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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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친구(親舊)

  • 작성자유지연  주임연구원
  • 소속미래한국연구실
  • 등록일 2003.12.22

뚜뚜뚜 뚜루뚜두 뚜르뚜뚜두~♬♪ 그냥 친구가 진짜 친구다

얼마전 TV에서 이런 광고 카피를 들었다. 처음엔 그냥 스쳐 지나갔지만, 자꾸만 생각나게 하는 광고다. 요즘 같은 연말 이런저런 이름의 모임, 동창회도 많지만, 나이가 한두살 먹어가며 나에게도 ‘그냥 좋은 친구’ 가 있는지, 그도 나를 그냥 편한 친구로 여기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이심전심, 아무 말 없이 그냥 있어도 마음이 통하는 친구.
친구(親舊)란 사전적 의미로 오래두고 정답게 사귀어온 벗이라 씌어져 있지만, 시간을 초월해 난 허물없이 서로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이라면 친구가 아니겠는가 나름대로 정의를 내려본다.

그런데, 사실 요즘 들어서는 친구가 줄어들고 그 폭이 좁아진 것 같다. 물론 경제적,시간적 인 이유로 친구들은 각자의 삶을 꾸리기에 너무나 바쁜 나이들이고, 최근 들어서 알게 된 이들은 격식이나 이해타산의 이유로 그냥 친구가 되기 힘들다.

그래서 내 주변에는 애완동물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꽤 늘어나는 것 같다. 제임스 서펠이라는 사람은 <현대인은 왜? 애완동물에 집착하나>라는 책을 통해서 애완동물을 동반자로서 소유하는 것은 추위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해 코트를 입는 것처럼 기존의 대인관계를 보완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이버공간이라는 새롭게 디자인된 코트가 등장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애용하고 있다. 나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고 그대로 받아주는 사이버공간. 그 속에서 만난 상대방은 현실공간의 그 누구보다도 현재의 충실한 나의 친구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사람들은 첨단기술을 이용하여 만들어 내고자 한다. ‘감성로봇’이 그것이다. 여러 가지 형태(소리, 안면근육 움직임 등)로 인간의 감정상태를 파악하고 이에 맞추어 행동한다. 1997년 등장하여 애완용 로봇 붐을 일으킨 일본 소니사의 ‘아이보’는 사람의 명령에 스스로 감정을 표현하며 움직인다. 그리고 매년 그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소니의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애완동물, 인터넷, 로봇 등이 좋다지만 아무리 좋다 해도 사람친구만 하겠는가. 이에 연연하는 데는 개인적인 견해지만 서로 상처받지 않기 위한 마음과 내가 원할 때 바로 얻을 수 있다는 마음한구석 이기의 발현은 아닌지...
빨리 돌아가는 이 시대에 격식, 시간에 억매이기 보다는 기다림의 미학을 가지고 내가 누군가의 그냥 편한 친구가 되어감은 어떨까. 천천히 천천히

이제 2003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은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야겠다. 그냥~ 보고싶다고 만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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