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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츠의 특성과 시장의 활성화

  • 작성자이대호  부연구위원
  • 소속미래융합연구실
  • 등록일 2014.01.13

우리는 ‘자유시장경제’라는 체제 하에서 살아가고 있다. 자유시장 안에서 분업에 의해 생산된 재화는 수요와 공급의 관계에 의해 형성된 가격에 사회구성원들에게 분배된다. 자유시장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은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언급하였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결정된다. 자유시장경제의 아름다움은 누군가가 제재하고 강제하지 않더라도 사회 후생이 최적화되는 곳에서 수요와 공급, 그리고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자유시장에서 기업들은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재화를 생산하고, 새로운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경쟁은 치열해진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재화의 가격은 재화 하나를 추가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 즉 한계비용까지 떨어지고, 소비자의 후생은 극대화된다.

그런데 이러한 자유시장경제의 매커니즘이 작용되지 않는 시장이 있다. 바로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다. 디지털 콘텐츠는 재화를 재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0이지만, 다른 재화와는 달리 아무리 경쟁이 치열해진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한계비용, 즉 0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뿐 아니라 비용과 관계없이 가격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누구나 손쉽게 디지털 콘텐츠를 복제하고 배포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불법 복제, 불법 다운로드가 이슈로 따라다닌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ReDigi는 소비자가 합법적으로 구매해 가지고 있었던 디지털 음원을 중고 가격에 다른 소비자에게 되파는 서비스를 출시하여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중고 디지털 콘텐츠의 재판매가 지금까지는 ReDigi 이외에 크게 문제가 된 적은 없지만, Amazon과 Apple 역시 중고 디지털 콘텐츠의 유통을 지원하기 위한 특허를 확보함으로써 앞으로의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불법복제나 재판매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디지털 콘텐츠가 기존의 재화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현재의 시장 시스템 하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만으로는 창작자의 권리가 보호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DRM(Digital Right Management)과 같은 방법을 통해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으나, 이 역시 문제를 완벽하게 막고 있지는 못한 것이 현실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및 디지털 콘텐츠 불법복제율이 선진국 평균에 비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Business Software Alliance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의식은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즉, 불법복제는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인식만으로는 막을 수 없으며, 정부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일본의 경우 저작권법 법률을 콘텐츠 유통자에서 콘텐츠 이용자에게 확대 적용함으로써 정부 차원에서 불법 다운로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의 2차 유통에 대해서도 조항을 신설함으로써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활성화를 준비하고 있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달리는 차 안이나 레스토랑에서도,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 콘텐츠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 그야말로 이제 디지털 콘텐츠는 우리에게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네트워크와 하드웨어로부터 시작된 ICT 혁신은 이제 그 가치의 중심이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콘텐츠로 이동하고 있으며, 결국에는 디지털 콘텐츠가 ICT 세상의 핵심이 될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과 핸드폰, 반도체 등으로 이룩한 ICT 강국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활성화가 중요한 이유이다.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활성화는 건전한 디지털 콘텐츠의 제작-유통-소비의 환경 속에서 이루질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정부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 부서대외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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