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IT 전시회인 2003년 가을 컴덱스(COMDEX FALL 2003)'가 11월 17일부터 20일(현지시각) 4일간의 공식 행사를 마치고 폐막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전세계 23개국에서 500여 업체가 참가해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각종 정보통신 관련기기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본인도 이러한 일정에 참가하고자 동료 연구원들과 함께 COMDEX를 방문 했었다. 하지만, 작년에 각종 보도매체를 통한 규모와는 매우 다른 축소된 모습이었으며, '비즈니스 쇼’를 표방한 올해 컴덱스는 관람객도 작년의 절반 수준인 5만 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컴덱스 기간 중 본인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한국전자산업진흥회와 한국소프트웨어협회가 각각 설치한 2개의 한국공동관에 오토전자, 미래를 여는 사람들, 나눔소프트 등 46개 업체가 참가해 세계 업체들과 신제품 경연을 벌였다는 것과, 20년째 컴덱스 개막 연설을 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소프트웨어 연결을 통해 네트워크에 연결된 정보기기들이 마치 하나의 컴퓨터처럼 매끄럽게 연결돼 작동하는 '심리스 컴퓨팅(seamless computing)'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COMDEX의 의미가 ‘Computer Dealers Exposition'의 줄임말에서 알 수 있듯, 애초 컴덱스는 컴퓨터 관련 전문전시회였던 것으로 알고 있었다. IBM의 세계최초 16비트 PC가 1981년 컴덱스에서 선보였고, 뒤를 이어 애플의 매킨토시 컴퓨터가 데뷔했던 것으로 들었다. 특히 윈도3.1을 비롯해 MS의 수많은 윈도의 운영체계(OS) 신제품들이 컴덱스를 통해 소개 되었던 것을 각종 방송매체를 통해 보고 기억하고 있다. 올해도 빌 게이츠는 '로네스타(Lonestar)'라는 코드명을 가진 차세대 태블릿PC 운용체계(OS) 등을 발표했다. 이처럼 컴덱스 쇼는 IT분야 종사자들이라면, 한번 쯤 참석해 보고 싶은, 그 권위와 전통에서 명성을 인정받아 오던 세계적 IT 이벤트 전시회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매년 IT 관계자들이 참석해서 출품동향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IT관련 기업의 신제품개발이나 IT산업정책에 반영시켜 왔다.
하지만 올해 컴덱스는 규모 면에서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던 것으로 판단되는 데, 전에는 2천여개 업체와 20만명의 참관인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대폭 줄어든 5백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5만명 정도가 관람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컴덱스는 우선 출품업체 수에서 전성기 때의 20∼30% 수준으로 줄었고, 본인도 IBM·오라클·도시바·소니와 같은 주요 IT기업들은 부스는 볼 수 없었으며, MS와 함께 사실상 컴덱스 역사를 써온 인텔도 'MS협력관(Partner Pavilion)'에 부스 하나만을 내놓은 것 만 볼 수 있었다. 더욱이 컴덱스 참가를 연례행사로 치러왔던 삼성, LG, 삼보컴퓨터와 같은 국내 기업들도 불참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같이 IT흐름의 척도였던 컴덱스가 이같이 쇠락하는 원인들이 궁금해 자료들을 살펴보니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하는 것 같았다. 우선은 COMDEX 전시회의 주관사인 키3미디어의 파산으로 미디어라이브 인터내셔널로 교체되면서 참가업체 섭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과 같은 시기에 바로 옆에서 같은 정보통신전시회인 CD엑스포까지 열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었다.
또 다른 이유로 컴덱스가 80∼90년대 PC의 발전역사와 같이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PC중심의 IT환경을 고집하는 전시회로 고착되어, 탈 PC라는 IT흐름을 벗어낫다는 지적이다. 컴덱스와 발전을 같이해온 대표적인 기업이 윈텔진영(MS+인텔)으로, 윈텔진영은 윈도 시리즈나 펜티엄 같은 주요 운용체계와 마이크로프로세서 버전을 컴덱스 일정에 맞춰 개발하여 발표해 왔었다. 이와 같은 흐름은 올해도 컴덱스 출품제품들이 데스크톱이나 태블릿PC와 같은 PC 및 관련 애플리케이션, 그래픽칩, 주변기기 같은 전통적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았다는 평이다. 결국 IT흐름은 탈 PC로 변화하는데 COMDEX의 전시회 모습은 10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