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애플에서 신형 스마트폰이 아이폰X가 발표되었다.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미래와의 조우(say hello to the future)’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새로이 출시된 아이폰에는 고성능 프로세서인 A11 Bionic 칩 사용, 물리적 홈 버튼 제거, 안면인식을 사용한 향상된 보안수준 등 다양한 신기능을 탑재했다. 새로운 아이폰은 삼성의 갤럭시 노트8, LG의 V30과 같이 이미 출시된 고성능 스마트폰들과 함께 내년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에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대중화되고 우리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이 스마트폰을 활용함에 따라 연례행사처럼 매년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그때마다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의 새로운 혁신에 주목하게 된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OS 플랫폼이 구글과 애플의 양강 체제로 굳혀지고, 스마트폰의 디자인이 어느 정도 정형화 된 이후에는 스마트폰의 진화가 하드웨어적 성능강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스마트폰에 있어 더 이상 새로운 혁신은 없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점차 커지고 있다.
과거 스마트폰의 혁신 사례들을 살펴보면, 소위 게임의 룰을 바꾸는 주도적인 혁신은 하드웨어적인 성능개선보다는 인터페이스의 변화에 주로 있어왔다. 예로 지금의 스마트폰의 모습을 형성하게 된 주 요소 중 하나인 멀티 터치 방식의 입력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이전에 터치펜을 사용하던 PDA 기기나 키보드 입력방식의 블랙베리 폰 시장을 축소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리나 빅스비와 같은 음성 인식 프로그램 또한 스마트폰에서 입력 방식의 변화를 가져오면서 현재 주목 받고 있는 스마트 스피커의 핵심 기술이 되었다. 이러한 사례로 볼 때 향후 스마트폰의 시장을 변화할 수 있는 혁신은 이용자의 사용성을 개선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진화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다음 세대의 스마트폰의 인터페이스는 어떠한 모습으로 진화될까?
일반적으로 인터페이스 진화의 지향점은 인공적인 제어장치가 없이 인간의 감각이나 행동만으로 제어가 가능한 소위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Natural User Interface, NUI)’로 보고 있다. 즉, 과거의 IT 기기들처럼 키보드와 같은 외부적인 입력장치를 쓰지 않고, 사전적으로 정의된 형태의 명령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직관적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형태를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애플의 신제품 발표에서 아이폰X 못지않게 주목받은 애플의 ARKit라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플랫폼은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진화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AR은 실제 환경에서 가상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여 제공하는 것으로 가상의 환경이나 경험을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것처럼 인지하도록 만들 수 있는 기술 기반이 되고 있다. 애플이 이번에 발표한 ARKit는 AR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아이폰에서 개발하는 데 사용되는 일종의 소스코드(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발표한 것으로 이를 통해서 애플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AR 서비스의 개발 및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애플뿐만 아니라 구글과 같은 주요 IT 기업들이 AR과 관련된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향후 관련 기술의 생태계가 정착된다면, 스마트폰에 있어 또 다른 혁신적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역시 AR 기술 및 산업 활성화에 다양한 투자를 통해서 향후 스마트폰 진화 이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