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 년 전부터 일본의 지진전문가들은 3연동 지진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오고 있다. 3연동 지진이란 일본을 중심으로 3개의 지구 플레이트(북미판, 유라시아판, 필리핀판)가 자리하는데 일본의 동해, 동남해, 남해 등 연근해에서 연달아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예상 진원지는 도쿄 근해이고 그 강도는 M8.5이상이 될 거라는 것이다. 일본 열도의 절반가량이 바닷속에 가라앉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야말로 일본인들은 영화와 같은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서점가에서는 도쿄에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안전하게 집까지 귀가하도록 도와주는 일명 ‘죽음의 지도’라는 책이 불티나듯 팔렸다고 한다. 지진이 발생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일본인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현실적으로 지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과 생사여부는 본인에 의해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대안이 없다고 한다.
우리는 일본을 대할 때면 항상 두개의 감정이 교차한다. 과거사에 대한 증오와 현재 일본이라는 존재에 대한 부러움이 그것이다. 비슷한 강도의 지진이라도 인도네시아나 파키스탄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과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한 우리네 시각은 다르다. 동남아 지역의 재해에 대해서는 보편적 가치에서의 연민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일본의 재해에 대해서는 과거에 대한 앙갚음과 더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존재한다.
일본에서 3연동 지진이 발생한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 일본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지진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또한 일본에서 수입하는 중간재 등의 부문에서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 뻔하다. 반면에 유력한 경쟁자가 시장에서 잠시 사라짐으로써 일시적, 상대적으로 산업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다.
대규모 지진이 일본에 발생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애증의 역사에 대한 보상이 될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인간적인 동정과 연민을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에게 저러한 자연재해가 없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한편 지난 과거사는 잠시 잊고 일본에 구호활동을 하러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일본이 침몰한다면, 당신은?’이라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가 나왔다. 총 17,495명 응답자 가운데 54.9%인 9,622명이 ‘도와주지 않는다’, 36.3%인 6,368명이 ‘도와준다’, 8.8%인 1,505명이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언제까지나 과거사에 얽매이기 보다는 천재지변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우리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경제를 재건하고 무상으로 지원하자는 것이 아니라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반자로서 여겨지도록 최소한의 도움을 줘야한다는 의미이다.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여유와 힘이 일본보다 한 단계 높은 대한민국의 저력과 국민성을 보여주는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