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No Image

성장기로 접어든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 여전히 목마르다.

  • 작성자심홍진  연구위원
  • 소속방송미디어연구실
  • 등록일 2017.05.22

오늘도 나는 내가 좋아하는 동영상을 본다. 프로야구 하이라이트를 찾아보고, 무한도전의 클립을 섭렵하며,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웹드라마를 검색한다. 시청 시간도 적다. 과자 한봉지 먹는 시간이면 충분하다. 소비시간의 부담이 줄어 소비 시점도 다양하다. 쉬는 시간에, 음식을 주문해두고, 이용할 교통편을 기다리며 동영상을 즐긴다. 소셜미디어 타임라인에는 내가 보아야할 동영상들이 지금도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의 수요 증가를 반영하듯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콘텐츠 제작 투자 또한 적극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를 두고 혹자는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가 과도기를 지나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수용자 측면에서의 이용정도와 그에 상응하는 콘텐츠 제작 열기로만 평가하자면 성장기가 맞다.

그러나 정작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 생태계의 기반이 되는 제도적, 정책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 하겠다. 무엇보다 콘텐츠 창작자, 즉 제작주체를 세분화하고 전문화시킬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부족하다. 축적된 웹의 역사만큼이나 무수한 콘텐츠들이 온라인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제는 웹과 모바일을 가리지 않고 정돈되지 않은 콘텐츠들이 산재되어 있다. 콘텐츠를 정돈하고 체계화하는 데는 콘텐츠 자체를 정돈하는 방식도 있지만, 콘텐츠 창작자 공동체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방법이 효율적일 수 있다. 이를 통해 관련 산업 내 콘텐츠 제작자들은 그 영역이 가지는 의미나 중요성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확장하여, 이들이 제작한 콘텐츠는 그 자체로 분류성을 내재하여 콘텐츠의 질서를 확보하는 지식공유(knowledge sharing) 공동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공격적 정책도 빠뜨릴 수 없다. 구체적으로 진출국의 언어에 능통한 전문가를 활용한 자막 또는 번역 시스템을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영세성을 벗어나기 어려운 군소 디지털 스튜디오나 콘텐츠 제작자로 하여금, 제작물마다 해외 주요 수출국의 언어 변환 작업은 물리적‧비용적 측면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자막 번역이나 더빙 지원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적은 비용이나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모바일 콘텐츠 제작자들의 창작욕을 고취시키고 보다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작할 동기 부여책이 요구된다. 한국방송대상은 한 해 동안 방영된 지상파 방송의 교양, 예능, 보도 등 모든 부문의 모든 프로그램을 심사하여 우수한 프로그램을 시상하는 제도이다. 이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 제작자들의 창작욕을 고양시키고 양질의 프로그램 제작을 선도한다.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 또한 이와 같은 포상 제도를 도입할 수 있겠다.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는 에미상(Emmy)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다. 에미상의 수상 대상은 본래 방송콘텐츠이다. 그러나 에미상은 수상 대상의 저변을 모바일 방송콘텐츠까지 확대함으로써 새로운 콘텐츠를 중용하는 유연함을 보여 주었다. 우리도 ‘모바일 방송콘텐츠 대상’과 같은 시상제도를 개발해도 좋고, 기존의 한국방송대상 수상식에 모바일 방송콘텐츠 분야를 포함시켜 수상의 외연을 확대해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명확한 광고 기준 단가를 책정해야할 것이다.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의 수익모델은 광고 수입에 편중되어 있음을 감안하면, ‘광고 기준 단가’의 부재는 지속가능한 콘텐츠 수익모델 발굴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다.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를 지배하는 거대 플랫폼에 영세 또는 무명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불합리한 수익구조에 잠식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 시장은 부분적으로나마 성장기로 접어들고 있다. 그런데 성장 초기라는 점은 콘텐츠와 관련된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콘텐츠의 성장 동력을 유지하고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 진흥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이 설정되어야 함을 내포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작금의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 생태계에 필요한 것은 가지치기 보다는 더 많은 가지를 뻗을 수 있는 데 도움을 주는 충분한 물과 비옥한 거름일 것이다.   

 

  • 부서대외협력팀
  • 담당자신보람
  • 연락처043-531-4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