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직원이 함께 가는 행사로 그것도 휴전선을 넘어 북한 땅으로 들어서는 느낌은 설레임보다 긴장감이 앞선다. 고성 금강산콘도에서 차를 갈아탔다. 우리차에 탑승한 아산조장(가이드)은 주의할 점을 하나 하나 설명하며 특히 북조선에서 차창 밖 풍경을 함부로 사진찍지 말 것을 당부한다. 검게 탄 얼굴에 북한식 말투로 설명하는 조장의 말을 들으며 차안은 긴장감이 돈다. 남측 출입사무소에서 북측 출입사무소로 가는 길 옆엔 북한군들이 보초를 서고 있거나 이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북측 출입사무소 주변에 경계를 서는 북한 군인들은 마네킹처럼 미동도 않는다. 나이는 어려 보였으나 눈매는 날카롭게 느껴진다. 긴장감은 더 증폭된다. 북한 주민들의 자전거를 들고 시냇가를 건너는 풍경이 이채롭게 느껴진다. 우리들은 양쪽으로 철망이 쳐진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을 차로 달린다. 조금 떨어진 거리에 북한 주민들이 통행하는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이 보인다. 그 길은 원산으로 이어져 있다는데 자전거로 이동하는 사람이 간혹 보인다. 온정각에서 저녁을 먹은 후 금강산온천장에서 온천을 한다. 무색무취의 온천수에 몸을 담그니 긴장된 하루의 피로가 풀린다. 장전항 기슭에 위치한 금강패밀리비치호텔로 향한다. 이 호텔은 최근 새로 개장하였는데 북쪽으로 장전항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다만 한 방에 3~4명씩 자야하는 것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진다. 호텔 앞 장전항의 경치는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멀리 금강산이 병풍처럼 보이고 그 아래 항구를 둘러싸고 있는 북한 고성시 건물들이 그림처럼 보인다.
다음날 구룡연 코스를 등반하였다. 목란다리에서 삼록수, 금강문을 지나니 조각한 듯한 산봉우리의 절경이 절로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계곡의 물은 정말 깨끗하여 거울속을 보는 듯 하고, 단풍든 산악은 왜 가을 금강을 풍악이라 했는지 알 듯 하다. 구룡폭포를 구경하고 돌아 오다 상팔담으로 오르는 길은 땀나는 코스다. 상팔담에서 내려다 본 계곡은 가을의 정취로 시냇물마저 붉게 물들이고 있다. 산행 후 옥류관에서 먹는 냉면은 정말 일품이다. 평양에서 온 미녀들이 서빙을 해서 분위기까지 업된다.
우리 일행은 오후 삼일포 관광 대신 온천을 하기로 하였다. 난 평소 온천을 좋아 하기도 하지만 어제 온천을 하며 정말 물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가보고 싶었다. 노천탕에서 멀리 금강산 자락을 보며, 따뜻한 햇빛을 쬐며, 가을 바람을 맞으며 하는 온천은 정말 상쾌하다. 참으로 오랜만에 여유로운 오후 휴식의 시간을 즐긴다. 교예관람을 보며 인간의 상상력과 노력은 정말 끝이 없다는 느낌이 든다. 저녁 때 가진 화합의 장은 실별 대항전으로 진행되었는데, 연구원들의 잠재된 끼와 재주를 마음껏 뽐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우리실이 입상하지 못하여 다소 아쉬웠지만 즐거운 화합의 마당이었다.
마지막날 만물상 코스를 등반하여 1만 2천봉 금강산의 함축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천선대를 지나 최근에 개방되었다는 망양대에 오르니 동해로 이어지는 금강의 산세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아름다운 금강산을 모두 볼 수 없는 안타까움이 밀려든다. 나의 지나친 욕심! 이 정도라도 볼 수 있게 해준 현대아산, 그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지난 여름 백두산 종주 산행이 다시 떠오른다. 산행 후 관광차 두만강 발원지에서 강변을 따라 오며 본 함경도 변경지역은 벌거숭이 산이 많고 생활이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금강산 지역은 집들이나 차림새가 그 쪽 보다는 훨씬 낫다는 느낌이 든다.
이 번 산행에서는 철저한 통제로 조금 불편함을 느꼈으나 산이나 시내가 그야말로 명경지수 같은 자연을 유지하고 있어 충분히 보상받은 듯 하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북측 출입사무소에서는 전혀 긴장감을 느낄 수 없다. 몇 일 사이에 나 자신 심리적 긴장감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멀리서나마 북한 주민들의 삶을 보고, 긴장된 채로라도 그들과 대화하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이번 산행은 나에게 상상속의 금강산과 북한 사람을 만나볼 수 있는 뜻깊은 여행으로 남게 될 것 같다.
끝으로 금강산 한마음대회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분들에게 진정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