주도 형식의 주파수 할당 방식에서 시장원리에 입각한 주파수 경매제 도입 및 주파수를 다른 사업자와 거래할 수 있는 2차 시장 도입 등이 있다. 반면 공학적인 측면에서는 주파수가 제한된 자원이라는 제한성을 기술 개발을 통해 해결해보고자 하였다. 즉, 모든 사용자가 주파수를 다 함께 사용할 수 있으면 주파수를 보다 더 효율적이고 제한성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의 접근 방법 중 하나가 주파수 공유 기술이다.
주파수 공유의 대표적인 기술방식으로는 Cognitive Radio(인지무선, 이하 CR)를 들 수 있다. Cognitive가 인지적이라는 의미인 것처럼 CR 기술은 주변의 무선환경을 탐색/인지하여 사용 가능한 주파수 대역을 찾아내고, 그 주파수를 이용하여 통신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주변의 무선환경을 “탐색”하는 것으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스펙트럼 센싱(spectrum sensing) 방식은 실시간으로 주변에서 사용 중인 주파수를 센싱해 사용하지 않는 시간‧지역‧주파수 대역을 찾아 사용하는 것으로 이용효율은 높지만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상용화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번째는 특정 지역‧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 등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는 방식이다. 단말기가 DB에 접속하여 자신이 사용 가능한 주파수 대역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방식으로 상용화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실제 미국, 영국, 일본 등지에서 지역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TV 주파수 대역(white space)을 이용하여 광대역 무선랜, 지역방송 등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하기 시작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도 등지에서 white space 대역을 이용하여 지역 홍보 방송 시험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이용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CR 기술을 주파수 관리정책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술적‧법적 어려움이 있다. 우선 기술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술적 난이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완벽한 CR 기술이 구현될 때 까지 실제 주파수 관리에 적용하는 데에는 제약이 따른다. 법적으로는 배타적 이용권에 따른 문제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의 할당정책은 사업자의 배타적 이용권을 인정하고 있어 이용권한이 없는 무선 단말이 허락 없이 해당 주파수를 쓰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CR 기술의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기술적 분야뿐만 아니라 법률적 분야까지 폭넓은 검토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CR 기술을 이용한 주파수 공유는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인 방안이 아닐 수 없다. 세계 각국에서는 CR 기술개발을 꾸준히 진행하여 원천기술 확보 및 상용화 기술 개발을 앞당기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제적인 주파수 공유 주류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은 물론 산업과 서비스 활성화가 가능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주파수 공유 기술을 지금 당장 적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앞으로 이러한 여러 가지 어려움을 모두 극복하고 주파수 공유기술을 이용하여 주파수 부족현상 완화와 주파수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