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릴때부터 ‘시간은 금이다’라는 격언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며 살아왔다. 나 자신도 중고등학교 시절동안의 좌우명이 이것이었을 정도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1분 1초는 소중하나 현대인들은 이 시간을 소중히 하다못해 너무 각박하게 살아가고 있다. 요사이 각광받고 있는 슬로우 라이프(slow life) 운동은 이러한 바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삭막한 삶을 버리고 여유있는 삶을 살 것을 권하고 있다.
얼마전 종영한 화제의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은 여러가지 유행상품을 양산했다. 려원스타일의 옷에서부터 현빈이 김선아에게 선물한 돼지 인형까지. 그 중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이 책 ‘모모’가 아닐까한다. 아직까지 주요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1위를 독차지하고 있으니까. 나도 드라마를 열심히 보던 중 극중 삼순이가 진헌의 조카인 미주에게 읽어주던 책 ‘모모’에 관심을 갖게 되어 서점에서 구입하여 짧은 여름휴가기간동안 읽어 보았다.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아름다운 눈을 가진 여자아이 모모가 살던 평화로운 마을에 어느 날 회색신사들이 나타난다. 회색신사들은 사람들의 시간을 양분삼아 살기 때문에 여유롭게 자신의 삶을 즐기며 살던 사람들을 현혹하여 ‘시간저축은행’이라는 곳에 각자의 시간을 저축하도록 유도하고, 그로인해 사람들은 점점 바빠지고 삭막하게 살아가게 된다. 모모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빼앗긴 소중한 시간을 되찾기 위해 회색신사와 싸워 이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시간을 찾고 다시 여유롭고 평화로운 생활을 하게 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인 미하엘 엔데의 ‘모모’는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우리 자신에게 주어진 제몫의 시간에 스스로 귀기울여볼 것을 권한다. 그렇게 자신의 시간에 귀기울이고 자기의 시간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누리고 사는 사람만이 비로소 진정한 제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음을 모모의 경우를 들어 필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자신과 다른 사람들 모두의 이야기에 귀기울일줄 아는 이 소녀는 회색신사들의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고 친구들을 위해 위험한 모험을 감행한다. 이는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들 또한 사랑하여 그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
KISDI에 입사한지 이제 4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 시간동안 나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스스로 만족하며 여유롭게 살아왔을까. 일에 적응하고 바쁘다는 핑계하에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득 걱정이 됐다. 내가 모르는 사이 회색신사가 한 귀퉁이에서 시가를 피우며 날 주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