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LA, 13층에 위치한 시뮬레이션 게임기에서 나온 (풀러)가 의문의 살해를 당합니다. 주인공 (홀)은 잠에서 깨어나 자신의 거실에서 피 묻은 셔츠를 발견하지만 지난밤의 기억이 없습니다. 홀은 풀러의 죽음을 조사하던 중, 그가 가상 세계에서 무언가를 꾸미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직접 가상 세계로 들어갑니다. 1937년의 시뮬레이션 세계로 접속한 홀은 그곳의 생생함에 놀라며 풀러가 남긴 편지의 행방을 쫓지만, 단서를 가진 바텐더 애쉬튼은 모르는 일이라며 잡아뗍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홀에게 살인 사건의 목격자가 나타나고, 목격자는 범인이 바로 (홀) 자신이라고 지목하며 대가를 요구합니다. 홀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풀러를 살해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빠지게 됩니다. [이미지 설명] 오른쪽에는 영화 (The Thirteenth Floor)의 공식 포스터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포스터에는 끝없이 펼쳐진 그리드(Grid) 형태의 가상 지형과 그 끝에 빛나는 문으로 걸어 들어가는 인물의 뒷모습, 그리고 클래식한 자동차 한 대가 그려져 있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상단에는 (QUESTION REALITY(현실을 의심하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img/bo/content/img_2006030701.gif)
위 내용들은 영화 ‘13층'의 내용들이다. 결국 주인공은 1999년과 1937년을 넘나들며 풀러의 죽음과 관련된 미스테리를 해결해 나간다. 영화의 반전은 주인공이 1937년에서 사망하고 1999년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1937의 홀은 사건을 해결하는 유능한 수사가였지만, 1999년의 홀은 ‘실제로' 풀러를 살해한 살인마였던 것이다.
가상현실은 어떤 특정한 환경·상황을 컴퓨터를 이용하여 모의실험(simulate)함으로써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마치 실제 주변 상황·환경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만들어 주는 인간-컴퓨터 간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가상현실을 통해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환경을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도 그 환경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보고, 느끼며, 조작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실제로 가상현실을 응용하여 교육, 고급 프로그래밍, 원격조작, 원격위성 표면탐사, 탐사자료 분석, 과학적 시각화(scientific visualization) 등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기술적으로 가상현실은 그동안 입증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가상현실 기기(예를 들어 헤드셋, 데이터 장갑 등)를 사용하여야 하는 문제 등으로 인해 실용화되지는 않았던 기술이다. 그러나 최근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가상현실이 산업현장에 도입되고 있다. Tier 1 Research의 애널리스트인 Scott Donahue에 따르면, 기존에는 많은 기업들이 가상현실에 대해 테스트 및 개발 수준에서의 시범 서비스를 추진하여 왔으나, 최근에는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가상현실이 실제 환경에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가상현실과 관련된 최근의 기술 발전 추세를 감안해 볼 때, 영화 ‘13층'과 같은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게 되었다.
이미 우리 주변에는 가상현실의 부정적 사례 또한 관측되고 있는 것 같다. 게임중독, 모방범죄 등 현실과 가상현실을 혼동한 일탈사례들이 관찰되고 있으며, 가상현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러한 추세는 보다 심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온라인 아이덴티티, 가상현실의 사회 구성원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등과 같은 관련 연구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영화 13층을 보면서, 미래 사회에 대한 장밋빛 환상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의 어두운 부분 또한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하게 되었다. 동시에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연구원으로서 이러한 어두운 측면을 최소화기 위한 대응방안 마련에 대한 투지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