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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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시대의 음악과 디지털시대의 음악

  • 작성자유선실  책임연구원
  • 소속정보산업연구실
  • 등록일 2003.09.29

우리나라는 IT제품의 보급속도에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잘 갖춰진 유무선인터넷과 인터넷을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특성으로 인해 디지털카메라나 첨단기능의 카메라폰 등의 확산 속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에 세계적인 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첨단제품의 시험장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IT산업을 연구하면서도 정작 난 PDA나 디지털카메라, DVD플레이어와 같은 정보가전을 가지고 있지 않다. 휴대폰도 카메라폰은 고사하고 흑백 휴대폰을 여전히 들고 다닌다. 다만, 디지털카메라 커뮤니티를 기웃거리면서 아마츄어들이 찍은 멋진 사진들에 감탄하며 조만간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해야겠다는 소망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런 나에게 가장 큰 보물이 있다면 10년 넘게 모아온 약 800여장의 CD들이다. 금액으로 따져도 중형자동차 한대 값은 너끈히 나올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음악을 CD나 카세트로 듣기 보다는 MP3파일 형태로 듣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라디오보다는 인터넷음악사이트에 접속해서 스트리밍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난 여전히 CD 구입을 줄이지 않고 있다. 그건 CD를 사서 어떤 음악일까 하는 호기심을 갖고 비닐을 벗길 때의 즐거움과 한 아티스트의 음악을 앨범 전체로 듣는 충족감을 한곡씩 골라서 듣게 되는 MP3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날로그시대의 음악듣기를 고수하는 나조차도 MP3음악에 대한 유혹을 거부하기는 어렵다. 우선 MP3음악은 간편하다. 음반가게에까지 나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고 다운로드만 하면 쉽게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또 음악을 들어보고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최근 음반산업의 규모는 감소하고 있는데, 음반업계에서는 그 원인으로 인터넷을 통한 음악파일의 유통을 꼽고 있다. 업계는 업계대로 파일교환서비스를 불법복제의 원인으로 보고 있고, 이용자들은 이용자들대로 MP3음악의 편리함을 시장으로 만들지 못하는 음반업계를 탓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공방이 계속될수록 더욱더 소비자들은 음반구입을 외면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소비자들을 고려하지 않고 저작권 보호에만 너무 치중하는 공급자적인 태도가 상황을 더 어렵게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따라서 음반업계는 파일교환사이트를 통해 무료 음악 파일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어떻게 구매로 유인할 것인가 하는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한편, 소비자들 역시 아티스트들이 공들여 만든 음악에 대해서는 적절한 지불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아직은 인터넷 무료 음악파일 교환이 음반산업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데이터는 나오지 않았다. 음반산업의 침체에는 게임이나 인터넷 등과 같은 대체 엔터테인먼트의 등장, 경기침체, 뚜렷한 히트 아티스트의 부재, 컴필레이션음반에의 지나친 의존 등 다양한 면모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터넷음악이 소비자의 음악소비행태를 바꿔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변화에 맞춘 산업의 변화가 뒤따라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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