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견본시 BCWW(Broadcast World Wide) 2015 행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세션 중 하나는 MCN에 관한 것이다. MCN은 Multi Channel Network의 약자로,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1인 콘텐츠 제작자들의 여러 채널을 묶어 창작을 지원하고 광고 매출을 공유하는 사업을 일컫는다.
전문적으로 제작된 방송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소비만 하던 시청자들은 2005년 유튜브의 등장으로 스스로 제작한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전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갖게 되었다. 이후 유튜브에서 팔로어가 몇 만을 넘어서는 속칭 대박 1인 제작 채널들이 등장하고 이들의 인기가 광고 수익으로 연계되자 채널 제작자들은 그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좀 더 높은 수준의 동영상을 제공하고 광고수익을 관리할 유인을 가지게 되었다.
MCN은 바로 이러한 수요에 부응한 새로운 사업형태이다. 가능성 있는 1인 제작 채널들을 발굴하고 프로그램 기획에서 저작권 관리, 광고와 마케팅 지원까지 담당하고 수익을 공유하기 때문에 MCN은 종종 연예기획사에 비유되기도 하지만, 콘텐츠를 제작 공급한다는 차원에서 일종의 외주 제작사나 주문형 방송사 역할도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최근 MCN이 방송가에서 유달리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MCN을 통해 제공되는 다양한 1인 제작 채널들이 특히 전통적인 매체에서 이탈하고 있는 젊은 층에게 어필한다는 점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새로운 매체로 옮겨감에 따라 텔레비전 시청률과 광고수익이 꾸준히 하락 중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과 함께 자라난 30대 이하 젊은 세대의 이탈은 심각하다. 국내에서도 40대 이하의 매체 이용자들에게 텔레비전은 더 이상 가장 중요한 필수 매체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있었으며, 지상파 3사 채널의 평균 연령층은 이미 2007년부터 40세를 넘어선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미디어가 놓쳐버린 젊은 세대가 열광하고 있는 MCN은 새로운 대안으로서 그 잠재력을 평가받고 있다. MCN의 가능성을 엿 본 DreamWorks, Disney 등 해외의 메이저 미디어 업체들은 2013년부터 AwesomnessTV, Maker Studio와 같은 MCN을 직접 또는 그 지분 일부를 인수하면서 MCN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추세와 함께 주요 MCN은 자체 서비스는 물론 자체 동영상 플랫폼까지 런칭하고 있으며, 심지어 지상파에까지 콘텐츠를 공급하기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1인 방송과 별풍선으로 잘 알려진 아프리카 TV에서 MCN 사업을 진행하여 유튜브에 진출하고 있으며, CJ E&M은 MCN팀을 조직, 2017년까지 파트너 2천팀 육성을 목표로 삼고 플랫폼 확대와 글로벌 진출을 꾀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인 KBS에서는 자체 런칭한 MCN Yeittie Studio에서 온라인으로 생방송된 1인 채널 콘텐츠들을 일부 편집하여 지상파 방송에 편집함으로써 MCN와 지상파 방송간의 접목점을 찾는 실험적인 시도도 하고 있다.
1인 채널 동영상은 젊은 세대의 필수매체인 스마트폰과 휴대용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그 소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데이터 소모량에 대한 우려와 이동 중 시청이라는 특성이 작용하여 모바일에 적합한 형식의 짧고 단편적인 콘텐츠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태생적 한계와 함께 아직까지는 클릭 1,000건당 한 자리 수준의 낮은 광고수익으로 인해 일부 대박 채널을 제외하고는 그 수익성을 담보하기도 힘들다. 따라서 향후 MCN시장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진화하고 기존 미디어를 대체할 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CN은 스마트 미디어 환경에서 콘텐츠와 서비스, 시청자 중심의 방송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반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그 변화를 눈여겨보고 새로운 진화가능성을 고민해 봐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