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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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2002, 오 필승 코리아

  • 작성자이은곤  주임연구원
  • 소속통신방송정책연구실
  • 등록일 2007.03.27

얼마 전 회사일로 천안에 내려갈 일이 있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나는 차 안에 CD를 자주 바꾸거나 새 CD를 사서 듣는 일이 많지 않다. 주변에 음반가게들이 많이 없어진 때문에 CD를 사려면 시내까지 나가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고, 그다지 음악에 대한 취향이 일반적이지 않아서 아주 흥겹거나 또는 아주 잔잔한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항상 듣던 CD만 습관적으로 듣곤 했다. 나른한 오후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바람이 시원하다보니 운전 중에 졸음도 오고, 매일 듣던 음악이 아닌 다른 음악도 가끔은 들어보고 싶어서 CD 홀더를 뒤지다가 우연히 ‘붉은 악마’ 응원 CD를 발견하여 듣게 되었다.
  2002년 여름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한국 국민들은 잊지 못할 경험을 했을 것 같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수백 만 명의 한국 국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들은 모두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유니폼과 같은 색깔의 붉은색 옷을 입고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부르며’ 축구 대표 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들의 바람대로 대표 팀이 승리를 거듭하며 월드컵 4강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기록하자 거리 응원단은 물론 많은 한국 국민들이 그들에게 잠재되어 있던 가능성을 확인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 국민들은 승패를 떠나, 같은 색깔의 옷을 입고 한 팀을 응원하는 서로를 바라보게 되었고 언론들은 흥분이 가신 후에도 전에 없이 서로를 사랑하게 만들고 조국을 자랑스럽게 만든 경험을 되새겼다.』

(자료 : ‘붉은악마 이야기’ 연재를 시작하며 중 일부 수정 및 발췌, 신동민, 2006, 붉은악마 미디어게시판)


  돌이켜 보건데, 나의 생각으로 한국 사람들은 그때 한풀이를 했던 것 같다.

  1997년 말 IMF 외환 유동성 위기 이후인 2000년에 졸업 이후 어렵게 구했던 직장을 1년 만에 그만두고 순수한 마음으로 ‘학부 때 못했던 진짜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 ‘남들이 1만큼 노력하면 나는 2만큼 노력해서 나중에 보란 듯이 잘살아 보겠다.’ 는 뜻을 가지고 대학원에 진학할 때만 하더라도 사회가 얼마나 각박하고 냉혹한지를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대학원에 다니는 기간에도 졸업 이후 ‘취업 전쟁’이라고 불릴 만큼 취업 시장은 계속적으로 어려워져만 갔고 선배들의 푸념은 높아져만 갔다. 이 기간 동안 나 또한 절반은 초조한 마음으로 절반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대학원 생활을 보냈던 것 같다. 그렇게 2002년 여름은 다가왔다. 그 때만해도 나는 ‘길거리응원’ 이나 ‘붉은 악마’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는 상황이었고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하루는 TV에 나오는 예선 1차전 폴란드전의 길거리 응원 장면을 보게 되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광화문 앞에 나란히 않은 젊은이들이 비를 맞아가면서도 한국 대표 팀을 응원하는 모습이 보도되었다. 그들의 열정이 국가에 대한 것이던 축구에 대한 열정이던 간에 같은 젊은이로서 나에게는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후 길거리 응원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한국 대표 팀이 승리할 때 마다 승리의 기쁨을 나도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 아무개들과 같이 나누게 되었다.

  최근 한국 경제는 BROCs 등 후발 개발도상국의 발 빠른 추격과 G7으로 대표되는 선진국들 사이에서 힘든 자리 잡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 점점 사람들 사이의 경쟁은 치열해져만 가고 사람들 사이의 순수한 의미에서의 목적의식, 연대의식은 파괴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난관을 해쳐나갈 방법의 하나로 2002년 여름에 응집되었던 우리 국민의 역동성을 떠올리게 된다. 2002년 여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응원에 동참하였으며, 한국 대표 팀의 선전이라는 같은 목표와 같은 상징을 가지고 응원에 참여하였다. 그들이 외치는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는 아직까지 들어본 어떤 소리보다도 웅장하고 절실한 목소리로 기억한다. 응원 이후에도 응원도구 등 스스로 자신이 버린 쓰레기는 한곳에 모으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바 있다.

  얼마 전 상업주의 논란에 휩싸인 끝에 붉은 악마가 ‘신 붉은 악마’로 탈바꿈하겠다는 밝히고 스스로 숨고르기에 들어간다는 보도를 접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이 2002년에 보여준 응집력과 잠재성은 여전하다고 생각된다. 힘든 현실에 닥치면 우리 국민들은 현명하게 그 난관을 해쳐나간 경험이 있다. 2002년 당시의 표어들 중 하나처럼 ‘Again 2002! 오 필승 코리아‘ 의 ’꿈★은 이루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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