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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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과 영화에 대한 짧은 생각

  • 작성자김연준  주임연구원
  • 소속정보화지원팀
  • 등록일 2003.10.06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일반 국민들에게 ‘인터넷’이라는 단어는 그리 익숙한 단어는 아니었다. 당시 학생들에게는 현재처럼 화려한 HTML로 치장된 검색화면 대신에 archie검색이라는 문자중심의 검색기능을 이용하곤 하였다. 그것도 개인용PC가 아닌 터미널 장치를 이용하여 검은색 바탕에 녹색 커서가 깜박거리던 것이 전부였다. 그때는 컴퓨터의 가장 높은 활용도가 지금처럼 인터넷 검색용이 될 줄은 몰랐다. 다만 관심 있었던 것은 네트웍크와 단절되어 있는 PC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였다.

대학 3학년때인가? 대학컴퓨터동아리연합회(UNICOSA)에서 주최했던 세미나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현실에 관하여 들었다. 당시로서는 최고의 사양이었던 486컴퓨터에서 100여 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의 가상현실 구현 장비를 붙이면 간단히 구현해 볼 수 있다고 들었다. 당시에는 가상현실을 구현하려면 고용량 서버장비(특히 Silicon Graphics의 제품이 유명했던 것 같다)를 이용해야 한다고 들었다. 그때 시연 되었던 가상현실은 매우 조잡했던 것을 기억된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그 중에서도 컴퓨터의 정보처리 능력은 엄청나게 발전했다. 10여 년 전에 서버의 성능이 지금 개인용 PC의 성능에도 못미친다. 가상현실 구현 성능도 월등히 좋아졌다. 이런 기술을 많이 활용하여 많은 곳에서 이용되고 있다. 건축가들이 건물을 짓기 전에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미리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하고 있고, 심지어 어느 예술가는 가상현실 속에 자신을 예술작품들을 전시해서 가상의 3차원 공간에서 유영를 하면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게 해놓은 사례도 있다. 이 밖에도 군사, 게임, 영화 등지로 가상현실의 영역은 점점 확산되고 있는 듯하다.

지금까지 감상한 영화들 중에 ‘폭로’, ‘13층’ 그리고 ‘매트릭스’가 특히 재미있었다. 이 영화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가상현실이 영화 속 깊이 녹아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들 속에서 가상현실은 초창기의 가글과 데이터글러브를 인간이 착용하는 것을 훨씬 뛰어넘었다. ‘폭로’에서는 초기처럼 가글과 데이터글러브를 착용하고 인간이 컴퓨터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것을 볼수 있고, ‘13층’이나 ‘매트릭스’에서는 장비가 더 발달되고 소형화 되어서, 간단한 이어폰이나 장치들이 직접 인간의 뇌로 연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차가운 금속덩어리로 이루어진 컴퓨터와 따듯한 피가 흐르고 있는 인간이 서로 융합되는 장면이 영화속에 그려진 것이다. 이를 바라볼 때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섬뜩함을 느끼기도 한다. 영화속에서 그려진 가상현실 아니 세상들은 물론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이 아니다. 그리고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가상 현실 장비들도 현재에는 개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드웨어의 발전 속도를 고려한다면 이런 일들은 그리 먼 얘기만은 아닌 듯 하다.

‘매트릭스’는 ‘윤회사상’이나, ‘인과응보’같은 동양사상이 많이 깃들여져 있어 훨씬 영화를 복잡하게 만들고 재미있게 만든다. 특히 ‘매트릭스2’의 종결부는 2번 3번 반복해서 보도록 만드는 부분이다. ‘13층’과 ‘매트릭스’의 공통점은 기계들이 아니 프로그램들이 인간처럼 자각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현재의 우리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다가올 미래의 충격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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